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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교동 #옥동식 "달라진 곰탕의 맛과 슬픈 나의 마음" 1. 망플에 리뷰를 쓰는 분들이라면 자신이 쓴 리뷰에 애정이 있을 것이다. 특히 자기가 발굴하고 긍정의 리뷰를 쓴 식당이 다른 미식가들에게도 호평을 받는다면 더욱 애정이 가는 식당과 리뷰가 될 수 밖에 없다. 본인도 그런 식당들이 몇 집이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애정식당이 여기 옥동식이다. 나의 옥동식 리뷰가 이 식당의 첫 리뷰이기도 했지만, 맛에 대한 나의 놀라움이 애정어리게 실려 있었다. 콘소메를 먹는 듯한 충격적인 맑고 깊음. 쉐프님 어머니가 직접 담그신 맛있는 갓김치 등 너무나 맘에 들었던 식당이기에 꾹꾹 눌러서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교동을 떠난 후로 한 동안 옥동식을 맛보지 못하다가 최근 점심으로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2. 분위기는 그대로인데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돼지 고린내가 연하지만 내 코로 훅 치고 들어온다. 세월이 흘렀다는 증거이긴 한데, 유기를 사용하고 조용조용 조근조근한 분위기의 이 식당과는 어울리지 않는 냄새다. 3. 유기그릇 안에 맑은 색감의 깍뚜기가 소복하게 들어있어 조금 덜어내 맛을 봤는데, 충격적으로 맛이 없다. 일단 상온에 꽤 오래 있어서 깍뚜기의 온도감이 너무 높다. 뜨거운 곰탕에 차가운 김치를 먹는 맛이 곰탕의 먹는 재미 중에 하나라면, 이 깍뚜기는 그 기능을 상실했다. 예전에 옥동식 쉐프님 어머니가 직접 담그신 김치를 내어놓으셨는데, 그 맛이 참 좋아서인지 미지근하고 간도 제대로 들지 않고 청량감 없는 밋밋한 깍뚜기는 꽤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4. 보통곰탕을 한 그릇 받아들었는데, 플레이팅은 여전하다. 맑은 국에 얇게 썬 고기가 먹음직하고 기대감을 상승하게 한다. 첫 술을 입에 넣었는데, 맛이 예전맛이 아니다. 예전 같은 맑지만 깊은 육향이 제대로 배어있는 돼지국물이 아니다. 간도 약하지만 깊은 맛이 사라졌다. 게다가 예전에 없었던 돼지고린내가 좀 난다. 가게에 들어섰을 때 코를 훅 쳤던 그 냄새와 일맥상통한다. 공기중의 냄새와 국물의 냄새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을 수도... 콘소메를 사랑하는 이유가 맑은 모습에 비해 반전의 깊은맛인데, 이제 이집 국물에서 그런 맛은 사라졌다. 하는 수 없이 소금을 조금 청해 넣어보았지만 그져 짜질 뿐 옛맛은 느껴지지 않는다. 그져 평범한 냄새나는 고기국물이 됐다. 5. 물론 혹자는 본인의 반응이 과민반응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집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이런 변화가 굉장히 큰 충격이다. 언젠가 다시 돌아와 맛을 보겠지만 내가 좋아하는 식당이 이런식으로 무너지는 모습은 보고싶지 않다. <첫 느낌 그대로... 그 맛을 다시 보고싶다>

옥동식

서울 마포구 양화로7길 44-10 3차신도빌라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