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임병주산동칼국수 "계급장 다 떼고 맛으로만 보자면..." 1. 서울에서 가장 유명한 칼국수집 중에 하나인 임병주산동칼국수다. 업력만 올해로 32년째인 이곳은 서초동 주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온 곳이였는데, 2017년 부터 미슐랭 빕구르망으로 4년 연속 선정이 되면서 그 유명세는 전국구가 됐다. 2. 참 궁금하던 곳이였다. 맛있다는 리뷰도 많고 별로라는 리뷰도 많다. 특히 별로로 평가한 분들의 의견은 대부분 불친절과 예전 같지 않은 맛, 줄어든 바지락 등 유명세로 바빠지면서 흔히 식당에서 벌어질 수 있는 요소들이였다 (물론 그 변화가 정당하다는 것은 아니다) 마침 근처에서 혼밥해야할 일이 생겨 무작정 방문해봤다. 주문은 칼국수와 왕만두를 주문했다. 3. 일요일 저녁시간이였는데, 다행히 대기는 없었지만 손님은 만원이였다. 입구에서 주문을 하고 자리에 앉으니 정확히 <1분>만에 음식이 나왔다.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에서도 이런 빛의 속도를 본 적이 없었는데 ㅎㅎ 정말 놀라운 스피드다. 손님이 몰려드니 당연히 국수는 계속 끓여 만들어 놓을 것이고 만두도 항상 찜통 위에서 지속적으로 쪄지면서 나가기를 기다릴 것이다. 4. 국물을 맛보니 예상했던 맛과는 다르다. 바지락 칼국수의 시원하고 경쾌한 맛이 아니라 텁텁한 감칠맛이 강하다. 바지락 사용량이 적고 조미료의 힘을 많이 빌렸다는 뜻이다. 다행히 겉절이는 먹을만해, 겉절이의 힘을 빌리면 인공스러운 감칠맛을 조금 상쇄해 준다. 5. 면빨은 손으로 썰은 손칼국수인데, 지속적으로 끓여내고, 조리 후 기다리다 주문 들어오면 퍼나오는 방식일텐데, 이런 국수는 당연히 불게 마련이고 이집 국수도 여지없이 조금 먹다보면 많이 분다. 불은 칼국수의 식감은 그리 상쾌하지 않다. 6. 만두는 큼지막한게 보기 좋지만 여느 만두 전문점 또는 분식집에서 먹을 수 있는 조미료 힘을 빌린 맛이라 이집만의 특별함은 없다. 대신 지속적으로 찜통 위에 올려져 있으니 만두피가 문드러지는 아쉬움은 이집 만두 최악의 폐착이다. 7. 다른 리뷰에서 바지락 양을 많이 거론해 본인도 한 번 세어 보았다. 엄지손톱만한 작은 바지락이 20개 들어있다. 작은 밥그릇 뚜껑에 다 들어갈 정도의 적은 양이긴 하다. 8. 예전 살던 논현동 근처에 굉장히 맛있는 바지락 칼국수집이 있었다. 바지락을 응축해 놓은 듯한 시원한 국물에 쫄깃한 손칼국수 면빨, 산처럼 들어 있는 화수분 같은 바지락은 이집을 동네 최고의 맛집으로 만들기에 손색이 없었다. 심지어 서강대 후문의 칼국수집은 보리밥도 푸짐하게 주면서 칼국수 익힘까지 조절이 가능한데 6,000원이라는 가격에 판매를 한다. 식당 리뷰 시 다른 집과 비교하는 것을 극도로 자제하는 나이지만 이집은 비교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손님이 많아 사업이 잘 되고 바쁜 것은 이해하지만, 그 번잡함이 손님의 식사에 영향을 주면 안된다. 빠른 회전률을 위한 미리 만들어 놓은 음식은 이집 원래 맛에 악영향을 줄 것이다. 원재료값 상승으로 인한 가격 상승은 어쩔 수 없다고 쳐도 바지락의 양까지 줄여 버리면 가격을 두 번 올린 것과 마찬가지이다. 9. 이집은 워낙 유명한 집이다. 그런데 그런 유명세를 다 지우고 맛만으로 이집을 평가하면 나에겐 <맛없다> 이 가격에, 이런 분위기에, 이 맛을 보기 위해 발걸음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맛, 가격, 가성비, 가심비 어느 하나 만족스러운 것이 없었던 한 끼 식사였다. PS: 본문에서 거론은 안했지만 이집에서는 식당에서 일상적으로 주고 받는 인사를 기대하는 것은 사치다. 주인장과 종업원으로부터 들을 수 있는 유일한 말은 오직 하나! <뭘로 드실래요?> #러셔스의워스트 #러셔스의미슐랭
임병주 산동 손칼국수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37길 65 임병주 산동칼국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