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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sciou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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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강원 #평창 #아승순메밀막국수 "할머니가 시골에서 해주신 정감어린 맛의 메밀국수" <2021 첫 리뷰는 공이막국수> 1. 요즘 재밌게 보는 음식관련 프로그램이 <허영만의 백반기행>이다. 화려한 맛집 보다는 재야에서 묵묵히 외길을 걸으셨던 밥집들이 소개되기 때문이다. 맛은 별개로 본인들의 식당과 음식에 애착을 가지고 만드시는 모습이 참 보기가 좋다. 물론 허영만 화백의 거침없는 입담도 재미지지만... 2. 여러 식당 중 본인의 눈길을 사로잡은 집이 몇 군데 있는데 그 중 한 곳이 바로 평창의 <아승순메밀막국수>다. 강원도 평창군 대화면 시골마을에 위치한 작은 식당으로 우리가 알고있는 막국수와는 차원이 다른 독특한 방식의 막국수를 만들어 주신다. 바로 <공이국수>라는 것인데 개인별로 한 그릇씩 주시는게 아니라 커다란 채반에 국수를 주시고 고명과 양념은 따로 주셔서 기호에 맞게 스스로 만들어 먹는 방식이다. “공이” 라는 것이 절구에서 곡식을 빻는 기구를 말한다. 좀 더 보편적으론 뭔가를 때리거나 밀어내는 부품? 정도의 의미로 국수 사출기의 압출 몽둥이도 공이라고 부른다. 강원도 지역에서는 국수 뽑을 때 국수 성형틀에 넣는 반죽 덩어리를 <공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래서 "국수 한공이" 하면 반죽 한덩이에서 나온 국수의 양을 이른다. 이렇게 공이 단위로 국수를 판매하는 곳은 좀처럼 보기 힘든데, 평창 지역에는 몇 군데 이름이 알려지 곳들이 있다. 여기 아승순메밀막국수도 메밀국수를 공이 단위로 파는 곳이다. <솔직히 좀 먹어봤다는 본인도 공이국수는 평생 처음 듣고 본다> 3. 이집은 인상 좋으신 어머님께서 혼자 운영을 하신다. 이름도 참 철학적인 곳으로, 읊을'아'(哦), 도울'승'(丞)을 써서 아승인데, 의미를 의역하면 "입에 읊을 수 있을 정도로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곳" 정도의 철학적인 뜻이 아닐까 생각이 된다. 방송 이후로 손님이 꽤 많으신지 예전엔 한공이, 반공이 단위로 판매를 하시더니 이젠 인분 단위로 판매를 하신다. 여러 부류의 손님들을 위한 다양화일 것이다. 먹는 입장에서야 참 반가운 일이긴 하다. 우리 가족은 공이국수 3인분에 감자만두, 메밀꿩만두를 주문했다. 4. 채반에 아홉 덩이의 국수가 나왔다. 1인분에 세 덩이인 셈인데, 이곳 먹는 법이 3단계라 세 덩이를 주시는 것 같다. 국수는 100% 메밀을 사용한 국수다. 직접 반죽해서 뽑아 만드신 국수인데, 그래서 찰지지 않고 뚝뚝 끊어지는 식감이다. 서울에서 먹는 완전 100% 메밀국수 보다는 짙은 색감이라 뭔가 살짝 섞인 듯 하지만 크게 거부감은 없다. 오히려 먹기 편한 식감인 반면 메밀향은 빈약한 것이 유일한 아쉬움이다. 5. 함께 나온 고명들이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간장양념장, 비빔고추장, 참기름, 계란지단채, 오이채, 무절임, 열무김치, 양배추채, 깨소금, 김가루 그리고 육수. 본인이 원하는 것 아무거나 넣고 비벼먹으면 된다. 그러나 순서는 있는 법인데, 사장님께서 알려주신 순서는... 첫째: 집간장으로 만든 양념장과 참기름만으로 국수의 본연의 맛을 즐기고 둘째: 달달한 비빔고추장에 각종 채소와 계란지단, 김가루와 참기름을 넣고 비벼먹고 셋째: 육수를 조금 부어 잘 섞어 먹는다. 그렇다고 이 방식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내가 발견한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1) 간장양념장 + 참기름 = 담백하고 고소하게 먹고 2) 간장양념장 + 참기름 + 계란지단 (수북하게) + 오이채 + 김가루 + 깨소금 = 화려하게 먹고 3) 2)에 육수를 부어 맛을 골고루 퍼지게 해서 먹고 마무리... 6. 전혀 위장에 부담이 없는 맛이다. 투박한 듯 하지만 세련되게 넘어간다. 집간장이 텁텁할 듯 하지만 자연스러운 짠맛이라 입에 착착 감긴다. 아이들도 무섭게 먹어대는 걸 보면 할머니 손맛이 이런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7. 다 먹고 나오는 길에 배는 부르지만 입은 간결하고 속은 편안하다. 그 길로 2시간을 넘게 운전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전혀 방해가 안되는 기분 좋은 한끼였다. 더 무서운 것은 지금도 매일 이 메밀국수가 떠오른다.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다> PS: 간장양념장은 조선집간장으로 만들어 짜릿하고 강렬한 짠맛이 있는데 그게 개운하고 감칠맛이 대단하다. 처음엔 한 스푼 만으로 간을 맞추자 PS2: 손님이 많아지면서 수육은 더 이상 없는 것 같다. 판매하시는 만두도 시판 냉동만두를 쪄내시는 것으로 보인다. 혼자 하시니 힘에 부치는 것은 당연하다. 맛있는 메밀국수를 위해 그 정도는 애교스럽다. 다행히 아이들은 시판만두가 입에 맞나보다 ㅎㅎ #동네식당응원프로젝트 #러셔스의베스트막국수

아승 순 메밀 막국수

강원 평창군 대화면 대화중앙로 31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