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촌동 #송파감자국 "인생 감자탕을 맛본 즐거운 식사" 1. 송파지역에 유명한 감자탕집들이 좀 있다. 가장 이름난 곳이 수요미식회에 나왔던 <주은감자탕>이다. 그런데 너무 상업화 되서 맛도 변하고 많은 단골분들의 원성도 느껴진다. 아직 때묻지 않은(?) 두 곳이 <풍년뼈다귀해장국>과 <송파감자국>인데, 갑자기 먹고 싶은 감자탕의 유혹을 어쩌지 못하고 저녁으로 방문을 했다. 2. 지역에서 널리 알려진 곳이라 웨이팅은 필수라는데, 저녁 8시에 도착했어도 앞에 두 팀이 있었다. 사실 이 시간까지 주말에 이집이 영업을 계속 하는 것도 행운인데, 보통 주말엔 점심 손님이 많아 저녁 7시 경이면 재료 소진으로 마감을 한단다. 다행히 우리 다음 손님까지 받으시고 재료소진을 알리셨다. 3. 감자탕 소자를 부탁드렸다. 수북하게 올여져있는 생깻잎을 보니 이집의 특징은 깻잎잔뜩인가보다. 많은 집이 우거지를 사용하는데, 여기는 간결하게 생깻잎만 사용하신다. 매일 뼈를 삶아 그 육수와 고기들을 <당일판매> 원칙으로 영업을 하시니 국물과 고기에 잡맛은 전혀 없는 스타이다. 4. 처음엔 뽀얀 국물인데 사장님이 오셔서 깻잎과 탕을 뒤적거려 주신다. 그 때부터 보글보글 끓여가면서 먹으면 된다 처음엔 담백하고 살짝 싱거울 수가 있지만 육향과 맵지않고 정갈한 양념맛, 거기에 고소한 들깨의 맛이 조화롭다. 첫 국물부터 내 마음을 홀딱 뺏었는데, 끓일 수록 진국이 되고 간이 맞아가는 과정이 너무나 행복하다. <내 입맛에 맞아가는 국물> 먹으면서 계속 기대가 되는 음식이라니... ㅎㅎ 5. 고기도 참 부드럽고 냄새 없다. 고기의 맛 잘 살아있고 살밥도 꽤 된다. 퍽퍽한 느낌의 고기피스는 한 조각도 없는데다 소짜인데도 뼈의 양이 참 많다 (마감이라 많이 주시기도 했지만...) 물론 감자는 말해 뭐하랴. 적당히 포슬한 감자는 온화하고 고소한 감자탕의 맛과 기가 막히게 잘 어우러진다. 6. 요즘 음식들의 특징은 <자극>이다. 그래서 감자탕도 조미료라는 자극이 필수다. 그래서 그 맛이 거기서 거기다. 그런데 이집은 다르다. 조미료의 사용은 최소화하고 돼지의 맛을 잘 응축했다. 이를 더 맛있게 만드는 양념과 들깨는 이집의 아이덴티티를 상징한다. 담백하지만 고기맛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감자탕 <인생 감자탕을 만났다> 7. 이집 사장님의 요리 자부심이 대단하다. 뒷테이블 커플이 국물에 양파를 넣었는데 국물이 달아지기 때문에 넣으면 안된다고 훈수를 해주신다. 단맛에 의존하는 요즘 음식과는 다르다는 것을 강조한다. 본인 요리의 국물맛이 텁텁하게 변하는 것을 싫어하셔서 라면사리를 주문하면 한 번 삶아 내어주신다. 국물의 손실과 맛변화를 최소화 하려는 의도다. 반찬들의 퀄리티가 초고퀄이다. 회전이 빨라 싱싱할 수 밖에 없는 고추와 양파는 첫 만남부터 이집의 맛을 짐작케 했고, 진하지만 시원한 깍뚜기도 이집 음식과 기가막히게 어울린다. 들깨기름으로 살짝 무친 콩나물은 혹시나 있을 자극을 중화시키고 아삭함을 준다. 반찬 세 가지가 모두 감자탕과 완벽하게 어울린다. 8. 마무리 볶음밥에도 이집 음식의 특징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담백하고 들깨맛 풍부한 고소한 볶음밥은 남은 국물 또는 깍뚜기 국물가 궁합이 최고고 그냥 먹어도 맛있다. 입장했을 때 손님들이 냄비를 박박 긇고 있는 것이 조금 이상해 보였는데, 1시간 뒤에 나도 냄비를 박박 긇고 있었다. 마성의 맛이다. 9. 요즘 음식 같지 않은 <철학>이 담겨 있는 감자탕이다. 맛내기도 재료도 모두 뚝심이 느껴진다. 조금 허름하지만 그 내공의 깊이는 대단하다. <나의 인생 감자탕을 송파에서 찾았다> PS: 이집 특이한 이름의 “떡쌀”이라는 사리가 있다. 정체가 궁금하다. “쫄면사리”도 있는데 쫄면사리를 국물에 넣으면 <볶음밥 주문이 불가>라고 하니 주문 시 주의가 필요하다 ㅎㅎ #동네식당응원프로젝트 #러셔스의베스트감자탕 #러셔스의베스트술집 #러셔스의배스트김치 #러셔스노포
송파감자국
서울 송파구 가락로 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