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생생아구 #설특집 "처음 접해보는 아구의 새로운 맛들" 지금까지 아구요리는 아구찜, 아구수육, 일식집에서 주시는 안키모 정도가 전부인 듯 하다. 그런데 수조에서 살아있는 생아구를 코스로 요리해 주시는 곳이 있다는 홀릭 ColinB님의 리뷰는 충분히 아재의 마음을 설래게 한다. 바로 기회를 만들어 전격 방문해서 이집 모든 아구요리가 포함되어 있는 A코스로 맛을 봤다. 첫 번째로 내어 주신 건 싱싱한 아구애 일식에서 아구간을 쩌내 안키모라는 요리로 내어주시는데, 생아구간은 진짜 싱싱한 아구가 아니면 먹을 수 없기에 이집의 아이덴티티를 알리는 스타터로서는 최적이다. 기름소금장에 찍어 먹으면 부드럽게 녹아 내리면서 고소한 맛이 혀를 간지른다. 단 너무 흐물한 느낌에 거부감이 있는 분들은 드시지 않는 것이 좋을 듯 그런 분들은 아구수육에 넣고 살짝 샤부샤부로 먹으면 고소함이 배가되어 정말 맛있어진다. 왠만한 안키모는 바르는 맛 두 번째로 주신 음식이 부산어묵전 어묵을 여러 형태로 먹어봤지만 전으로는 처음 먹어본다. 두툼한 어묵에 계란을 묻혀 구워주셨는데, 의외로 식감 좋고 별미다. 아구애와 함께 소주 1명각이 완성이 된다. 세 번째로 주신 코스는 아구위무침 데친 아구위를 미나리와 파를 중심으로 가볍게 무쳤다. 맵지도 자극적이지도 않고 재료의 맛을 잘 살렸는데, 무침에서 이집 음식의 기조가 느껴진다. 조미료 없이 간단하게 맛을 내는 청량한 맛. 입맛 돋구는데 참 좋다. 네 번째로 주신 코스가 대망의 생아구회 아구회는 처음 먹어본다. 생아구를 아주 약간 숙성을 해서 꽤 두툼하게 내어주신다. 맛 자체는 거의 없는 복어의 느낌이긴 한데 살은 굉장히 부드러우면서 으스러지는 느낌이다. 아마 이 식감 때문에 두껍게 썰어주시는 것 같다. 푹 익은 푸석한 사과의 입자감 있는 식감과 비슷한 느낌이 든다. 다만 사이근막을 같이 썰어 내시기 때문에 본인은 그 질깃함이 너무나 거슬렸다. 솔직히 본인은 매력을 잘 못느끼겠다. 아구살 역시 수육 나올 때 샤브로 먹으면 살이 쫀득해 지면서 탱글해져 훨씬 맛있어진다. 다섯 번째 코스가 뜨끈한 음식이 생각날 때 쯤 나오는 수육이다. 육수 자작하게 붓고 콩나물 깔고 익은 아구를 올리고 그 위에 대량의 미나리와 함께 내어주신다. 슴슴한 육수가 참 개운하고 아구살은 쫄깃쫄깃 맛있다. 향긋한 미나리와 함께 먹으면 그 맛이야 당연히 좋다. 고기 다 먹을 때 쯤 위에서 말한 남은 아구애나 회를 육수에 살짝 담궈 먹는 재미도 맛도 있고 고맙게도 아구뱃살을 서비스로 좀 주셔서 아주 맛있게 먹었다. (아구뱃살은 살 보다는 껍질이 위주지만...) 여섯 번째로 아구찜 전혀 맵지 않고 살짝 간이 있는 양념에 버무린 느낌의 아구찜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아구찜과는 맛의 차이가 많다. 양념맛 보다는 재료의 맛이 더 우세해서 이집 요리의 기조가 확연하게 들어나는 맛이다. 맵거나 자극적이기 보다는 맛있게 담백하다고나 할까? 일곱 번째, 마지막 볶음밥 이 메뉴는 따로 추가해야 하는데, 찜을 먹고 볶음밥을 먹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볶음밥이 <미쳤다> 담백한 아구찜과는 다르게 훨씬 자극적이면서 풍겨오는 자연스러운 불향이 사랑스럽다. 지금까지 쭈욱 모범생 같은 음식을 먹어왔다면 그 모범생이 한 번 엇나간 듯한 (범생이 엇나가 봤자... 이런 느낌) 은은한 자극감을 느낄 수 있는 아주 맛있는 볶음밥이다. 이집은 나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었다. 아구를 요리하는 새로운 패러다임과 맛내기의 방식을 알게해 주었고 아구를 꼭 빨갛고 맵고 조미료 넣고 자극적으로 조리하지 않아도 충분히 매력적인 재료가 될 수 있다난 것을 알게해 주었다. 서울에서 이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으니 (생애와 수육을 주는 집은 신사동 마산옥이 있지만 마산옥은 생아구회가 없다) 이집은 존재로서 그 가치가 충분하다. PS: 새로운 음식을 맛봤 듯 새해 새로운 것들로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생생아구
서울 송파구 백제고분로7길 8-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