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골뱅이하우스 "인생 처음으로 맛있다고 느낀 골뱅이무침" "사회 초년생 같이 수줍은.... 그러나 결의는 확고한..." #맛집의옆집 청담동에 유명한 곱창집이 있다. 삼성원조양곱창. 참 맛있고 본인도 아주 좋아하는 곳이다. 그 옆에 새로운 가게가 하나 생겼는데, 생맥주에 치킨, 골뱅이를 파는 주점이다. 새로 인테리어한 시골가게 같은 모습이라 큰 기대는 없었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가게에 손님이 꽤 북적거린다. 절대 이집의 매력을 인정하지 않고, 그져 항상 대기가 있는 양곱창집에서 지루한 대기를 피하기 위해 잠시 들리는 집 정도로 치부했는데, 아무리 그래도 손님들이 꽤 있다. 그래서 궁금증을 못 이기고 한 번 방문해 봤다. #의외성 이집은 의외가 꽤 많다. 인테리어를 새로 하시긴 했는데 깔끔하게 하려고 노력은 했지만 여전히 청담동 분위기는 아니다. 그게 첫 번째 의외다. 음식이 꽤 늦게 나온다. 그게 두 번째 의외다. 모든 식기가 사기그릇이다. 그게 세 번째 의외다. 골뱅이가 생각보다 너무 맛있다. 그게 네 번째 의외다. 사장님 내외분이 요식업 경험이 없어보인다. 그게 마지막 의외다. #치킨 후라이드 치킨을 부탁을 드렸더니 약 20분 정도 후에 주셨다. 순살인데, 모든 순살은 허벅지살을 이용하신다고 한다. 고기는 꽤 괜찮았는데 튀김옷이 아쉽다. 기름기가 많이 먹고 느끼하다. 양념치킨으로 만든다면 모를까, 후라이드로는 낙제다. 그런데 이 낙제를 급제로 바꾸는 것이 이집 소스다. 매운양념도 나쁘지 않지만, 하얀 소스가 압권이다. 뭔가 베사멜스러우면서 청양고추가 들어가서 매콤하다. #골뱅이 치킨이 오래 걸려서 그 사이에 골뱅이를 안주시냐고 여쭸더니 치킨 만들고나서 골뱅이 만드신단다. 주점에서 이런 시퀀스가 가당키나 한가? 그냥 무쳐내면 되는 골뱅이를 이렇게 오래? 살짝 실망한 치킨에서 받은 우려가 현실이 되나? 하는 걱정이 앞섰다. 그런데 주방에서 들리는 소리로 인해 이런 우려가 점점 기대로 변해나간다. 칼질 소리가 계속 들린다. 골뱅이의 모든 재료를 바로 썰어내고 있는 소리다. 이렇게 받은 골뱅이무침은 비주얼부터 환상적이다. 너무 진하지 않은 색감으로 바로 무쳐낸 비주얼에 모든 재료가 비슷한 크기로 채썰려 있다 양배추, 오이, 진미채, 대파, 사과, 청양고추, 홍청양고추, 그리고 골뱅이 이 모든 재료가 일정하게 썰려 기가막히게 버무려져 있다. 시판 초장의 맛이 아니라 고추가루를 기본으로한 즉석 무침의 위력이다. 처음에는 담백한 듯 하지만 청양고추의 위력으로 점점 매콤해지는 마력이 대단하다. 바로 썰은 신선한 식감의 재료들은 입안에서 춤을 추고 바로 쌂아낸 소면은 쫄깃하게 그 사이에서 노닌다.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골뱅이무침이 있었다니... 일반적으로 골뱅이는 초고추장 같은 질퍽한 소스에 무쳐내니 본인은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집 골뱅이무침은 내가 좋아하지 않는 요리를 좋아하게 만들어 버리는 POWER가 있다. <최고의 골뱅이무침이였다> #정성 이집에 손님이 왜 이리 계속 계신가 하는 의문이 풀린다. 정성과 친절이다. 모든 음식을 이렇게 정성스럽게 만드는 걸 보면 분명 요리를 해보신 분이시다. 그런데 본인이 운영하는 요식업은 분명히 처음이시다. 가게의 시스템이 꽤 서투르다. 그런데 그게 매력이다. 홀을 담당하시는 사모님은 수줍게 친절하시고 요리를 담당하시는 사장님은 묵묵하게 조리를 하신다. 솔직히 다찌였다면 사장님 사모님께 한 잔 권해드리고 싶을 정도로 요리에 진정성이 있다. #신인의패기 요리실력 믿고 개점을 하셨을 것이다. 넉넉하지 않은 창업자금 때문에 인테리어는 조금 시골스러웠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좋은 가게를 만들려는 의지로 모든 그릇을 사기그릇으로 직접 주문하셨을 것이다. 음식도 주문 받자마자 만드는 철칙 또한 만드셨을 것이다. 이런 패기로 가게를 시작하셨을 것이다. 대신 조금 걱정되는 부분이 이렇게 패기있다 지치지나 않으실까? 손님들이 음식 늦게 나온다고 짜증내지 않을까? 이런 진정성을 손님들이 몰라본다고 실망하지 않으실까? 그래도 나 같이 오지랖 넓게 알아봐주는 손님들이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래서 꼭 처음 사업을 시작하실 때의 바람 처럼 손님 그득하고 인기있는 청담동 골맥의 명소가 되길 바란다. 그런데 골뱅이무침 솜씨 하나만으로는 그 바램이 현실이 될 수도 있겠다. PS: 배려심도 대단하시다. 모든 테이블에 귤디저트 서비스를 주셨는데, 우리 테이블은 술을 많이 마시는 관계로 무려 <황도 통조림> 서비스를 주셨다. 사랑합니다 사장님 ㅎㅎㅎㅎㅎ #동네식당응원프로젝트
골뱅이 하우스
서울 강남구 학동로101길 7 1층 10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