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봉평 #휘닉스평창 #묵사발 "깔끔하게 변모한 나의 30년 단골집" 30년 전에 처음으로 휘닉스파크를 방문했을 때 리조트 근처는 허허벌판이였다. 그 벌판 한가운데 예쁘게 놓여있는 듯한 시골집에 <묵사발>이라는 이름이 이색적인 식당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 만남이 나와 묵사발집의 첫 조우다. 예약후 방문하면 바로 만들어 주시는 토종닭백숙과 그 자리에서 감자를 바로 갈아 부쳐주시는 감자전은 서울에서 맛볼 수 없는 시골의 맛이였다. 이런 시골집이 발전하는 주위 환경을 따라잡지 못하고 바닥에 앉는 좌식상과 지저분한 화장실의 불편함, 많은 손님으로 인한 떨어지는 음식의 질로 인해 외지 사람들에게 박한 평을 듣는 것이 단골로서는 아쉬웠다. 오랜만에 방문한 나의 추억의 묵사발집은 예전의 모습에서 환골탈퇴한 모습이였다. 깔끔하게 리모델링한 실내는 이제 모두 식탁자리로 변해 좌식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들에게도 편안한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가장 문제였던 화장실도 밖에 있지 않고 실내에 위치하고 겨울임에도 온도, 냄새, 청결, 용품 등 관리가 아주 잘되있었다. 드디어 시골 조그만 주막 같은 식당에서 식당 경영 마인드를 갖춘 관광지 식당으로 변모를 했다. 다행인 것은 음식맛은 예전 처럼 시골스러움이 많이 남아있는 것! 기본으로 주시는 반찬은 모두 시골스러움이 가득하고 반찬만으로도 왠만한 백반집의 기본 반찬이 된다. 시골집들의 풍성함이 여전히 느껴진다. 따듯할 때 산에서 채취해 말려두었던 나물들을 데쳐서 겨울에 내어놓는다. 눈개승마, 취나물, 이름모를 고사리 같은 나물을 내어주셨는데, 모두 부드럽고 향기가 잘 보존되어 있다. 김치, 깍뚜기도 모두 김장김치들로 시원하면서 쿰쿰한 정겨움의 맛이고 고추지를 무친 고추무침도 별미다. 시작은 감자전인데 묵사발집 고유 스타일의 투툼하면서 감자떡 같은 진득한 감자전은 고소하고 부드럽다. 조금 아쉬운 것은 닭도리탕의 양념의 가벼움. 단맛이 어색하고 살짝 떡볶이 느낌도 나서 토종닭의 맛고는 이질적인 양념이다. 그러나 백숙은 아주 좋다. 연하게 베어있는 약초와 향초의 향이 은은하게 국물에서 풍겨나온다. 국물은 당연히 구수하면서 시원하고 쫄깃한 닭맛도 좋다. 요즘은 토종닭도 목장에서 키우니 예전의 그 맛은 아니지만 큼지막한 노계에서 뿜어져 나오는 육향도 조금 느껴진다. 압력솥에 삶아낸 감자는 쫀득한 듯 하면서 녹아내릴 듯 부드러워 강원도에서 식사하는 느낌을 제대로 살려준다. 나는 이집이 좋다. 나의 젊은 시절부터 그 자리에 있었고 늘 겨울이면 방문하는 곳이라 정겨움이 가득하다. 요즘 분들에게도 어필할 정도로 깔끔해진 실내와 서비스는 이집 단골로서 걱정스러웠던 한 조각을 싹 쓸어내는 듯한 느낌이다. 이제 이집은 걱정할 필요 없겠다. 맛있는 음식 오래오래 만들어 주세요!!! #골프장맛집프로젝트
묵사발
강원 평창군 봉평면 태기로 8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