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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하동 #스시누하 "젊은 B형 쉐프의 즐겁게 독특한 맛내기" 서촌 지역은 옛스러움과 힙함이 공존하는 지역으로 발전하고 있는데 서촌 지역의 동이름을 통해 조선시대의 시대적, 문화지리적 변화들도 짐작을 할 수 있다는 글들이 많다. 지금은 누상동, 누하동, 체부동, 옥인동, 필운동 등이 서촌이라는 지역에 포함이 되어 있는고 각 동마다 시대가 변하면서 달라지는 이름의 유래 등이 존재한다. 그 중 <스시누하>가 위치한 누하동은 조선시대 누각이 있던 곳이라 <누각동>이라고 불리우던 곳의 아래쪽이라는 의미로 누하동이라 이름이 붙여졌는데, 이름의 어감이 부드럽고 정감가는 느낌이라 가게이 이름으로 써도 호감이 가는 이름이다. 그래서 스시누하 바로 옆에 카페누하가 있는 것도 예쁜 이름을 갖고싶어하는 사장님들의 의지라고 생각된다. 서촌지역에 위치한 스시누하는 서촌의 옛멋스러움을 간직한 한옥을 일식인 스시집으로 개조한 미들급 스시 식당이다. 아이러닉하게 재밌는 것이 가장 한국스러운 한옥에서 가장 일본스러운 스시를 먹는다는 느낌인데, 8월 15일 광복절에 방문을 해서인지 이런 아이러닉한 감성이 더 팽배한 식사였다. 개점한지 몇 년 안되는 신상 일식집으로 오너쉐프인 이지훈 쉐프는 금발로 머리를 염색한 불과 30대 극초반의 젊은 청년이다. 게다가 카운터의 또 다른 쉐프님과 주방인력들, 그리고 메니져들 모두 20대이니 본인이 아는 일식집 중에 가장 젊은 레스토랑이라고도 할 수 있다. 서촌지역에서 가게를 물색하던 중 마주친 한옥에 꽂혀 바로 계약을하고 자리를 잡으셨단다. 20대 젊은 청년의 패기와 결의가 아니면 쉽지 않은 결정일 듯 하다. 그런데 이런 독특함은 이집 음식을 먹고나니, B형 청년쉐프님의 성격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쉽게 짐작할 수가 있었다. 맡김차림의 시작은 <게살>로 시작을 한다. 남발게의 매력에 우니를 올렸으니 미들급 스시야로서는 엄청난 스타트가 아닌가? 여기에 카니미소로 간을 하고 토사쥬레스(젤리형태의 식초)로 액센트를 줬다. 요리다. 두 번째 츠마미는 <스즈키(농어) 사시미>인데, 얼음물에 담가 식감을 극대화했고 스미소(초된장)로 맛을 냈다. 회에서 살짝 감칠맛이 났는데, 얼음물에 연한 양념이 들어가서 농어의 맛과 식감을 극대화 시켰단다. 게다가 반찬으로 주시는 츠케모노도 가리를 제와한 오이절임과 무절임은 직접 만드셔서 제공을 한다. 오이절임은 가츠오부시를 넣고 무쳐내서 가츠오의 향이 좋고 무절임도 일반 무를 사용한게 아니라 무말랭이를 사용해 식감을 극대화 시키고 한국의 맛을 넣었다. 이렇듯 모든 피스에 이쉐프님만의 독특한 뭔가를 주입을 했다. 그래서 먹는 도중에 갑자기 쉐프님께 "쉐프님 B형이세요?" 하고 질문을 했을 정도. <호타테 (가리비관자)>는 다른 곳과는 달리 아주 약한 숯불에 올려 온기와 향만을 살짝 입혔다. 그릴링자국 내는 일반적 가리비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부드러운 식감과 연한 온기가 차갑기만한 해물에 감성을 불어넣는다. <아와비 (전복)>은 찐 다음 얇은 튀김옷을 입혀 살짝 튀겨내서 식감과 고소함을 살렸다. 직전 먹었던 스시렌의 전복튀김과는 또 다른 방식의 튀김이라 느낌도 다르다. 스이모노와 미소시루에도 향의 액센트를 넣었고 스시의 첫 시작인 <히라메 (광어)>는 시오콤부(다시마소금)로 짠맛과 감칠맛을 더해서 강력하게 시작을 한다. 연속성을 주기위해 <엔가와 (광어지느러미)>로 뒤를 이었고 <시마아지 (줄무늬전갱이)>와 <칸파치 (잿방어)>로 시로미를 확장시켰다. 특히 칸파치는 유즈코쇼를 더해 향기와 맛을 더했다. 시오콤부와 유즈코쇼를 시로미 계열에 사용해 심심함을 극복시키는 역할을 했다고나 할까. <아카무츠 (금태)>구이는 는 스시렌과 같이 돈부리로 내어주셨고 <아마에비 (단새우)>는 <우니 (성게소)>와 함께 다져주시니 일반적으로 아마에비 위에 우니를 올려주는 형식에서 벗어나 맛의 융합과 재료의 절감까지 1석2조의 효과를 냈다. 게다가 말아주신 김은 일반 생김이 아닌 일본조미가 되어 있는 조미김인데, 스시집에서 조미김에 재료를 싸주는 것은 여기가 처음이다. 독특한 맛내기를 추구하는 쉐프의 고심의 결과랄까? 조미김이라 아마에비와 우니의 향과 맛이 죽을 줄 알았는데 꽤 괜찮은 맛을 만들어낸다. <사와라 (삼치)>도 참 재밌다. 아부리가 아닌 훈연 삼치에 오일저림마늘로 매운 알싸함을 더해서 기름진 삼치의 발란스를 맞췄다. 시소네기를 올린 <니싱 (청어)>도 맛있었고 <아지 (전갱이)>는 생강을 올려 히카리모노의 비린맛을 잡고 고소함만을 남겼다. 히카리모노도 잘 다루신다. 코스의 하이라이트인 마구로로 넘어가기 직전 <아오리이카 (무늬오징어)>를 내어주셔서 입가심을 도왔고 <아카미 츠케 (참치 붉은살 간장 절임)>로 식욕을 올린 뒤에 숯불로 직화한 (숯으로 직접 지진) <오도로 (참치 대뱃살)>를 최고의 하이라이트로 내어주셨다. 오도로를 아부리한 경우는 많이 봤어도 불붙은 숯탄으로 직접 구워 올리는 것은 또 여기서 처음 본다 ㅎㅎ 불향 들어가고 지방이 활성화된 오도로는 맛없없 아니던가. 향도 식감도 맛도 완벽하다. 절정에 달한 혀는 풍성한 <아나고 (붕장어)>로 다독여주고 마키로 마무리를 해줬다 (이 마키가 잘 기억이 안나네요 ㅜㅜ) 입가심으로는 교쿠와 아이스크림! 시작부터 끝까지 정석을 지키면서 독특한 맛내기로 자신만의 개성을 유지하는 점은 젊은 쉐프의 튀는 감성일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이랑 "다름"을 즐기는 B형의 특성일 수도 있겠다. 뭐가 됐건 손님으로서는 뭔가 다른 재밌는 맛을 즐길 수 있는 멋진 시간이였다. 이쉐프님은 접객도 훌륭하다. 터프한 외모와는 달리 조용하고 부드러운데, 말수는 많지 않지만 대화에 적극 참여하면서 많은 지식도 알려주신다. 과하지 않으면서 부족함 없다. 술을 좋아하셔서 함께 마셨으면 좋았겠지만 건강검진을 앞두고 있어 수쉐프님과 메니져님들과만 함께 건배를 했는데, 그러다보니 이런 저런 서비스도 내어주셔서 끝까지 부족함 없이 만족스러웠다. 혹시나 하고 부탁드린 카파마키는 생오이가 없어 이집 저린 오이로 말아주셨는데, 가츠오향 살짝 나고 새콤한 오이로 말아낸 마키도 상당히 맛이 있었다. 새로운 맛 하나를 우연히 발견했다. 좋은 가격에 멋진 분위기에 훌륭한 음식을 먹은 식사였다. 종종 가서 쉐프님과 한잔씩 하면서 단골삼으면 참 좋을 곳이다. 앞으로 이지훈 쉐프님의 맛있는 질주를 기대해 본다. PS: 글에서 언급한 B형의 성격은 일반적인 성격이 아니라 본인의 혈핵형인 B형과 성격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과학적인 근거는 없습니다 ㅎㅎ PS2: 샤리 얘기를 빠뜨렸네요. 너무 짜지 않았고 식초도 너무 쿰쿰하진 않아서 맛이 세다는 느낌은 없었음. 다른 리뷰에서도 나온 얘기지만 고슬하고 탱글한 샤리의 입자감이 좋은데 이 식감을 극대화 하려고 약하게 쥐시는 경향은 있음. 본인은 손으로 스시를 먹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고 네타랑 조화롭게 어우러져 좋았음! #러셔스의베스트일식 #러셔스의베스트스시

스시 누하

서울 종로구 필운대로 35-1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