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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가 내려가던 중에 ‘아 맞다 상주식당!!!’ 외치며 동대구역에 급히 중도하차.. 상주식당의 추어탕은 4월부터 11월까지만 먹을 수 있어요. 열흘 정도 남았네요ㅋㅋㅠ 몇 년째 ‘이번엔 꼭 가봐야지’와 ‘아 또 깜박했네‘를 번갈아 외치다가 드디어🥹~~ 이날 못 먹었으면 내년 4월 1일까지 꼬박 넉 달을 다시 기다릴 뻔.. 집 내려가던 중에 거짓말처럼 대전쯤에서 딱 떠올랐어요. 급하게 대구 친구에게 연락해서 같이 추어탕 먹으러 와봤어요. 꺆 넘 설레 대구에서 가장 오래된 추어탕집입니다. 이렇게 12월부터 장사를 쉬는 이유는 자연산 미꾸라지와 고랭지 배추만을 고집하시기 때문이래요. 추운 겨울에는 미꾸라지와 배추를 구할 수 없으니깐, 과감히 쉬신다고 합니다. 좁은 골목을 지나 오래된 한옥으로 들어서자 대문부터 배춧잎들이 정갈하게 차곡차곡 누워 있어요. 마당에는 솥들이 한가득이에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속이 뜨뜻하고 든든해지는 풍경. 와 이게 전부 다 추어탕이라니.. 단일 메뉴라 음식은 금방 나와요. 동대구역에서 10분 정도 거리니까 후다닥 먹고 가기 좋을 것 같네요. 서울 추(어)탕과 경상도 추어탕은 장르가 꽤 달라요. 칼칼하고 시뻘건 양념이 들어가지 않아요. 맑은 국물이 특징입니다. 통미꾸라지를 쓰지 않는다는 점도 다르고요. 상주식당은 사태살을 갈아 육수를 낸다고 하네요. 미꾸라지를 갈아 체에 거르고, 배추를 듬뿍 넣은 다음 집간장으로만 간을 냈어요. 간이 세지 않고 시원한 것이 아주 술술 넘어갑니다. 깊고 담백하면서도 진중한 국물 맛이 넘 좋았어요. 밑반찬으로 나오는 백김치와 배추김치도 일품이었구요..! 저희 집은 할머니랑 엄마가 추어탕을 무척 좋아하셔서.. 어릴 때부터 냉장고 한편에 늘 산초가루랑 방아잎이 있었거든요. 집에서 자주 먹던 음식이다 보니, 밖에서 사 먹는 게 여전히 익숙지 않아요. 상주식당은 추어탕 가격이 13,000원이길래 친구랑 ’이건 추어탕 설립이념에 반하는 가격 아니냐’며 약간 갸웃거리기도 했어요. 획기적으로 맛있는 추어탕 같은 건 없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네요.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상주식당

대구 중구 국채보상로 598-1 1층

석슐랭

와...당장 대구로 떠나고싶어요ㅜㅜ... 깊고 담백하면서도 진중한 국물! 뽈레 평가도 압도적이네요. 언젠가 저도 인생 추어탕을 여기서 만나기를!

세나

@kims8292 석슐랭님도 걩상도 분이시니까..! 이집 추어탕 진가를 알아보리라 믿습니다🫡ㅋㅋ

석슐랭

@meonastring 갱상도 추어탕 믿죠~~

임쪠

중간에 하차하실 정도의 맛이라니ㅋㅋㅋㅋㅋ 낯선 모습의 추어탕이지만 내년에 도전해봐야겠어요😊

세나

@wlgp4044 집 내려가다가 갑자기 떠오르더라고요ㅋㅋ 쪠님도 언젠간 맛있게 드셔쥬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