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에서 열기
권오찬
추천해요
1년

#제주시 #앞뱅디식당 #각재기국 * 한줄평 : 제주 현지인의 진짜 토종맛 식당 • 현지인 맛집이라는 여행 키워드에 숨겨진 의미 • 육지 사람들이 가장 제주스럽다고 믿는 음식은 실제로?! • 제주 조리 방식의 특징과 육지인들에겐 생소한 생선국 1. 최근 미식 여행의 주된 키워드 중 하나는 바로 <현지인>이다. 현지인이라는 개념이 모호하긴 하나 외지인의 관점에서 박제화되어버린 TV 프로그램 소개 맛집보다는 현지의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편하게 먹는 음식을 경험함으로써 지역민들의 삶을 좀 더 근접해보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2. 과거 여행의 트렌드가 현지에 대한 깊은 이해나 공감대 없이 유명 관광지의 인증샷 위주로 진행되었다면 최근 들어선 현지에서 한달 살기나 한적한 시골 동네 주민으로써의 삶을 경험해보는 촌캉스의 대두 등이 바로 이러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3. 전국에서 한달 살기 열풍의 근원지라 할 수 있는 제주 음식에 대한 톺아보기 또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듯 싶다. 80년대 제주도 항공 여행이 활성화되고, 신혼여행과 수학여행의 메카로 각광받으며 ‘육지 사람들이 제주의 음식이라 믿는 메뉴’가 점차 대중화되기 시작되었다. 4. 대표적인 음식이 바로 제주의 고기국수이다. 육지 사람들이 가장 제주스럽다고 믿는 음식이나 실상 제주는 척박한 토지 환경으로 인해 국수의 재료인 밀을 경작하지도 않았거니와 반죽을 밀어 넓적하게 펴내는 홍두깨나 국수틀을 민속 박물관에서 찾아볼 수 없다. 실제 제주도 사람들이 국수를 먹기 시작한 것은 건면 공장이 들어선 일제 강점기 부터이다. 5. 그래도 <현지인 식당>이란 키워드가 여행의 트렌드를 주도하며 고기국수와 고등어구이, 갈치조림 일색이던 육지인들의 제주 토속 음식에 대한 인식 지점이 확장되며 가문잔치 음식인 몸국과 접착뼈국까지는 오지 않았나 싶다. 6. 제주공항 근처 연동에서 1997년부터 영업하며 어언 30여년 업력의 <앞뱅디 식당>은 육지인들에게 좀 더 제주 토속 음식에 대한 지평을 넓힐 것을 권유하는 식당이다. 7. 본디 제주의 음식은 양념보다 기본 식재료 본연의 맛을 최대한 끌어내는 형태로 조리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제주도의 토양은 비록 척박하여 농사가 쉽지 않았으되 천혜의 바다 환경으로 먹을 것이 그리 부족하지는 않았더랬다. 제주에선 별다른 양념 을 넣지 않더라도 비린내 없이 생선으로 끓여낸 국물 요리가 발달했는데, 앞뱅디 식당의 주력 메뉴인 각재기국과 멜국 등이 바로 그 예이다. 8. 지금이야 부산의 돼지국밥은 극호 음식에 가깝다지만 불과 십수년 전만 하더라도 ‘물에 빠진 돼지고기 국물’은 불호에 더 가까웠더랬다. 하물며 아무래도 생선은 굽거나 졸이거나 두 가지 방식으로만 경험했던 육지인에게 <생선국>이라니… 9.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 현지인의 <토종맛>을 경험해보라 권유한다. 내가 주문한 각재기국은 미스타 초밥왕에서 빛나는 생선으로 소개되었던 전갱이(아지)로 끓여낸 음식이다. 푸른 잎사귀의 청방배추와 제주식 된장(청장)으로 생선의 감칠맛을 한층 끌어올린 맛인데, 신기하게도 비린 맛이 아예 없다. 각재기국이 입맛에 맞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주문했던 <멜튀김>도 대박 매뉴이다. 제주에선 멸치를 멜이라 부르는데 추어탕집에서 만날 수 있는 추어튀김과 큰 차이가 없어 거부감이 없다. 이 집의 킥은 아마도 멜과 함께 튀겨낸 고추인데 칼칼한 매운 맛이 입맛을 확 돋구어준다. instagram : moya95

앞 뱅디 식당

제주 제주시 선덕로 32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