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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찬

추천해요

7개월

#종로구삼청동 #시래기담은 #시래기정식 * 한줄평 : 앞으로 성업할 팔판동의 소박한 시래기 밥상 • 느리지만 귀한 식재료, 시래기 • 8명의 판서가 살았다는 종로 팔판동의 신생 식당 • 전국에서 공수한 귀한 식재료로 만든 백반 한상 1. 먹거리의 스펙트럼이 워낙 다양해진데다 맛을 내는 고급 향신료 역시 흔해졌으니 과거에 비해 지금은 분명 미식의 시대이다. 돈만 있다면 당장 지금이라도 지구 반대편의 음식을 핫플레이스에서 경험할 수 있고, 화려하게 플레이팅되어 눈으로 즐기고 입으로 먹는 미슐랭급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시대라지만 오히려 소박하지만 정성이 듬뿍 들어간 밥상은 오히려 귀해져버렸다. 2. 일반 가정집의 풍성해진 식탁에서 사라진 식재료 중 하나가 바로 <시래기>이다. 시래기는 김장을 하고 남은 무청을 건조시키며 오랜 시간이 식재료에 녹아 들어가 만들어진다. 일교차가 커서 시래기가 얼고 녹기를 최소한 3번은 반복해야 맛이 살아난다. 재료의 단가는 낮을지언정 맛있는 시래기가 만들어지기 위해 들어가는 정성은 결코 적지 않다. 3. 이 귀한 시래기로 밥상을 차리는 식당이 한달 전 팔판동에 <시래기를 담은>이라는 상호로 문을 열었다. 미식가들은 팔판동이라 하면 1940년 개업하여 3대째 대를 잇고 있는 <팔판정육점>을 떠올릴테다. 팔판동은 삼청동의 바로 옆동네로 과거 8명의 판서가 살았던 위세있는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4. 아직 신생 식당이라 블로그 리뷰 하나 없지만, 오로지 <시래기 밥상>이라는 메뉴 하나 보고 방문했는데, 식재료 원산지 표시를 보고 상당히 놀랐다. 고기는 서울 유수의 설렁탕 곰탕 식당에서 납품받아 사용한다는 팔판정육점에서, 찬으로 나오는 젓갈은 강경에서, 박대와 김은 서천에서, 쌀은 철원에서, 시래기는 부여에서 조달받는 등 식재료를 전국 팔도에서 갖다쓰고 있다. 5. 메뉴 라인업은 소박하다. 주문한 음식은 <시래기 비빔밥상+박대구이 정식>과 <시래기전>이다. 6. 결코 과하지 않은 금액의 밥상임에도 처음으로 식당을 개업하신 건지 식기는 비볼리 제품으로 구비되어 있다. 비싼 그릇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8천원대 밥상을 내는 백반집에서 사용하기엔 과하니 이는 정성을 담아 객에게 밥을 퍼주고픈 주인장의 정성으로 봐야 한다. 7. 시래기 비빔밥은 13.8천원인데, 양념고기와 두부튀김, 느타리버섯 등이 들어가 씹는 맛이 좋고, 무엇보다 양념장이 짜지 않아 비빔밥의 감칠맛을 한층 끌어올려준다. 서천에서 공수했다는 김에 비빔밥을 놓고, 청어알젓을 올려 먹어보면 이 밥상에 들어간 주인장의 보이지 않는 정성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시래기 담은

서울 종로구 삼청로 65-2 1층

맛집개척자

꽤 정성이 느껴지는 집이네요..더군다나 생선을 박대로 주는 집은 거의 없는데 독특하고 푸짐한게 맛있어보여요..

권오찬

@hjhrock 재료 원산지 표시보고 정말 감탄했더랬습니다. 다만 시래기가 대중적인 식재료도 아니고 골목에 자리하다보니 그 가치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는 것 같아요.

석슐랭

헛...저기 제가 제일 처음 뽈레 포스팅하려고 아껴뒀던곳인데! 여기 좋죠ㅎㅎ 편하고 부담없이 만족스러운 한식!

권오찬

@kims8292 전 개업 초기에 몇 번 다녀왔습니다. 가을 바람 선선해졌으니 점심 시간 산보 삼아 또 들러봐야겠습니다.

석슐랭

@moya95 생긴지 오래되지 않았는데 평일점심에도 예약 미리 안하면 방문은 쉽지 않더군요. 하루 전 미리 예약하는 메뉴를 못먹어봐서 다음에 먹어보려고요!

석슐랭

저도 원산지 표기보고 괜히 마음이 따뜻ㆍ흐믓해지고, 음식도 정성이 느껴지고, 그 정성이 뱃속까지 닿았는지 속도 참 편하고 따뜻하더군요ㅎ

권오찬

@kims8292 21년도인가 개업한 곳인데 저는 너무너무 좋았지만 장사가 너무 안 되는 것 같아 상기 리뷰를 당시 망고플레이트에 작성해서 힘내라고 보여드렸어요. 안 그래도 여사장님이 제 글 보고 힘내서 가족들에게 다 보여주셨었다고 해서 괜히 뿌듯했네요.

석슐랭

@moya95 크으 오찬님 멋지십니다. 저도 이런가게가 잘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라도 그런마음이 들 것 같아요. 따로 홍보를 하지 않으면 리뷰자체가 거의 안남고, 눈에띄는곳에 있지않으면, 사람들의 발길이 닿기가 쉽지 않으니까요. 그래도 이곳은 사장님 부부의 음식에 대한 진심과 정성이, 오는 손님들로하여금 지인들통해 입소문타고 느리지만 탄탄하게 단골들을 다져가고있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미오

와 팔판정육점 고기를 쓰는 시래기전문점이라니… 나와 산지 좀 되었는데, 가장 그리운 집밥이 시래기국이더라고요. 밖에서 사먹기도 어려운데, 또 어머니는 별 거 아니라고 하는 식재료… 박대구이도 밖에서 처음 먹고 얼마나 신기한 생선이던지…! 너무 재밌게 읽었습니다. 꼭 가볼게요 🙏

권오찬

@rumee 나중에 식당밥 물리면 다른 메뉴 먹어봐도 그 맛이 그 맛 되지요! 이런 집밥 해주는 식당이 귀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