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산청 #초원면옥 #밀면 * 한줄평 : 산청의 유일한 밀면 식당 • 영남의 음식, 돼지국밥 / 부산만의 음식, 밀면 • 인근 진주냉면의 영향을 받은 듯한 산청의 화려한 밀면 • 역시나 부산에서 밀면을 배우신 주방장 1. 한줄평인 <산청의 밀면 식당>에 담긴 의미를 알기 위해선 밀면의 특징에 대한 지식이 선제되어야 한다. 서울 사람들은 부산의 대표 음식으로 <돼지국밥>을 꼽을테지만, 이는 노무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한 2013년작, 송강호 주연의 <변호인>을 통해 전국적인 인지도가 올라간 것이지 실상 돼지국밥은 밀양, 합천, 대구 등을 중심으로 한 <영남의 음식>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2. 그러나 흥남부두 철수로 부산에 유입된 함경도 지역 피란민들이 먹던 농마국수를 기반하여 <부산에서 만들어진 밀면>은 여타 지역으로 넘어가지 않고 <부산만의 음식>으로 존재한다. 3. 산청 촌캉스 여행을 준비하며 알게된 산청군 시천면의 <초원면옥>은 ‘밀면이 왜 여기에?’라는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4. 산청은 지리산이 품고 있는 곳이자 동의보감을쓴 조선의 명의인 허준이 스승 유의태에게 의술을배운 곳이다. 지리산이 품고 있기에 한방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침과 뜸, 탕약 중 탕약의 재료인 약초의 수급이 쉬운 곳이기도 하고, 산나물 밥상이 발달한 곳이지 번거롭게 국수를 만들어먹을 지리적 환경이 아니기에 더더욱 산청의 밀면이 궁금했더랬다. 5. 다양하게 경험하고 싶어 물과 비빔을 함께 주문했는데, 고명과 육수가 참 재미있다. 6. 부산에서 접한 밀면의 고명은 전쟁 이후 물자가 부족했던 시절 만들어진 음식답게 계란 반쪽도 아닌 슬라이스와 생오이채, 양념장 등 단촐한 편이었던 것에 반해 이 집의 밀면은 계란 반쪽과 지단, 소금에 절여낸 오이절임, 육전 등이 올라가 제법 화려하다. 이는 산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진주의 냉면 문화 영향으로 보인다. 진주는 경남 지역의 중심지로 <교방문화>가 발달한 곳인만큼 냉면과 비빔밥 등의 고명이 화려하고 다채로운 것이 특징이다. 7. 육수 또한 재미있다. 밀면의 탄생 자체가 함경도 지역의 농마비빔국수를 기반했기에 물이든 비빔이든 <양념장>이 올라가는데, 완성도는 결국 양념장의 매운맛과 단맛, 새콤한 신맛이 얼마나 조화로운지에 달려있다. 비빔에 딸려나온 이 집의 육수는 해물을 기반으로 한 듯하다. 판모밀 식당에 가면 만날 수 있는 가쓰오부시 육수에 가깝다. 8. 결론적으로 굉장히 만족스럽게 먹었다. 함흥냉면과 유사했던 부산 밀면이 세대를 거듭하며 한약재를 넣은 괴상한 맛의 육수가 제법 많아졌는데, 클래식한 버전의 육수로 만들어낸 밀면을 만났다. 9. 식사 후 가게의 연원을 여쭤보니 아주아주 오래전 부산의 식당에서 밀면을 배우시고 산청에 자리잡으셨다고..
초원면옥
경남 산청군 시천면 남명로 215-1 초원횟집 1층
단율 @kk1kmk
아 ㅋㅋㅋ 막 밀면먹고와서 이 리뷰보고 신났던 기억이 스믈스믈 올라오네요 ㅋㅋ
권오찬 @moya95
@kk1kmk 이게 또 뭐라고 괜히 통했다 싶어 신날 때가 있더라구요. 저도 며칠 전 새벽에 눈이 떠져 아차산할아버지네 가서 두부 좀 가져올까 했는데, 마침 기미상궁님 리뷰가 뙇! ㅋㅋㅋ
단율 @kk1kmk
@moya95 아차산 할아버지네는 일찍가도 문을열어서.. 오전 8시에 갔는데, 아직 옷에 먼지하나 없는 등산복입으신분들이.. 내일은 없는것처럼 드시고계시더라구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