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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찬
추천해요
1년

#당진 #우강반점 #간짜장 * 한줄평 : 오십여년 업력의 중식 노포, 당진 우강반점 • 당진에 중식 노포가 많은 이유 • 60년 경력의 대사부가 운영하는 50년 업력의 노포 • 노사부가 문 닫기 전 방문해야할 중식당 1. 한반도에서 중식으로 이름난 도시를 꼽으라면 짜장면의 탄생지인 인천, 중식 만두의 도시인 부산, 짬뽕의 성지이자 물짜장을 경험할 수 있는 군산 등이다. 인천과 부산은 1876년 강화도조약을 계기로 개항장이 된 도시이며, 군산 역시 1899년 일제강점기 미곡항으로 개항되었다. 2. 개항장은 일제의 수탈이 이뤄진 전초기지이기도 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근대 문물을 받아들이는 거점지역이기도 했는데, 우리가 즐겨먹는 중식 역시 근대 개항장 화교의 유입을 통해 이루어졌기 때문에 중식의 도시는 곧 개항장이라는 명제가 성립된다. 3. 다만 개항장도 아닌데 희안하게도 수십년 업력의 노포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곳이 있으니 바로 <당진>이다. 당진은 삼국시대부터 중국 당나라로 가는 항구로 조류와 바람을 잘 만나면 이틀 만에 중국에 도착할 수 있었다고 하니 중국과의 교류 측면에서는 오히려 인천과 부산보다 원조격이라 할 수 있다. 오죽하면 새벽녘 귀를 기울이면 산둥반도의 닭 울음소리가 들린다는 이야기까지 있을까?! 4. 실제 중국을 통해 한반도에 들어온 서양 선교사의 유입 경로가 당진이라 솔뫼성지와 신리성지 등 초기 천주교 교인들의 순교지가 많은 것 역시 이 지역의 특징이라 할 수 있고, 한국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생가 역시 우강반점이 소재한 당진시 우강면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5. 서울에서 출발해 서해대교를 건너 당진에 다다르면 한적한 시골길을 지나 우강반점에 도착하게 된다. 요즘은 사용하지 않는 적갈색 타일을 외벽에 두르고, 하늘색으로 칠한 양철 지붕을 이고 있는 건물의 모양새는 식당의 오래된 업력을 짐작케 한다. 6. 올해로 일흔 중반을 넘긴 최종묵 사부가 운영하는 우강반점은 이 자리에서만 오십여년 버티고 있는 옛날 짜장면집이다. 7. 지금이야 상상도 할 수 없는 이야기지만, 내가 국민학생이던 8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가출한 꼬맹이들이 먹여주고 재워주는 조건으로 중식당에서 일하던 시절이다. 나의 한 세대 앞만 하더라도 부모님의 최종학력이 국민학교, 중학교 졸업인 경우가 왕왕 있었으니 그만큼 먹고 살기 어려웠던 시절이다. 노사부는 그랬던 시절, 60년대부터 중국집에서 일을 하기 시작했다고 하니 그의 인생이 담긴 짜장면 한그릇이 귀하지 아니할 수 없다. 8. 서울에서 먼 길을 달려가 주문한 것은 간짜장과 탕수육이다. 주문과 동시에 재료를 손질하는지 시간은 다소 걸렸지만, 제트 엔진같은 웤 소리가 경쾌하기만 하다. 9. 간짜장은 전분기 없이 고열로 각종 재료를 볶아냈는데 익힘 정도가 매우 훌륭하다. 재미있는 것은 분명 익숙한 사자표 춘장맛인데, 조미료의 추가 사용을 하지 않았음인지 일반 짜장면집과는 다르게 거북한 단 맛이 배제되었다는 점이다. 물기 없이 제대로 짜낸 면 역시 면강화제를 최소로 사용하여 오히려 쫄깃함을 더했다. 10. 우강반점을 경험하며 짜장면 매니아들의 성지인 마포 신성각이 연상되었는데, 물과 소금, 밀가루로만 반죽하여 찰기없는 신성각 간짜장의 엄격함이 부담스러웠다면 우강의 간짜장이 그 대안이 될거라 본다. 11. 탕수육 레서피도 재미있는데, 특이하게도 튀김 겉면에 계란옷을 입혀 튀겨내었다. 쫄깃한 식감의 돼지 등심과 부드러운 튀김옷 등이 케첩 소스와 어우러져 다른 중국집에서는 만나기 힘든 독창적인 탕수육이 되었다. www.instagram.com/moya95

우강반점

충남 당진시 우강면 합우로 354 1층

Luscious.K

여기도 제가 손으로 꼽는 멋진 곳이지요. 물론 그 의미를 느끼실 수 있는 분들에게요 ㅎㅎ

권오찬

@marious 노포 중식당의 의미, 한 그릇에 담겨진 노사부의 인생.. 짜장면, 생각보다 복잡한 음식입니다. ㅋ 예나파님의 짜장로드에 제가 있어 행복합니다! ㅋㅋㅋㅋ

Luscious.K

@moya95 이번에 망플에 있던 찍어 놨던 전국 짜장면집을 구글맵으로 다 옮겼는데 193개더군요. 아마 저의 짜장 로드는 은퇴할 때까지 끝나지 않을 것 같아요 ㅎㅎㅎ 물론 의미를 알아주는 몇 분들이 계셔서 질리지 않고 힘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