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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찬
추천해요
8개월

#뚝섬역 #훼미리손칼국수보쌈 #보쌈정식 * 한줄평 : 보쌈정식을 주문하면 보쌈과 칼국수를 한번에! • Since 1988, 성수동 뚝섬역 인근 보쌈 노포 • 훼미리라는 상호로 알아보는 식당의 업력 이야기 • 보쌈 정식을 주문하면 넉넉한 보쌈에 칼국수까지 1. 새로운 식당이 끊임없이 들어서는 성수동 상권에서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훼미리>라는 단어를 상호로 사용한 것부터 이 집의 아우라는 심상치 않다. 2. 70년대생으로 80년대 국민학생 시절을 보낸 내 기억에 그 시대는 일제 강점기를 경험한 할아버지들의 목소리가 대가족 가부장제 아래 가장 컸던 시기이며, 그랬기에 당시 한창 쓰이던 영어의 발음과 표기 역시 일본어 발음의 영향을 받아 ”도나쓰, 훼미리, 바란스, 뻐스, 오라이“ 등이 사용되었더랬다. 3. 이러한 일본어식 발음과 표기법이 사라진 것은 86 아시안게임과 88 올림픽이라는 세계인의 축제를 앞두고 국립국어원이 1986년 문교부 교시로 현재 사용되고 있는 <외래어 표기법>이 공포되면서부터이다. 4. 이 집의 역사는 상호에서 대충 유추할 수 있듯이 외래어 표기법이 발표되었던 시기 즈음인 1988년으로 올라간다. 2005년 서울숲이 조성되고 나서 자동차 공업사와 수제화 공장으로 가득했던 이 지역은 기름때를 벗고 휘황찬란한 소비 상권으로 변신했는데, 이 집은 2024년 기준 벌써 35년의 업력을 자랑하는 노포로 거듭나고 있다. 5. 카센터와 구두 공장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성업했던 식당이라 그런지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는 보쌈과 칼국수와 공기밥까지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보쌈정식>이다. 6. 시중에 떠도는 민간 요법 중 ‘목에 낀 먼지때는 돼지 기름으로 닦아내야’ 한다라는 믿음이 있는데, 실제 탄광이나 시멘트공장의 노동자들은 과거 <돈육비>라는 수당을 따로 받았다고 알고 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이 거리에서 돼지고기 보쌈 식당은 아마도 오랫동안 노동자들의 사랑을 받았을 터.. 7. 보쌈정식을 주문하면 담백한 전지살과 지방이 섞인 삼겹살 부위 수육이 넉넉하게 나오고, 수육과 칼국수와 함께 할 보쌈김치, 무채, 겉절이 등 김치 3종이 제공되는데 제법 양이 푸짐하다. 8. 한창 보쌈을 먹고 있으면 호박채와 고기 고명이 올라간 칼국수가 제공되는데 사골 베이스의 육수와 매끄러운 칼국수 면이 또 다른 포만감을 준다. # 추가잡설 도나쓰 = 도넛, 훼미리 = 패밀리 바란스 = 밸런스, 뻐스 = 버스 오라이 = All right

훼미리 손칼국수 보쌈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 134 1층

Colin B

1986 아시안게임, 1988년 올림픽 없었으면 어쩔 뻔 했나 싶을 정도로 많은 것이 바뀌었어요 정말.

권오찬

@colinbeak 지금은 모두 사장된 표현인데.. 1980년대 <아시아의 4마리 용>으로 불리던 신흥공업국, 한국과 홍콩, 대만, 싱가폴 중 우리는 어쨌거나 아시안게임과 올림픽게임을 기반 삼아 <중진국>을 넘어 선진국의 문턱까지 잘 넘어왔으니까. 국가 운영 패러다임 중 5.18이 정치 변화의 시작이었다면 올림픽게임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경제의 단초가 되었다고 봐.

Luscious.K

메뉴판부터 범상치 않네요 ㅎ

석슐랭

훼미리의 유래에 대해 흥미롭게 봤네요ㅎㅎ

권오찬

@marious 분위기부터 가성비까지! 최고의 맛집은 아니었지만 꽤 만족스러운 경험이었어요. 성수동이 주차가 마땅치 않아 그간 다니질 않았는데, 집에서 버스로 가니 불과 십수분이더라구요. ㅋㅋㅋㅋ

권오찬

@kims8292 저도 오랫만에 신이 나서 글 한편 뚝딱 썼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