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나운칼국수 #장칼국수 * 한줄평 : 강원도 장칼국수 이야기 • 강원도 식문화와 혼분식 장려 정책의 교집합, 장칼국수 • 태백산맥 기점 영동과 영서지방 장칼국수의 차이 • 강릉 현지인이 추천하는 장칼국수 맛집 1. 강원도 지방의 음식은 동해바다에서 어획한 물고기, 산에서 채취한 나물류를 반찬으로 하되 다만 벼농사를 할 수 있는 자연 조건이 좋지 않으니 옥수수와 메밀, 차조 등 <잡곡밥>이 기본을 이루었다. 여기에 강원도는 한겨울 내륙 지빙보다 기온이 낮고 강설량이 많다 보니 <보존식>이 발달된 곳이다. 대표적인 보존식이 바로 장기간의 저온 숙성을 통해 맛이 무르익어가는 장류인데, 강원도의 된장과 고추장, 간장은 특유의 감칠맛이 남다르다. 2. 한국 전쟁 이후 불안정한 국내 정치 상황과 빛나는 산업화의 묘한 시너지 효과는 폭발적인 베이비 붐 현상을 만들어냈고, 이는 곧바로 식량난에 봉착하게 된다. 당시 박정희 정권이 내놓은 타개책이 바로 산아 제한 정책과 미국의 원조로 들어온 밀가루의 소비를 진작하기 위한 <혼분식 장려 정책>이다. 3. 이제는 강원도의 지역 음식으로 당당히 한 자리를 꿰차고 있는 <장칼국수>는 전혀 별개의 상황으로 보이는 강원지역의 자연 환경에 따른 음식 문화와 주식을 대체할만한 밀가루 음식의 등장이라는 <교집합> 사이에서 등장하였다. 4. 강원도 전역에 장칼국수가 퍼져 있긴 하지만, 태백산맥을 기점으로 영동 지역은 동해안에서 잡아 올린 멸치와 다시마 등으로 육수를 내고 <고추장>으로 알큰하게 끓여낸 반면 영서지역은 <막장 혹은 된장> 비율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5. 일반 대중에게 장칼국수로 유명한 도시는 연간 1,5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강릉>이고, 맛집 방송의 영향으로 강릉 3대 칼국수는 벌집, 현대, 금학이라 정해진 듯 한데, 나는 강릉 인친이 추천한 <나운칼국수>라는 곳을 방문하였다. 6. 아무래도 고추장은 고춧가루에 비해 텁텁할 수 밖에 없는데, 이 집은 황태 육수를 베이스로 하여 상대적으로 깔끔하다는 평을 접했더랬다. 7. 메밀전과 김치만두는 강원도 음식 특유의 꾸미지 않은 순수함이 가득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조미료로 덧칠한 맛이 아니라 주근깨 약간 있는 생얼 미인의 미소가 싱그러운 그 느낌이라.. 8. 다만 장칼국수는 그렇게 던져진 직구가 오히려 뭔가 향토스러움을 기대했던 내 의도와는 다르게 ‘별거 없네‘로 정리되어 약간 허망했었고.. 다만 고추장찌개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굉장히 마음에 들 것 같았다. 우리 가족의 취향이 그게 아니라서 그렇지.
나운칼국수
강원 강릉시 하슬라로206번길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