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세운상가 #동해루 #탕수육 * 한줄평 : Since 1974, 세운상가 인근 골목 노포 중식당 1. 대한민국 최초의 종합전자상가이자 1970년대만 하더라도 서울시의 랜드마크였던 종로 <세운상가>는 인근 명동 상권의 개발, 1990년대 전후 대체재였던 용산 전자상가의 화려한 부상, 2000년대 들어 급속히 증가한 인터넷 상거래 등 시대적 흐름 속에서 꾸준히 쇠퇴해버린 서울의 대표적인 구도심이다. 2. 60대는 세운상가를 잠수함과 인공위성도 만들어낼 수 있는 전자산업의 메카로 기억할테고, 40대 중후반 이상 세대는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포르노 잡지나 비디오 테이프를 팔던 암흑 상가로 기억할테고, 30대 전후 젊은 세대는 청계천변 재개발 이슈와 을지면옥이라는 키워드로 기억할테고.. 3. 시대에 따라 다양한 부침을 겪은 세운상가를 지근거리에서 동거동락한 중국집 노포가 있으니 바로 1974년에 개업했다고 알려진 <동해루>이다. 4. 네이버 지도앱 없이는 찾기 힘들 것 같은 세운상가 주변 골목 2층에 자리한 이 집은 세월이 무색하게 닳아버린 도끼다시 인조석 바닥, 이제는 찾아보기 어려운 우물천장과 샹들리에 인테리어, 진짜 중국집 노포 아니고선 만나기 어려운 샥스핀과 부추잡채, 소고기 탕수육, 유슬짜장 등의 메뉴는 굳이 음식을 먹어보지 않더라도 이 집의 업력을 가늠케 한다. 5.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는 옛날 볶먹 탕수육과 유슬 짜장이다. 옛날 탕수육을 정의하는 것이 개인마다 새콤한 맛이 강한 소스, 소스의 컬러 등 다양하겠으나 내 기준에서 옛날 탕수육의 정체성은 이스트로 발효시킨 옛날 반죽이다. 점도 농도가 진한 옛날 탕수육은 무릇 주문과 동시에 간장과 식초의 황금배합 소스에 고춧가루를 잔뜩 넣어 불려 먹어야 하는 법이다. 6. 유슬짜장은 경장육사처럼 고기와 채소를 가늘게 채쳐서 조리한 음식인데, 서울에서 이 음식을 내는 중식당은 내가 아는 한 십여 곳이 채 안 될 정도로 <사라져버린 중식 메뉴> 중 하나이다. 일반 짜장에 비해 채썬 재료와 면을 함께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 다시 부활할 법도 한데 간짜장의 아성에 밀려 여전히 찾아보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7. 이 외 고기튀김과 난자완스, 볶음밥 등 여러 음식을 경험했는데 전반적으로 음식이 순하다. 우리가 갖고 있는 한국식 중식에 관한 오해와 편견이 빠른 시간내에 조리한 정크푸드라는 것인데, 이 집의 음식은 맛도 있지만 ‘순하다’라는 <최고의 찬사>를 바칠만한 곳이라 생각한다.
동해루
서울 종로구 종로26길 18 2층
Luscious.K @marious
#깐쇼하일 은 뭘까요? 깐쇼새우?
권오찬 @moya95
@marious 맞아요! 새우튀김옷과 탕수육은 희안하게 빈죽이 다른 것 같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