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제주할매순대국밥 #수육백반 * 한줄평 : 부산 영도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돼지국밥 노포 1. 부산 영도 남항시장의 좁은 골목을 걷다보면 1975년부터 자리를 지켜온 <제주할매 순대국밥>을 만나게 된다. 제주 출신 오복생 할머님께서 문을 연 이 식당은 이제 칠순을 바라보는 아들 내외가 그 바통을 이어받아 반백년 세월을 한결같이 변함없는 맛을 내며 부산 영도의 터줏대감 역할을 하고 있다. 2. 돼지국밥은 부산을 대표하는 향토음식으로 그 뿌리는 한국 전쟁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미 그 이전에도 돼지고기와 뼈를 삶아 먹는 탕반 형태의 음식이 있었으나 현재 우리가 관념적으로 인지하는 돼지국밥의 태동은 그 즈음으로 본다. 3. 한국전쟁 당시 부산은 국군와 연합군이 낙동강 전선을 지켜냄으로써 유일하게 북한 공산당군에게 침공당하지 않은 대도시로 피난 정부가 세워졌던 곳이다. 그리하여 부산은 당시 전국 팔도에서 몰려든 피난민들이 터를 잡으며 생계를 이어나가던 삶의 터전이었다. 당시 고기는 귀한 식재료였고, 값비싼 소고기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돼지 뼈와 부속물을 활용해 만든 돼지국밥은 고향을 잃은 피난민들에게 따스함을 건네는 <위로>였을테다. 4. 어떠한 연유로 제주의 오복생 할머님께서 영도에 자리잡았는지 연원을 알 수 없으나 거칠었던 대한민국의 현대사 흐름 속에서 아마 우리가 예상하는 그 범위를 크게 벗어나진 않았을 것 같다. 5. 어찌됐거나 이 집에서 꼭 경험해봐야 하는 음식은 <제주식 찹쌀 순대>이다. 제주식 순대는 본토와는 달리 야채를 사용하지 않고 찹쌀을 주재료로 사용하여 쫀득한 식감이 특징이다. 제주말로 순대를 <순애>라고 하는데 며칠간 이어지는 가문잔치(혼례)의 대표 음식으로 소독 효과가 있는 초간장에 찍어먹는 것 역시 제주식 순대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6. 이미 부산에 자리잡은지 반백년이 흘렀으니 온전한 제주식 순대는 아닐지라도 앞서 언급한 특징이 잘 녹아 있는데다 재래 시장 특유의 소박한 정겨움이 식당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어 먹는 내내 흥겨웠더랬다. 7. 정갈하게 썰어낸 삼겹살 수육백반 역시 일품이다. 얇게 썰어낸 삼겹살 수육은 기름기가 적당히 녹아들어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내가 부산을 찾을 때마다 꼭 한 끼니는 돼지국밥을 우선 순위로 두는 이유는 아마도 부산의 돼지국밥은 음식을 넘어 부산의 소울을 담고 있어서이지 않을까 싶다. 오늘 맛본 부산이 참 맛있었다.
제주 할매 순대국밥
부산 영도구 절영로49번길 36
Luscious.K @marious
진짜 제주도 분이실까요? 마치 폭삭속았수다 처럼 오셨을까요? ㅎㅎ
권오찬 @moya95
@marious 창업주인 오복생 할머님이 제주에서 오셨다더라구요. 전 다음주 제주 혼여갑니다. ㅋㅋㅋ
Luscious.K @marious
@moya95 아!! 혼여쟁이. 부럽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