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찬 @moya95

5.0

3일

#금호동 #중화각 #군만두 * 한줄평 : 30여년 업력의 금호동 빌라촌 지하 중식당 1. 서울 성동구 금호동 허름한 골목의 빌라 건물 지하 1층에 <중화각>이라는 30여년 업력의 중식 노포가 자리하고 있다. 지도앱을 보면 대로변에 자리하고 있는 것 같으나, 실제 입장을 위해서는 뒷골목으로 접근해야 하는데다 번듯한 빌딩도 아니고 빌라의 계단을 통해 지하로 내려가니 마치 비밀 던전에 입장하는 듯한 느낌이다. 2. 낡은 간판, 오래된 테이블과 의자, 세로로 적어내려간 메뉴판 등이 이 집의 업력을 짐작케 한다. 이 곳이 바로 1991년 개업하여 2009년 현재 자리로 이전한 뒤 동네 주민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중식 노포 <중화각>이다. 3. 이런 자리에 소재한 동네 중국집이 서울 중식 매니아들 사이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건 바로 ‘생활의 달인, 양동근 배우 추천‘으로 이 집이 소개되면서부터이다. 옆자리에 자리잡은 동네 주민 두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양동근 배우님의 매니저가 이 근방 사람이었고, 매니저의 추천을 받아 양동근 배우님이 ‘보석같은 동네 중식당’이라고 극찬하자 순식간에 입소문이 퍼지게 되었더랬다. 4.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방송이 화근이 되었다. 주인장이 직접 빚는 수제 군만두 주문이 폭주하면서 주인장 부부는 새벽까지 만두 작업을 하다 지쳐버렸고, 결국 ’동네 단골 주민들이 편하게 드시게‘라는 이유로 네이버 지도 등록을 삭제해버렸다. 5. 그 후로 중화각은 네이버에서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등장했다 사라졌다를 반복하고 있다. 주인장은 삭제하고, 다녀온 방문객은 다시 등록하고.. 6. 힘들면 공장 만두를 매입해 팔아도 되건만 매출을 포기하면서까지 네이버 지도 등록을 삭제하는 중화각의 운영이 바로 <이 집의 본질>이라고 본다. 큰 돈을 벌어 대로변으로 이전하는 것보다 동네 주민들의 <우리 집 식당>으로 남고 싶은 소박한 노포의 철학.. 7. 또 하나 재미있는 발견은 바로 메뉴판이다. 요즘은 흔히 보기 어려운 세로 글씨의 메뉴판, 짜장이 아닌 우동이 첫번째이고, 동네 배달 중식당에서 볼 수 있는 탕수육 배달 세트 메뉴가 있으며, 한국식 중식당에서 볼 수 있는 제육 덮밥이라는 메뉴가 있고, 2007년경 한창 유행했던 짬짜면이 보인다. 30여년 세월의 노포답게 메뉴판 하나에 대한민국 중식의 특징이 여럿 녹아있다는 것이 참 흥미롭다.

중화각

서울 성동구 금호산2길 48 에버빌 지하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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