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청 #봉밀가 #어복쟁반 * 한줄평 : 평양냉면을 닮은 식당 1. 2014년 서울 강남 한복판에 조용히 문을 연 봉밀가를 경험하고 나오며 한줄평으로 떠오른 표현은 [평양냉면을 닮은 식당]이란 문장이었다. 2. 평양냉면이 지향하는 맛은 화려하지 않고, 과하지 않으며, 은은하게 스며드는 깊이를 구현하는 것일텐데 문득 이 업장의 개업 시점과 걸어온 길이 문득 그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3. 봉밀가가 개업한 2014년 당시를 돌이켜보면 평양냉면은 아직 오늘날처럼 무조건적인 대중의 사랑을 받는 음식이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오히려 함흥냉면의 직관적이고 강렬한 매운맛이 훨씬 더 대중적인 인기를 끌던 시절이었고, 평양냉면은 매니아들 사이에서만 조용히 회자되는 ‘심심한’ 장르로 남아있었다. 4. 평양냉면을 사랑하는 식객이 바라보는 봉밀가의 의의는 바로 이 대목에서 발생한다. [설눈]처럼 고려호텔 냉면 숙수라는 화려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며 쾌속 출발한 것도 아니요, [서관면옥]처럼 음식 기획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번듯하게 시작한 것도 아니요, 요즘처럼 인스타그램과 인플루언서의 도움으로 성장한 것도 아닌데, 무려 8년 연속 미슐랭 가이드에 선정되었다는 것은 엄청나게 대단한 일이라 할 수 있다. 5. 그런데 나는 이 봉밀가의 여정이 평양냉면이 지향하는 화려하거나 과하지 않은데도 은은하게 스며드는 평양냉면과 무척이나 닮았다라는 느낌을 받았더랬다. 6.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불과 12년 업력의 이 식당이 요즘 미식계에 불고 있는 평양냉면 신드룸의 수혜자가 아닌 [공헌자]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7. 교조주의 대표적인 음식인 평양냉면에서 매니아들이 가장 먼저 따지는 것이 바로 [족보]이다. 평양냉면의 족보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1.4 후퇴 당시 월남한 홍영남 김경필 부부의 의정부 계열과 평양 대동면옥의 후계인 장충동 계열, 그리고 원조급 독립 세력인 우래옥과 을밀대 정도로 나뉘고, 이외 2010년대 이후 등장한 신흥 냉면집들이 족보의 한자리를 꿰차고 있다. 8. 신흥냉면집의 주방장 출신을 따져보면 의정부와 장충동, 우래옥 등의 갈래에서 뻗어나왔는데 봉밀가의 경우 명확한 혈통과 스승, 가문 전수를 찾지 못 했다. 그러다보니 봉밀가의 냉면을 경험해보면 어느 평양냉면 식당의 방계라는 느낌보다 [개파시조]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9. 함흥냉면이 기준이던 2000년대 초반부터 평양냉면을 사랑해왔던 이들이라면 알 것이다. 평양냉면에 있어 족보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그런데 봉밀가는 이 어려운 것을 증명해낸다. 8년 연속 미슐랭 가이드 선정으로..
봉밀가
서울 강남구 선릉로 664 건설빌딩 1층
Luscious.K @marious
봉밀가 어복쟁반은 아직 못먹어봤어요.
Luscious.K @marious
봉밀가와 진평 덕에 평양냉면 귀한줄 모르고 살았죠. 걸어가서 먹을 수 있는 미슐랭 평냉집이 근처에 널렸으니 ㅋ
권오찬 @moya95
@marious 다른 집 어복쟁관과 다른게 고기에 싸먹으라고 능이버섯을 소량 주는데, 그게 킥이더라구요. 사태와 설깃살 수육이 아주 좋았어요.
Luscious.K @marious
@moya95 저희 최애 배달평냉이기도 합니다 ㅎㅎ 여긴 캔육수 있어서 함께 배달하면 삶이 풍성해지고 숙취도 두렵지 않아요.
권오찬 @moya95
@marious 평양냉면세권에 산다는 건 분명 큰 복입니다. 을지로가 대한민국 평양냉면의 본향이라 강남 평양냉면은 많이 경험해보지 못 했는데.. 역시나 맛있는 음식과 인재는 강남으로 모인다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Luscious.K @marious
@moya95 사실 논현-청담 평냉라인은 진미평양, 봉밀가, 피양옥, 평양면옥 논현점 4대 천왕이였죠. 피양옥이 신사동으로 갔지만 취향 맞춰 먹을 수 있는 완벽한 평세권이라 을지로 부럽지 않았어요 ㅎㅎ 지금은 폐점했지만 우래옥 강남까지 완벽했죠!
권오찬 @moya95
@marious 2000년대 초반 오히려 평양냉면이 마니어했고, 함흥냉면 천지였던 그 당시 회상하면 참으로 격세지감입니다.
권오찬 @moya95
@marious 90년대 중반만 해도 어지간한 미식가 아니고선 지방 사람들은 평양냉면이라는 장르가 있는지도 몰랐어요. 안 먹어봤으니까.. 심지어 남쪽 지방에선 추운 겨울은 냉면 비수기라고 한시적 휴점에 들어갔던 시절이었으니까요.
Luscious.K @marious
@moya95 그니까요. 이젠 냉면=평냉이 될 정도로 새로 냉면집 생겼다하면 거의 평냉집인 세상이네요 ㅎ
권오찬 @moya95
@marious 예전엔 평양냉면만 하는 평양냉면 식당만 매니아들이 인정해줬던 시절도 있어요. 인터뷰해보니 을지로 조선옥이 우래옥보다 평양냉면을 더 빨리 했는데, 아무도 그 집을 평양냉면집이라 하지 않았잖아요. 그런데 이제 신흥 평양냉면집보면 고기도 잘 하고, 냉면도 잘 하고.. 오늘 방문한 봉밀가는 개업 당시 겨울 매출 담당 메뉴였는지 돌냄비우동도 있더라구요.
Luscious.K @marious
@moya95 조선옥에서 평냉 하는지 저도 몰랐네요. 역시 미식의 보고 오찬님.
권오찬 @moya95
@marious 조선옥 며느님이랑 인터뷰했었는데 개업 당시부터 갈비와 냉면을 했대요. 조선옥 개업년도가 1937년이고 우래옥은 1946년인가 그럴거에요. 평가옥도 족보에 안 오른 집이라고 평냉보다 어복쟁반만 인정받았었고.. ㅋ 이제 평양냉면 족보 따지는 사람은 없어졌어요. 3세대 신흥 강자들이 워낙 잘 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