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에서 열기

#서울숲 #서울숲누룽지통닭구이 #누룽지통닭 * 한줄평 : 치맥의 시대에 소주를 권했지만.. 1. 벼농사를 지어온 동아시아 3국은 솥바닥의 눌음을 저마다 다르게 다루어왔다. 중국에선 누룽지를 요리의 재료로 삼았고, 일본에선 솥밥을 짓는 과정에서 생긴 누룽지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한반도에서의 누룽지는 일상식으로 자리잡았다. 긁어내어 그냥 먹고, 물을 부어 숭늉으로 마시고, 간식으로 씹고, 환자의 첫 끼니로 올렸다. 누룽지는 절약이 아니었다. 가마솥과 함께 살아온 사람들이 불과 쌀 사이에서 터득한, 가장 솔직한 조리의 결론이었다. 2. 그 누룽지가 닭과 만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통닭을 구우면 기름이 흐른다. 그 기름을 받아낼 무언가가 필요했고, 밥을 눌러 만든 누룽지는 기름을 흡수하면서도 제 고소함을 잃지 않았다. 언제부터 누군가 통닭 아래 밥을 깔아 누룽지를 만들기 시작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찹쌀을 넣어 푹 고아먹는 백숙에서 닭구이와 밥의 조화가 온 것은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우연이 반복되면 방식이 되고, 방식이 굳어지면 음식이 된다. 참나무 장작불로 오랜 시간 구운 통닭을 밥과 함께 눌러 누룽지로 내놓는 이 집의 방식은, 그렇게 하나의 음식으로 완성되었다. 3. 치킨은 맥주다. 이 등식은 이제 거의 문화적 헌법 수준이다. 1980년대 이후 프라이드치킨이 골목을 점령하면서 닭과 맥주의 조합은 한국인의 외식 문법 속에 깊이 각인되었고, ‘치맥’이라는 단어는 아예 사전에 올랐다. 그런데 이 집는 그 헌법에 반기를 든다. 간판을 보면 누룽지통닭에 맥주 대신 [소주]를 권한다. 따지고 보면 그리 틀린 말도 아니다. 후라이드치킨 이전, 불에 구운 통닭이 안주로 오르던 시절에 잔에 따른 것은 맥주가 아니라 소주였다. 4. 구이 방식은 참나무 장작을 쓴다. 참나무는 화력이 강하고 연소 시간이 길며 잡내가 없다. 불꽃이 아닌 복사열로 닭을 감싸듯 천천히 익히는 이 방식은, 껍질을 단단히 조이는 동시에 안의 육즙을 밖으로 내보내지 않는다. 후라이드 치킨의 튀김옷이 하는 일을 여기서는 시간이 한다. 5. 이 집의 방송 이력을 보니 2017년 7월 생방송 투데이에 소개되었던 것으로 보아 아무리 못 해도 대략 10여년동안 이 거리를 지켜온 듯 싶다. 서울숲과 성수동 일대는 지금도 계절마다 새 얼굴로 바뀌는 트렌디한 상권이다. 유행에 따라 카페와 팝업 스토어가 들어섰다 사라지는 그 물결 속에서, 이 집이 버텨온 10여년의 시간은 그 자체로 맛을 증명해내었다라고 생각한다.

서울숲 누룽지 통닭구이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5길 10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