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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찬
5.0
14시간

#광화문 #키보아츠아츠 #디너함박세트 * 한줄평 : 서양의 음식이 일본에서 재탄생하다, 요쇼쿠 1. 모든 음식은 시대를 반영한다. 이 명제는 사람이 생존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식생활 자체가 그 시절의 욕망과 불안, 어떻게든 살아내려 했던 사람들의 온기가 함께 담긴다는 의미와 일맥상통한다. 2. 메이지 유신 이후 육식이 금기시되었던 일본에 상륙한 서양의 음식이 일본에 자리잡으며 만들어진 요쇼쿠(洋食)는 그 사실을 가장 선명하게 증명하는 음식이다. 19세기 메이지 유신 정부는 정치, 경제, 사회와 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뼛속까지 서구화하는 정책을 펼쳤다. 천황은 서양식 군복을 입었고, 육식이 금기시되었던 일본 사회에 육식을 장려하기 위해 천황의 밥상에 고기가 올라가는 계몽 운동도 펼쳐졌다. 3. 그러나 서양 요리의 재료를 완벽하게 갖출 수 없었던 메이지의 요리사들은 있는 것으로 없는 것을 흉내내며 나름 서양음식을 일본화시키게 된다. 영국의 커틀릿은 빵가루 옷을 걸치고 돈가스가 되었고, 프랑스의 크로켓은 고로케로 재탄생했으며, 오믈렛은 케첩을 품고 오므라이스라는 전혀 다른 이름을 얻었다. 4. 이 흐름은 현해탄을 건너 한국에서도 이어졌다. 일본식 서양 음식은 한국인의 혀와 손에 다시 한번 다듬어지며 [화양식]이라는 이름으로 자리를 잡았다. 경양식이라 불리던 시절의 돈가스 정식, 함박스테이크 등은 정통 서양의 것도 아니고 일본에서 현지화된 형태도 아닌, 한국의 근대가 빚어낸 독자적인 밥상으로 자리잡게 된다. 5. 광화문 KT 건물 지하의 ‘키보아츠아츠’는 일본의 요쇼쿠라는 장르의 음식을 선보이는 곳이다. 일본식 서양 음식, [요쇼쿠]는 본래 낯선 조리법을 자기 식탁의 온도에 맞게 조정한 요리다. 한국에선 이런 양식을 ‘화양식(和洋食)’이라 불렀다. 요쇼쿠가 일본의 근대화를 상징했다면, 화양식은 변화에 적응하며 자기만의 안정을 찾아간 시대의 풍경이었다. 6. 키보아츠아츠’의 함박스테이크는 그 맥락 위에서 서울의 현재를 더했다. 서양의 형식, 일본의 감각, 그리고 한국의 생활, 이렇게 3종의 레이어가 한 접시 위에 얹혀 있다. 음식 역시 문화의 한 축으로 아는만큼 보이고, 맛있어진다.

키보 아츠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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