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종호네콩비지 #따구비지 * 한줄평 : 전쟁이 옮겨놓은 음식, 이북식 돼지 등뼈 콩비지 1. 전쟁이 할퀴고 간 자리에는 사람이 지나가고, 그 사람이 먹던 음식이 흘러간다. 음식만이 아니라, 그것을 먹던 방식과 생활의 기억까지 함께 이동한다. 2. 한국전쟁으로 남으로 내려온 실향민들은 그들이 먹던 음식을 그대로 가져왔다. 낯선 도시에서 삶을 다시 꾸리기 위해 기억 속의 맛을 더듬었고, 그렇게 이어진 끼니는 시간이 지나며 한 동네의 풍경으로 굳어졌다. 청계천과 동대문 일대가 그렇다. 실향민들이 모여 살던 이곳에는 이북의 음식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고, 그 흔적은 지금도 골목 어딘가에 남아 있다. 3. [종호네 콩비지]는 그 흐름을 비교적 또렷하게 붙들고 있는 집이다. 업력 80여 년. 이북 출신 실향민이 처음 문을 열었고, 돼지등뼈를 넣고 끓인 [따구비지]는 그가 가져온 음식이었다. 4. 지금은 노부부가 가게를 지키고 있다. 새벽 세 시부터 나와 돼지 등뼈를 손질하고 솥을 올리는 일이 여전히 하루의 시작이다. 그 고된 과정 탓에 자식들에게는 가게를 물려주지 않겠다고 한다. 5. 지금의 상호, [종호네 콩비지]는 30여 년 전 주인장 내외가 가게를 인수하며 기계체조를 했다는 기특한 둘째 아들의 이름을 간판에 붙인 것이다. 6. 이 일대의 풍경 역시 여러 번 바뀌었다. 1970년대 강남 개발 시대, 강남으로 고속버스터미널을 이전하기 전까지 버스 터미널이 있던 교통의 중심지였고, 이후에는 동양 최대 의류 도매시장으로 떠오르며 시장의 활기가 늘 가득했던 곳이다. 7. 그리하여 종로 5가 동대문 종합상가 일대는 유동인구가 몰리면서 골목의 식당들도 함께 활기를 띠었더랬다. 소주를 반병씩 나누어 팔던 시절이 있었다는 주인장의 자랑이 그 시절을 짐작케 하는데, 한 병을 느긋하게 비울 여유는 없고 그렇다고 한 잔으로 끊기도 어려운 사람들이 반병으로 하루를 닫던 그 시절 풍광이 괜시리 눈에 선하다. 8. 전쟁은 가장 거친 방식으로 문화를 섞는다. 오랜 시간에 걸쳐 맞물려야 할 생활의 결들이, 짧은 시간 안에 뒤엉킨다. 이북의 콩비지가 동대문 골목에 남겨진 것도 그 결과다. 9. 실향민이 떠나고, 풍경이 바뀌고, 골목의 활기가 옅어진 지금까지도 남아 있는 것은 결국 한 솥의 콩비지다. 전쟁과 이주, 그리고 시간이 지나며 겹겹이 쌓인 생활의 흔적이 그 안에 가장 구체적인 형태로 남아 있다.
종호네 콩비지
서울 종로구 종로 248-10
Luscious.K @marious
등뼈 콩비지면 못참죠 ㅎㅎ
권오찬 @moya95
@marious 제 사주에 식신이 있다라는 걸 느낀게.. 사실 동대문 생선구이 골목가려다가 우연찮게 골목을 쳐다봤는데 보여서 들어가봤더니 대박집을 만난거랍니다!!! ㅎㅎㅎㅎ
Luscious.K @marious
@moya95 역시 식구안이 좋으세요 ㅎㅎ 이럴 때 유레카! 해야죠
Luscious.K @marious
김치따구 맛있겠어요. 예전에 망플 에단킴님이 찾아다니던 그 비지와 유사할 것 같아요
권오찬 @moya95
@marious 서촌 안덕의 콩비지는 계승되어 정제된 느낌이었다면 이 집은 노포라 그런지 보다 향토스러운 요소가 반찬에도 보이더라구요. 꼭 경험해보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