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쁜지
4.5
2개월

노포 중국집들을 소개하다 보면, 전통의 무게가 입맛에 안 맞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런데 또 노포이면서도 누구나 좋아할 법한, 호텔풍 중식당의 계보를 잇는 집들이 있죠. 서교동 랑랑은 원래 연희동에서 ‘리우’라는 이름으로 장사하던 집이었습니다. 이후 사장님의 건강 문제로 문을 닫았다가 아드님이 기술을 이어받아 지금의 서교동에서 ‘랑랑’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숙대 덕순루와 비교되기도 하는데, 덕순루가 세대를 거치며 맛이 조금 달라진 반면, 랑랑은 선대의 스타일을 잘 이어가고 있습니다. 선대 때부터도 노포치고는 꽤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다고 하네요. 이 집은 짜장면보다는 짬뽕, 볶음밥, 튀김류가 강세입니다. 제가 간 날도 11시 조금 넘어서 들어갔는데, 이미 대기줄 이야기가 들릴 정도였어요. 군만두는 오픈 전 직접 빚어내더군요. 튀기듯 구워내 겉은 바삭하지만 딱딱하지 않고, 속은 촉촉합니다.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만두 맛입니다. 볶음밥은 진한 갈색빛, 라드의 풍미에 적당한 조미료가 어우러져 군침 도는 맛을 냅니다. 특히 곁들임으로 흔한 짜장 소스 대신 계란국을 내어주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이런 디테일 하나로 맛집 확정이라 말하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결국 이 집의 매력은 노포 스타일과 호텔 스타일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데 있습니다. 간이 센 음식을 좋아하는 젊은 분들도, 전통적인 맛을 찾는 분들도 모두 만족할 만한 집이죠. 11시 40~50분쯤 되니 금세 만석이 되는 걸 보니, 역시 입소문이 괜히 난 게 아니었습니다.

랑랑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 41 1층

추군의 태양

자고로 볶음밥과 군만두를 보면 가게의 클라쓰가 보인다고 했죠~

Luscious.K

이집 눈으로 맛이 보이는 집이네요

Colin B

이런 이야기 너무 재밌어요. 나눠주셔서 감사해요!

쁜지

@triplej23 맞습니다. 처음 간 중국집이라 애매하면 볶음밥과 만두 부터 맛 봐야죠.

쁜지

@marious 음식을 맛나게 표현하는 것도 업력이 아닐까 합니다.

쁜지

@colinbeak 여기저기서 줏어 들은 아야기 들이 재밌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