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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키
4.5
13시간

* 바 분 Bar 분芬(막대기 Bar, 경상북도 경주시 황남동) 2년 전에 처음 들른 ㅎㅎㅎ를 거쳐, 경주 출장길 마지막은 역시 막대기로 장식합니다. 경주를 대표하는 고찰(古刹) 중 하나인 분황사(芬皇寺) 이름에 영감을 받은 상호를 사용하는 막대기(Bar)입니다. 👍 긴 말 하지 않겠습니다. Mixology나 주류 등 음료쪽에 관심이 많다면 무조건 들르세요. 제작년 들른 바 프렙(Prep)과 더불어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전혀 밀리지 않는 바입니다. 일본 바를 가면 일본식 전통음식을 내어주는 데 착안했다며 맞이음식으로 따스한 순두부를 내는데, 정말 맛나서 한그릇 더 해치웠어요. 이미 여기에서부터 호감도 극상.......! 이 공간을 설명하려면 필연적으로 최재광 사장의 배경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유명한 경주 최부잣집 13대손으로, 17세에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San Diego의 ‘민속촌’ 한인주점 알바를 시작으로 LA의 바 ‘Copper Still’에서 근무하고 글랜피딕(Glenfiddich) LA지부 위스키 Ambassador까지 거치면서 술과 음료에 대해 탄탄한 기본기를 쌓아나갔습니다. 그러다가 귀국하여 찻집을 하는 어머니를 잠시 돕고, 전통주도 배우다 2021년 12월 바 분을 엽니다. 2백년된 고향 집 중문을 떼어 바 탑으로 사용하거나, 할머니가 60년동안 사용한 찻잔, 어머니가 신혼부터 40년간 사용한 크리스털 잔 등의 요소는 이 공간을 더욱 특별하게 합니다. 우리네 재료를 담뿍 사용하기로 유명한데, 예컨대 고향집에 있는 350년된 나무에서 딴 모과나 산수유와 탱자 등 과실을 사용해 Cordial을 만들거나, 황기/당귀/홍삼/감초 등 서른여가지 약재를 넣고 한의사의 조언을 얻어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제조한 청이나 담금주 등이 이곳에서 파는 음료의 모체입니다. 5년 숙성한 매실청으로 만든 매실 하이볼(1.6만원), 경주 전통주 대몽재로 만든 대몽재 코블러(1.8만원), 오이와 생강/레몬과 꿀로 새콤달콤하게 만든 무알콜 빨간맛(Red Summer Flavor, 1.6만원) 3잔 맛봤습니다. 다양한 재료를 자유롭게 섞어 어디서도 보지 못한 맛을 내는 자유로움에서 엄청난 내공을 느꼈어요. 아는데도 새롭달까요. 생경하게 하기(defamiliarization)라는 용어를 여기에서 다시금 떠올리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이렇게 맛난 음식과 술을 주는데 커버차지도 없고 가격도 착하다??? 마침 사장님이 지인과 놀고 있어 몇마디 나누고 케잌도 얻어먹었습니다. 아, 다른 술도 두어잔 더 주셔서 이것도 잘 마셨어요. 칵테일 외에 메뉴에 없는 위스키도 매우 많다고 하니 재방문할 핑계도 만들어봅니다. 간만에 아주 만족스러운 막대기 경험했습니다. 덧) 네이버나 구글에 리뷰 달아주면 티라미수/디저트 칵테일 주십니다. 👎 가게가 상당히 비좁아, 1층 기준 7명 정도 앉으면 자리가 꽉 찹니다. 2층이 있긴 하지만 계단 경사가 상당해서 조심해야 합니다. 그리고 화장실은 그 2층에 있습니다....... 농담 아니고 발 헛디디거나 굴러떨어지면 정말 큰일납니다. 상가건물 한 켠에 입점했는데 처음에 찾아가기에 위치가 다소 헷갈립니다. * 월간식당 2023년 2월호, 식품외식경영 2023년 1월 12일자 기사, 영남일보 위클리포유 2022년 4월 29일자 기사에서 많은 내용을 따왔습니다. * 광양 출신 바텐더 분에게 이분도 몰랐다는, 갓김치 개쩌는 닭구이집(지곡산장) 추천하고 왔습니다......? 2022년 방문한 식당 중 으뜸으로 꼽을 수 있는 곳 중 하나입니다. * 본래 상호는 '주도가(酒都家)'였는데, 고향집 맞은편에서 수제 된장을 파는 노인이 한국화 거장 소산 박대성 화백 누님임을 알게 된 인연으로 지금의 상호와 서체를 받았다 합니다. * 사장님 할머니 김시자(95세)씨가 더 유명할지도 모릅니다. 그 유명한 경주 교동법주 가양주 기능보유자시며 2018년 7월 ‘한국인의 밥상’에도 출연하셨죠. 세례명은 요안나이십니다. * 사장님이 2022년 7월 22일 KBS대구 아침마당 대구에도 출연했습니다. * 리뷰 적으면서 이런 저런 정보를 찾고 있노라니,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인적 네트워크 및 문화를 향유하는 분위기를 담뿍 누린 사장님이 조금은 부럽고 샘나기도 했네요.

바분

경북 경주시 포석로 1058-7 황남동종합시장 1층 56호

파비안

와, 경주에는 프렙만 있는 줄 알았는데 등잔 밑이 어둡다고 하더니요..😇 꼭 들러보겠습니다!

새키

@Habyanak 프렙과는 다른 결로 좋았어요. 아직 스틸룸, 라지백도 못 가봤으니 경주 또 가야겠네요 아이참

파비안

@sluid_no 스틸룸 좋지요...! 경주에도 젊은 분들이 많아지면서 보석같은 업장들이 많이 생기는 듯 합니다 :)

이진쓰

아 오늘도 재미있고 유익한 새키님의 리뷰. 이거 보니 경주 여행가고 싶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