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장 코리안 비프스톡 서울의 수많은 상권들을 보았을때, 그 존재의 가치와 영속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배후의 직장인들의 존재 여부인 것 같다. 충분한 소비력과 문화적 헤게모니를 소유한 직장인들의 힘이 문화의 형성에 있어 결정적인 요소라고 생각하는데, 그 점에 있어 을지로는 예전에 비해 지금이 아쉽게 느껴진다. 그래도 부자는 망해도 3대는 간다고 했던가, 을지로의 골목골목에는 서울 구도심의 흥망성쇠와 역사를 같이하는 수많은 노포들이 존재한다. 그 중에서도 경성 시절부터 소울푸드였던 설렁탕의 비중은 작을 수 없을 터. 그 중의 한 곳인 이남장에 방문해보았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외관이지만 내부는 널찍하고 깨끗하다. 설렁탕 하나를 주문하니 큼지막한 뚝배기가 등장한다. 밥과 소면이 토렴된 클래식한 스타일. 상 위에 잔뜩 썰린 대파를 취향에 맞게 넣어 먹으면 된다. #설렁탕 은은하면서도 꼬릿한 육향이 올라오는 국물. 프림과 땅콩버터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진하고 깨끗하게 뽑아낸 맛이 참 매력적이다. 덕분인지 파를 잔뜩 넣어도, 깍국을 첨가해도 고기의 진한 맛이 전혀 죽지 않으니 팍팍 넣어보라. 보통을 시켰음에도 고기가 꽤나 들어있다. 기름은 전부 국물에게 양보했는지 조금은 퍽퍽하게 느껴질 정도로 강한 식감이었지만 덕분에 포만감은 잘 채워준다. #김치 설렁탕과 함께라면 메인메뉴급의 위상 아니런지. 콤콤하게 잘 삭았지만 젓갈의 뉘앙스는 강하지 않은 투박한 배추김치와 부드럽게 잘 익은 깍두기. 설렁탕의 국물과 잘 어울린다. 명성답게 잘 뽑아낸 스톡이 연상될 정도의 진한 국물과 과하지 않은 육향이 주는 깔끔한 국물이 특히 매력적이었던 곳이었다. 유명 연예인의 하입을 받긴 했지만 회전율 덕인지 웨이팅도 크게 없었고 2층까지 있으니 근처에 온다면 언제든 편안하게 방문해 봐도 될 듯하다. P.S: 파는 꽤 매우니 꼭 뜨거울 때 넣으시길 재방문의사: 4.5/5
이남장
서울 중구 삼일대로12길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