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be_chosun @star2068

1개월

이한진숙성회 이 또한 생선살일 뿐 강동구의 오래된 가도인 구천면로를 따라 주욱 걷다 보면 천호나 나올 때쯤 점차 번화해지는 지점이 있다. 그곳에 위치한 유명 숙성회집. 예약도 포장뿐이 불가능하고, 언제나 북적이는 곳인지라 방문하지 못했었는데, 운이 좋게도 먼 지인이 온 날 빈자리가 있어 방문할 수 있었다. 오직 숙성 광어회 단일메뉴로 구성된 메뉴판이다. 소 중 대 각각 이만원 차이에 심지어 중간에 추가하더라도 이만원이라는 너무나도 소비자 친화적인 구성. 매운탕은 7천원이니 이 또한 부담없군. #광어회 천사채 따위는 없이 조그마한 접시에 동그랗게 2층으로 진열되어 나온다. 활어회가 메인인 나라에서 숙성회 간판을 괜히 단 것이 아니라는 듯 치감과 감칠맛이 교차하는 포인트를 잘 찾아낸 느낌이었다. 도톰하게 썰어내 안주로도 안성맞춤. 사실 스시야에서 한점씩 먹게되는 광어에 비할 수 있느냐 그 단맛과 식감 모두에서는 의문이지만, 그 아랫자리는 꿰찰 수 있을 듯하다. 꽤나 큰 빵에 소자여도 무지막지한 양까지. 요즘 시대에 이정도면 한끼 술안주로 이 이상을 바라긴 힘들 터이다. 참고로 엔가와는 지하에 숨어있으니 잘 찾아 먹길. #매운탕 삼삼하게 끓여낸 광어 매운탕이다. 광어 매운탕이 맛이 없다는 통설이 있는데, 이 친구는 시원한 맛이나 향미는 덜해도 큼지막한 대광어들을 잔뜩 넣고 우려서인지 업장의 힘을 제대로 보여준다. 맛없던 초등학교 급식 중 드물게 인기를 구가하던 육개장의 비결은 대량생산 아니었던가. 은은한 기름기에 큼지막한 머리에 붙은 껍질과 살을 뜯어먹다보면 소주 한병은 또다시 비워진다. 오래된 가도의 음식점답게 좋은 퀄리티와 넉넉한 인심으로 무장한 식당이었다. 노포 특유의 끈적한 느낌 없이 가볍게 식사하고 갈 만큼 쾌적하고 편안하던 것도 플러스 포인트. 와사비가 요즈음은 보기 힘든 페이스트인 점은 아쉬웠지만 덕분에 큰 죄책감 없이 상추에 막장을 툭툭 곁들여 먹게 되던. 다이닝의 고급화와 세계화 속에 한국식 횟집이 갈피를 잡지 못하는데, 이러한 곳이라면 나름 이정표가 되어 줄 수 있지 않을까. 다음에도 두툼한 회 한그릇이 당기면 줄이나 한번 기웃거려 봐야겠다. P.S 전화하면 대충 대기 시간은 친절하게 알려주신다. 재방문의사: 4.5/5

이한진 숙성회

서울 강동구 구천면로 247-1 에이동 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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