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BATA 그저 컨셉뿐인 곳들과는 다르던 해산물을 석쇠에 올려 구워 먹는다는 심플한 발상에서 시작된 음식. 현재는 오사카나 도쿄 등 일본의 대도시 뿐만 아니라 한국의 몇몇 곳에서도 맛볼 수 있는 메이저한 일식 문화가 되었다. 태평양을 끼고 어업과 교통의 중심지로 빠르게 발전하던 쿠시로에서 1951년 한 여인이 고안해낸 접대의 음식으로 출발한 로바타야키. 세월이 흘러 할머니가 되시고 이제는 동생 분이 불을 지키신다. 예약은 홈페이지에서 메일로 받는 은근 트렌디한 방식이라 일어가 서툼에도 방문할 수 있었다. 1시간45분씩 3타임, 저녁에만 운영하신다. 누시마이 다리에서 환상적인 일몰을 즐긴 뒤 갈매기 소리를 들으며 고즈넉히 발걸음을 옮기니 딱 봐도 세월의 향기가 느껴지는 목조 건물이 등장한다. 디귿자로 넓게 펼쳐진 좌석에 앉으니 주인장이 숯불에 생선을 구워내는 모습이 펼쳐진다. ##로바타야끼 임연수, 청어, 고등어 등의 생선에 북방조개, 열빙어(북해도 열빙어는 한국의 그것과 다르다고), 오징어, 갯장어, 가리비까지 다양한 해산물, 거기에 북해도의 큼지막한 야채들을 숯불에 즐길 수 있었다. 3인 파티로 참석했기에 호기롭게 거진 모든 메뉴를 시켰는데.... #생선 북해도의 특산품인 홍살치(킨키)와 임연수(홋케), 거기에 고등어(사바). 킨키만 제외하면 한국에서도 흔히 먹는 생선이지만... 거의 다른 생선 수준의 무지막지한 크기를 보여준다. 살짝 해풍을 쐰 듯 꼬들한 식감에 감칠맛, 꽉 찬 기름까지 더해 엄청난 만족감을 주던. 2인에 하나 정도면 메인으로 딱 맞을 듯 하다. 특히 금태 친척?인 킨키는 7700엔으로 엄청나게 비싸지만... 크기와 그 기름기로 충분히 돈값을 하니 꼭 먹어보길 추천한다. #기타 해산물 북방조개, 가리비, 열빙어같은 북해도의 특산품을 메인으로 갯장어까지. 내장 소스나 간장 소스 등 재료에 맞는 다양한 소스를 곁들여 구워주는 점도 재미있다. 생선과 마찬가지로 지역의 압도적인 풍요로움을 보여주듯 빵과 그 식감이 어마어마했다. 특히 어른 손바닥을 가볍게 넘는 가리비가 정말 압도적. 전반적으로 한국 조개구이의 그것보다는 훨씬 설익혀 재료의 향과 식감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데, 열빙어같은 몇몇 메뉴는 약간 비위 이슈가 있을 수도 있으니 주의하길 #야채 버섯, 아스파라, 피망 등등 다양한 야채. 큼지막한 크기에 땅땅한 식감이 너무 매력적이다. 숯불에 구워 촉촉하니 너무 좋았다. 메뉴에 가격은 없지만 양에 비해 그리 비싸지 않은 듯 하니 꼭 시켜보길. ##기타 메뉴 로바타야끼라고 전부 굽는 것은 아니더라. 찌거나 볶은 해산물, 몇몇 사시미에 더불어 간단한 카이센동도 준비되어 있다. 입 안을 가득 채우던 쪄낸 굴은 신선한 바다내음이 뭔지 알려주니 꼭 하나씩 먹어보라. 식사는 스모키한 생선 육수에 말아진 오차즈케를 적극 추천. 쿠시로의 관광청 공식 영상에도 등장할 정도로 아이코닉한 곳이라 사실 조금 걱정했었다. 아무래도 이러한 식당은 관광객 위주의 소위 "컨셉" 식당이 되어 요식 문화의 진정성에는 그 거리를 두는 경우가 많으니 말이다. 그런데 웬걸, 어마어마한 크기와 품질의 해산물에 정확하게 익혀내는 솜씨까지. 시골이 아니라 대도시 한복판에 있었어도 충분히 인정받을 만한 곳이었다. 관광객의 허영 뿐 아니라 실리까지 채워주니 방문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재방문의사:5/5 P.S: 시간 제한 있어도 추가 주문은 언제든 가능하니 절대 처음부터 많이 시키지 말길 바란다. 1시간 45분동안 생선 타임어택을 할 줄이야....
炉ばた
〒085-0013 北海道釧路市栄町3丁目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