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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중류 근대의 역동의 역사를 거치며 많은 것을 잃었지만, 동아시아의 종주국으로서의, 그 음식으로서의 중식의 위치는 확고부동하다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내륙 분지에 위치한 사천은 중원의 음식에 더해진 열대의 화려함으로 우리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중국 동북부를 거쳐 들어온 중식의 역사 덕인지 비교적 서부의 요리들은 즐기기 힘들었지만, 요즈음은 사천을 포함한 다양한 중국 음식들 또한 한국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이태원 골목에 위치한 사천음식을 주력으로 하는 중식당. 전날 문자를 통해서 코스를 예약하면 된다. 대표 메뉴인 뉴자훠궈 뿐 아니라 연근 갈비탕, 마파두부등 다양한 요리가 준비되어 있다고. 과하지 않은 붉고 검은 인테리어가 분위기를 띄운다 . #라즈지 사천 분지의 입구 중 하나에 해당하는 충칭에서 유명세를 떨치는 라즈지. 동북식 독음인 라조기로 그 이름과 조리법 모두 변형되어 들어온 음식이기도 하다. 잘게 조각내어 튀긴 닭고기를 매콤하고 알싸한 마라의 맛으로 잘 볶아냈다. 여름철의 맥주 안주로 이정도면 뭐. 살코기와 튀김옷을 사용한 튀김은 정통 방식이 아닌 데다 바삭한 닭껍질을 느낄 수 없어 아쉬웠으나. 치킨 공화국에선 어쩔 수 없는 것 같기도 하다. 닭튀김에 마법 가루나 뿌릴 바에 이런거나 좀 배달해주지. #뉴자훠궈 감칠맛과 담백함을 잘 우려낸 소고기 국물에 알싸한 고추와 화자오를 더한 뒤 소 내장과 얇은 소고기를 더해 끓여낸 음식. 가볍지만 잘 우려낸 육수에 마라를 잘 더해내어 가볍고 얼얼한 쓰촨 특유의 매콤함의 매력을 잘 보여준다. 다만 내장과 소고기가 조금 더 대륙스러웠다면 어땠을지, 충분한 마라 맛에 잡내보다는 풍부한 육향으로 다가오지 않았을까 싶어 그 볼륨이 너무나 아쉬웠다. 면이나 밥을 더해도 부담스럽지 않으니 적극 추천한다. #기타 메뉴 굴소스에 가볍게 볶아낸 피망과 살짝 튀겨내어 달콤함을 입힌 꽃빵, 어린 시절의 추억을 더해주는 네모난 아이스크림까지. 꽤나 맛있었다. 나름대로 사천 요리의 문법을 잘 지켜낸 수준급의 음식을 맛볼 수 있던 식당. 가벼운 바탕 위에 고추와 화자오의 알싸함과 얼얼함이 식욕을 당겨주는 그 특유의 매력을 잘 살려내었다. 다만 재료의 특색이나 그 호쾌함이 중국 요리의 매력을 살려내기엔 조금 아쉽기도 했던 곳. 가격까지 고려해 살짝만이라도 더 호방하면 어떨까 싶지만 한국 요식업의 현실에선 조금은 요원할 수도 있겠다는 씁쓸함이 맴돈다. P.S: 녹사평역에서 육교 밑으로 바로 나오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넘어가는 것이 제일 빠른 듯 하다. 재방문의사: 3.5/5

장강중류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143-28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