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이로 가격마저 완벽한 곳 요즈음 한국 미식의 하이엔드 씬에 오마카세의 비중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스시 하면 체인점의 판초밥을 떠올리던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신기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일본 본토의 하이엔드 일식을 생각해 보면 스시 뿐 아니라 가이세키, 덴푸라를 빼놓을 수 없다. 가이세키의 경우 미슐랭 스타를 받는 업장도 생겨가는 중이다. 허나 튀김집 떡볶이의 이미지가 너무나도 강한 이쪽은 아직은 요원한 듯 하기도 하다. 신사에 위치한 덴푸라야인 키이로. 디너 5만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에 덴푸라 코스를 맛볼 수 있는 곳. 4시, 7시 타임 두 개로 운영하시는데, 7시의 경우에는 예약 난이도가 매우 높은 곳으로 유명하기도. #코스 츠마미-새우-생선-아스파라-표고새우-연근-삼치-당근-가지-아나고-식사-고구마튀김과 소금 아이스크림으로 이어지는 구성. 구성이 통째로 달라지기보단 기본적인 틀 내에서 계절감이 느껴지는 재료들을 맛보게 된다. 덴푸라 경험이 많은 편은 아니나, 재료의 수분감을 잘 살리면서도 바삭함에 조금 강조점을 찍는 스타일이라고 느껴진다. 코스를 시작하는 새우머리 튀김 두 피스와, 중간중간 등장하는 쥬시한 야채 튀김은 항상 기대되는 장면. 한껏 튀김을 즐긴 뒤 큼지막하게 다져낸 새우를 튀겨 올려주는 오차즈케와 텐동까지, 가격을 떠나서 정갈하고 맛있는 코스를 맛볼 수 있는 곳이기에, 메뉴 특유의 희소성까지 더해져 명성을 얻게 되지 않았나 싶다. 가격의 특성상 고급 원물로 호화롭게 코스가 짜여져 있지는 않지만, 오히려 그 수수함이 덴푸라라는 조리법의 매력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이 든다. 사실 현대의 일식은, 쇼진 요리와 가이세키 정도를 재외하면 그 기원이 에도 시대 좌판에서 미혼 남정네들에게 팔던 패스트푸드라고 볼 수도 있다. 빠르게 생선 숙성 역할을 대신해 주던 초대리처럼, 높은 인구 밀도와 화구를 쓰기 어려운 목조 건축의 환경에서 간단한 요깃거리가 되어 준 덴푸라라는 문화는 그렇게 탄생했다. 그렇기에 보면 덴푸라는 현대 일식이라는 문화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기둥 중 하나이기에, 꼭 경험해 보길 추천한다. 잡설: 덴푸라는 물반죽을 묻혀 튀긴 튀김을 말한다. 전분 가루만 묻힌 채 튀겨내면 가라아게, 빵가루까지 묻히면 카츠/후라이가 된다. P.S: 4시 예약은 캐치테이블로 어렵지 않게 가능하다. 재방문의사: 5/5
키이로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652 2층 206-2호
하늘호수속으로 @skylake123
잡설~좋은 정보 감솨 🫡
Tabe_chosun @star2068
@skylake123 ㅎㅎ 은근 저런게 알아두면 좋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