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촌 백숙 먹자 했잖아 한국인의 시즌음식, 닭백숙이다. 개인적으로 급속한 근대화로 인해 잊혀진 전통의 유산들 중 하나가 계절음식이라고 생각한다. 설날의 떡국 등, 사실 한국에 지금까지 내려오는 것은 정말 소수일 터. 그래도 그 중에 하나 남은 것이 복날에 닭일 터이다. 하남시 교외에 위치한 닭백숙집이다. 열한시 오픈하자마자 순식간에 자리가 차는 곳. ##고기 토종닭 한마리를 푹 삶아 나온다. 백숙과 같이 조리한 듯한 죽이 감싸져 있다. 부드러운 식감이 매력적. 원체 지방이 많은 허벅지나 날개 같은 부위는 푸딩마냥 찢어지고, 안심과 가슴살도 부드럽다. 양놈들의 치킨과는 다르게 죽과 같이 삶았기에 더욱 부드럽다. 닭 크기는 대략 900g정도로, 토종닭 치고는 작은 느낌이다. 물론 토종닭의 진한 육향과 녹진함도 좋긴 하지만, 피하지방과 두꺼운 껍질을 본다면 조금 힘들 터도 할 것, 적절한 선택인 듯 하다. 나름 작지만 토종닭답게 은은한 육향도 좋다. ##죽 누룽지 백숙답게 꼬들하고 구수한 누룽지가 일품이다. 나름 특허라고 써 있는데, 이 집 말고도 누룽지 백숙은 많은 터라.. 그래도 이 세월 동안 경찰이 없는 것을 보니 도용은 아닌 것 같으니 안심하길. 녹두가 많이 들어가 구수하니 맛있다. ##김치 배추 겉절이와 돌산갓김치, 무김치이다. 배추김치는 구수한 양념에 방금 무쳐 나와 식감이 잘 살아있고, 잘 삭아 시큼한 무김치와 돌산갓은 일품이다. 아주머니들이 바쁘셔서 리필이 늦는데, 약간 실례이긴 하지만 재촉하는것도…? ##막국수 무난하다. 넓게 썬 오이의 식감은 매력적. 그래도 대형 식당 답게 면의 메밀향도 좋고, 매콤새콤한 양념의 간도 아주 좋으니 4명 이상 간다면 추천. 한 끼 하기 좋은 닭백숙집이다. 부드럽게 잘 삶아 육향을 품은 닭과, 구수한 누룽지백숙. 그리 특별하진 않지만 한국인이라면 침샘이 자극되는 메뉴 아닌가. 4인 배를 채워줄 양인데 가격 또한 괜찮으니 좋지 아니한가. 전통에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P.S 처음 주는 고추와 된장이 기가 막히다. 거의 안 매우니 시도하길. 도대체 된장이 들어가는 메뉴가 없는데 말이다.
장수촌
경기 하남시 서하남로 428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