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서교동 #성화라멘 "돈코츠라멘의 화석 성화생라멘이 홍대로 이사왔다" 1. 홍대의 돈코츠라멘의 큰형님이 하카타분코라면, 왕십리의 <성화생라멘>은 시조새나 암모나이트로 불리워도 될 만큼 우리나라 돈코츠라멘의 산 역사라고도 할 수 있다. 일본라멘이 한국에 처음 들어왔을 때의 그 형태 그대로 왕십리에서 성업을 하시다 왕십리지역 재개발로 인해 할 수 없이 이전을 하실 수 밖에 없었단다. 그래서 선택한 장소가 우리나라 최고의 라멘 격전지인 홍대라니.... 마치 연희일품향이 중식 최대 격전지 연희, 연남지역에 비집고 들어서서 오픈하신 것과 같은 모양새다. 2. 본인도 돈코츠라멘을 일본과 하카타분코에서 배웠기 때문에 성화생라멘의 스타일은 글과 사진으로만 봤는데, 접근성이 용이한 홍대 지역으로 오시니 걱정은 되지만 나로서는 기쁘기 그지 없다. 새 가게는 아주 깔끔하다. 예전에 까페로 쓰던 곳인지 페디오도 있어 가을에는 야외에서 술 한잔 하면서 라멘도 먹을 수 있겠다. 신기하게 테이블에 가스버너 또는 인덕션렌지가 있다. 라멘집에 어울리지 않는 투자인데, 신메뉴를 보니 <돈코츠 샤부샤부> 메뉴가 신설이 됐다. 돈코츠 수프에 채소와 돼지고기를 넣어 먹는 메뉸데, 돼지고기 샤부가 더 맛있는걸 아는 나기에 끌리기는 하지만 돈코츠 소스와 잘 어울릴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긴 미국의 하이디라오에는 돈코츠 수프가 있으니 그리 나뿐 조합은 아닐 듯. 다음에 이거에 쏘주 한 잔 해봐야 겠다. 3. 기본인 돈코츠라멘에 야키교자를 주문했다. 돈코츠라멘은 7,000원인데, 옛날 돈코츠라멘의 수프 색을 대변하듯 연갈색을 띈다. 돈사골로 우려낸 국물이라고 하는데, 맛이 참 특이하다. 구수한 돼지국물의 맛이 나면서 뭔가 한국의 맛이 난다. <삼계탕>의 느낌이 나는 신기한 맛의 국물이다. 타레는 적당히 쓰여 감칠맛도 너무 지나치지 않고 좋다. 사장님께 혹시 닭육수를 섞어 쓰시냐요 어쭤봤더니 아니시란다. 돼지육수만 사용한다고 하신다. 새집이라 그런지 가게와 국물에서는 돼지냄새는 전혀 나지 않고 감칠맛 풍부하고 구수한... 뭔가 잔뜩 들어간 복잡한 맛의... 그러면서 꽤 한국 스러운 국물이 좋다. 확실이 요즘 스타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촌스러운 기성품 국물 같지도 않다. 잘 우려낸 육수에 이집 특유의 향미를 내는 타레를 잘 섞으신 듯 하다. 마치 본인이 후쿠오카에서 제일 맛있게 먹은 라멘인 <아카노렌>의 수프를 조금 연하게한 느낌도 든다. <어쨌든 현재 홍대에는 없는 스타일이다> 4. 면빨도 옛 스타일인데, 요즘 돈코츠에 많이 쓰는 직세면이 아니라 옛날 에그누들 같은 노란 꼬불면이다. 살짝 두께감도 있어서 어쩌면 중화소바의 느낌도 난다. 삼계탕맛 나는 중화소바라... ㅎㅎ 면이 조금 나에게는 푹 익은 느낌인데, 아쉽지는 않지만 조금 덜 익었으면 하는 취향적 바람도 있다. 옛스러운 것은 또 있다. 한국형 쌩김 토핑, 살짝 데친 아삭한 숙주, 거의 완숙인 달걀, 전지와 목살을 삶은 챠슈 모두 우리가 익히 알던 그런 라멘의 그것들은 아니다. 뭔가 모르게 한국의 느낌이 난다. 게다가 배추김치까지... ㅎㅎ 챠슈가 생각보다 맛있다. 모양을 봐서는 하나는 전지살 같고, 또 하나는 목살 같다. 전지살은 꽤 부드럽고 목살은 쫄깃하다. 일부러 다른 두 종류의 챠슈를 주신건지, 아니면 어쩌다 그리 된건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두껍고 무르기만한 요즘 챠슈 보다는 휼륭하다. 편하게 먹을 수 있다. 조금 푹 익은 면의 불만을 숙주가 상쇄해준다. 예전엔 거의 모든 라멘에 숙주가 들어갔느데, 요즘은 숙주 들어간 라멘을 찾기가 힘들 정도. 그런데 이집은 그걸 아주 아삭하고 신선하게 해낸다. 내공이 있다는 증거다. 아지타마가 제일 아쉬운데, 맛이야 그렇다 쳐도 익힘 정도는 조금만 덜 익히면 좋겠다. 그래야 훨씬 더 고급져 보이기도 하고... 5. 먹다보면 후추 생각이 난다. 사장님께 여쭤봤더니 후추 대신 <토카>라는 고추가루를 주셨는데, 이집 사장님이 원래 라멘을 배우신 일본의 라멘집인 '호프켄'의 특제 조미료라고 써있다. 아마도 그집에서 판매라는 고추가루인 듯 한데, 일반 고추가루와 볶은 고추가루가 섞여서 풍미를 내는 것 같다. 꽤 매워서 얼큰하게 먹긴 좋은 양념인데, 조금 느끼한 맛이 나서 너무 많이 넣지는 말자. 6. 교자가 참 맛있다. 밑에만 구운 정도도 좋고, 후추맛 알싸하지만 담백한 만두소도 좋다. 살짝 육즙이 있어서 한 입에 먹어도 기분 좋은 식감과 맛이 난다. 물론 간장도 한국식 고추가루-초간장이다 ㅎㅎ 7. 살짝 걱정이 되는 집이다. 우리나라 최고령 라멘집 중에 하나가 홈그라운드를 옮긴다는 사실 조차도 걱정이 되지만 하필이면 라멘 최고 격전지인 홍대에 올건 뭐람... 그래도 희망은 있다. 안주라인을 조금 보강하셔서 술을 같이 판매하시는 것도 그렇고, 라멘 스타일이 홍대에서는 찾을 수 없는 독특함이 있다. 라멘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일부러 찾아가 암모나이트급 돈코츠라멘을 드셔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가장 좋아하는 라멘집 중에 하나인 마시타야도 삼성동에서 홍대로 이사오시고 메니아층이 생길 정도로 성공을 했다. 부디 성화라멘도 홍대에서 꼭 성공하셔서 라멘계의 시조로서의 위엄을 이어나가시길 바란다. PS: 망플에 성화라멘의 이전 소식과 수정을 꽤 오래 전에 요청했는데, 아직도 수정이 안됐다. 할 수 없이 본인이 알려야 겠다. "여러분... 성화생라멘이 성화라멘으로 이름 바꾸고 <홍대>로 이사왔어요” PS2: 일본식으로 진하게가 가능하다 하니 다음엔 진하게 먹어봐야겠다! PS3: 홍대 상권에서 돈코츠라멘이 7,000원에 불과해도 양이 꽤 많다. 함부로 면 추가 시 쉽게 걸어나가기 힘들 수도.. ㅎㅎ ** 추천: 돈코츠라멘, 교자 #동네식당응원프로젝트
성화라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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