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코스모스시 "강남화에 성공한 코스모스시를 축하드리며" <2020년 마지막 리뷰> 1. 최근 은평구에 가성비 좋은 스시집들이 생기면서 새로운 <가성비 스시메카> 지역으로 떠올랐다. 스시이마, 스시쇼부, 스시온도 등이 대표적이고 불광동을 휩쓸었던 <코스모스시>는 더 큰 뜻을 품고 강남으로 이전했다. 결국 자리를 잡은 곳은 잠실 뒷쪽 삼전역. 코스모스시의 오너쉐프이신 이동현 쉐프님과 이전한 장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스시쉐프라면 강남에서 개업을 하고 싶어하는 것은 포부일 것이고 몇 곳의 후보지 중에 잠실을 선택했다 하신다. 손님의 입장에서는 참 현명한 선택으로 보여지는데, 잠실 인근에 괜찮은 오마카세집이 없는 것도 한 가지 요소라서 청담동 등에 비해 경쟁이 덜하면서, 주위 고객들의 구매파워는 강남 못지않기 때문이다. 물론 개인적으로 본인의 거주지에서 가까워 너무 만족스러운 로케이션이기도 하다. 2. 실내는 검은 계열의 모던하고 차분한 분위기인데 약 10석의 다찌로 구성이 되어 있다. 수쉐프가 두 분이 계신 것 같은데, 그래도 이동현 쉐프님 혼자 10석을 커버하면 좀 바쁘시긴 한 듯 하고 입구 쪽의 다섯 자리가 쉐프님이랑 교감이 가능한 골든석이 될 것 같다. 3. 예전 불광동 시절과 달라진 점은 일단 가격이 올랐다. 6만원 저녁 오마카세에서 16만원으로 인상이 되었다가 현재는 12만원으로 저녁이 책정이 되어 있다. 아마도 강남권으로 오시면서 고급화를 하신 듯 한데, 현재 12만원에서 타협을 하신 듯 하다. 강남권에서는 미들급 스시야로서는 적절한 수준이다. 물론 구성과 맛이 받쳐준다면... 그리고 예전엔 전통주와 함께 구성을 하셨다면 지금은 전통주는 빠지고 사케와 와인, 위스키 위주로 주류 라인업을 만드셨고, 다행히 화요를 구비하셔서 부담없이 술을 마실 수 있는 배려도 심어놓으셨다. 4. 일반적인 스시집과는 다른 스타일이 좀 보이는데, 아마도 이동현 쉐프님의 경력에서 기인하는 듯 하다. 아주 독특한 경력을 가지고 계시는데, 프랑스에 공부하러 가셨다가, 현지의 일본인 스시장인에게 스시를 배우셨단다. 보통 일본에서 배우거나, 우리나라 스시의 주류인 스시조, 아리아케, 스시타츠 등에서 수학하시고 개업을 하시는 것이 일반적인데, <프랑스에서 스시공부라니...> 5. 하지만 이런 경력은 오히려 이동현 쉐프님의 재료보는 안목을 높이는 계기가 됐는데, 스시에 최적화된 환경이 아닌 프랑스에서 제대로된 쌀을 고르고, 재료를 고르는 일은 남다른 노력이 필요했고, 특히 참치의 경우 통참치를 직접 해체해 가면서 재료를 준비하는 것을 배웠기 때문에 부위와 맛에 대한 이해도는 해체된 덩어리를 사다 쓰는 쉐프들에 비해 높다고 자부를 하신다. 그 말도 일리가 있는게, 12만원 가격의 미들급 스시야에서 먹을 수 있는 최고의 마구로들을 여기서 먹을 수 있었다. (하이엔드 스시집과 비교해도 절대 밀리지 않는 수준) 6. 플레이팅도 조금 다르다. 보통 스시집에서 시작하는 사시미는 몇 조각씩 순차적으로 주시는데 여기는 플레이트에 근사하게 한 접시 내어 주신다. 마치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쉐프가 정성스럽게 플레이팅하는 것처럼 만들어 주시니 받는 사람도 기분이 좋아진다. 시작으로 주신 대게살과 우니, 두 번째로 주신 사시미, 뒷쪽에 주신 랍스터테일 비스크소스, 서비스로 주신 사시미가 좋은 예이다. 음식에 일식 뿐만 아니라 프렌치나 중식 같은 터치가 느껴지는데, 비스크를 사용한 짜왕무시와 랍스터테일, 튀긴파를 넣은 스시, 파이베이스의 초코렛케익 등이 그렇다. 일식의 정체성을 침범하지 않는 정도의 적당한 맛의 터치가 참신하다. 7. 네타는 모두 신선하다. 흰살생성은 너무 무르지 않고 살짝 치감이 있게 숙성이 되어서 맛과 식감을 동시에 느끼게 해줬다. 압권인 것은 우니와 참치다. 우니는 쉐프님이 특히 세심하게 고르시는데, 철마다 가장 최상의 우니를 직접 까다롭게 골라오시니 수산시장에서도 상인 사이에선 악명이 높다고 ㅎㅎ 모양은 녹지 않고 색감은 신선한데 크리미한 맛과 달콤함이 너무나 인상적인 우니였다. 비린맛은 1도 없고 명반의 쓴맛도 안느껴진다. 8. 참치류는 최근 먹은 참치 중에서는 가장 신선하고 맛내기도 잘됐다. 얼마전 다녀온 스시코테이가 참치로 승부를 거는 곳이였는데, 절대 그곳에 밀리지 않고 오히려 더 맛있으니 이동현 쉐프님의 안목과 솜씨도 참 대단한 것 같다. 게다가 이집 시그니쳐인 <오징어먹물샤리>는 참치와의 궁합이 너무 좋아 서로의 맛을 극대화 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일반 샤리와 오징어먹물 샤리를 같은 참치에 넣고 비교했더니 오징어먹물샤리가 압도적으로 감칠맛과 선명함이 뛰어나다. 이탈리안 퀴진에서 아무리 먹어도 오징어먹물의 진가를 알 수가 없었는데, 여기서 오징어먹물의 진가를 느낄 수 있었다. 9. 독특한 맛내기들을 요소요소에 잘 배치해 두셨는데, 비스크소스를 올린 짜왕무시를 시작으로, 튀긴파를 넣은 광어는 파의 불향과 광어의 신선함이 합쳐져 천상의 맛이였고, 생생강을 바로 갈아 올려주신 사요리는 또다른 세상의 맛을 보여주는 환상의 궁합이였다. 오징어먹물샤리야 위에서 극찬을 해서 또 언급하면 입이 아플 지경이고, 아나고도 이집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타레와 소금의 맛을 동시에 보여줬다. 구태의연함 없이 계속 몰아치는 맛의 변화가 너무나 즐거운 식사였다. 10. 살짝 아쉬웠던 부분은 샤리가 본인 취향 보다는 단단하다는 것. 가츠 식으로 튀긴 생선이 크게 인상적이지 않았다는것 정도인데, 튀김 보다는 구이가 낫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11. 사실 이집의 매력은 단지 음식에서만 찾을 수 없다. 사장님 내외분이 너무나 주당들이신데, 보통은 쉐프님들과 한 잔씩 주고 받으며 식사를 하지만 이날은 너무 흥이나서 안사장님도, 서버님들도 합세해서 건배를 했을 정도로 친화력이 좋은 가게다. 강북의 가성비 대표주자에서 강남으로 넘어와 변신을 꾀했는데, 나의 기준으로는 충분히 성공을 하고 이제는 지역사회에 안착을 한 느낌이다. 매장 손님도 만석이지만, 포장손님도 꽤 있어서 지속적으로 스시를 만드시는 모습이 이집이 발전해 나가는 모습 같아서 흐믓하게 바라보게 된다. 이집은 우리가족 스시집으로 삼을까 생각 중이다. 맛의 진하기도, 손님들과의 응대도 참 좋다. 아이들과의 친화력 마져 갖추셨다면 더 이상의 가족 스시집이 없을 정도로 만족스럽다. <저희 동네로 오신걸 환영합니다 ㅎㅎ> ** 망플러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러셔스의베스트술집 #러셔스의베스트씨푸드 #동네식당응원프로젝트
코스모 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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