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교동 #멘야준 "아쉬운 준수함" 1. 홍대, 합정, 망원, 연남 지역은 라멘의 대격전지다. 불나방들 처럼 새로운 라멘집이 계속 이 지역으로 몰려온다. <라멘 특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러다보니 라멘 메니아들이 몰려든다. 수요가 많으니 공급이 많아진다. 과도한 공급일 수는 있지만 그걸 극복하기 위해 공급자들은 본인들만의 차별적 라멘을 만들어 공급한다. 라멘 러버로서는 얼마나 행복한 선순환인가 ㅎㅎㅎ 2. 멘야준은 서교동 지역의 신상 라멘집이다 (이젠 신상이라고 하기엔 세월이 좀 흘렀지만...) 본인이 아주 좋아하던 집밥 스타일의 김밥집이 이 자리에 있었는데 폐업을 했다는 소식에 아쉬움이 컸고 그 대신 들어선 멘야준이 굉장히 궁금하기도 했지만, "너희들 내가 좋아했던 식당을 자리에서 맛없기만 해봐라..." 라는 심통도 났던 개업이었다 ㅋ 3. 게다가 차분하고 재료의 맛을 기가 막히게 뽑아낸 최애 라멘집 중에 하나인 <라멘 베라보>가 서울에서 철수를 하면서 이 지역에 닭육수로 만든 라멘의 공백이 생겼는데, 그 공백을 메울 시오, 쇼유라멘을 들고 나온 멘야준의 기대는 정말 남달랐다. 여러 번 시도 끝에 드디어 멘야준의 시오라멘을 먹어보았다. 4. 기본인 시오라멘을 주문하고 기다렸는데 단정하게 플레이팅된 라멘이 서빙이 됐다. 사기그릇에 사기 숟가락은 음식을 받는 이로 하여금 안심되게 만든다. 수비드목살 챠슈 1장 수비드닭가슴살 챠수 2장 아지타마 멘마 그리고 파 간단하지만 있을 건 다 있는 구성이다. 5. 국물을 한 모금 머금으면 뜨끈한 온도감이 아주 맘에 든다. 최근 맛있게 먹었던 라멘트럭쇼유라멘은 온도감이 아쉬웠는데, 이집은 추운 겨울에 한 모금 머금으면 온 몸이 녹을 것 같은 뜨끈함이다. 일단 시작이 좋다. 그런데 생각보다 조미가 강하다. 닭의 육향도 강하지만 소금 간이 짠게 아니라 조미성분의 맛이 강하다. (단도직입적으로 MSG) 맛은 있지만 개운함은 결여된 국물이다. 감칠맛이 지나치게 자극적인 맛이라 맛은 있지만 깊이는 느껴지지 않는다. 진한데 얕다. 6. 목살챠슈는 종이장 처럼 얇은 것은 의도적인지는 몰라도 충만감은 없다. 대신 닭가슴살 챠슈는 기가막히게 잘 조리가 되어 부드러움의 극치를 이룬다. 아지타마는 평범했고 멘마는 식감이 좀 무른 대신 많이 넣어 주시니 감사하다. 대신 의외로 대파들이 국물과 참 잘 어울린다. 7. 면빨은 살짝 가타멘이라 처음에는 국물과 조금 충돌하는 듯 뻣대는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나면 국물과 한 몸이 되어 맛있다. 8. 전체적으로 맛있다. 그런데 본인이 바라는 시오라멘의 방향과는 조금 다르다. 수프, 면, 고명 모두 정성들여 잘 준비하셨지만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룬다고는 말 못하겠다. 그런데 맛은 있으니 대중적으로는 어필을 할 것 같다. PS: 화이트페퍼를 갈아 넣으면 맛은 급반전 한다. 좋은 반전이다. 가리는 함께 먹지 않는 것이 낫겠다. 국물과 상극으로 혀를 자극한다. #러셔스의베스트라멘

멘야 준

서울 마포구 동교로 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