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천동 #산골 "봉천동에서 느끼는 소박한 호사와 완벽한 김치의 향연" 1. <봉천동중앙시장>에는 그리 크지 않은 순대거리가 조성이 되어 있다. 일렬로 늘어선 식당들 속에 반 정도가 순대, 머리고기, 국밥을 팔고 있는 곳인데, 이곳이 최근 <순대오마카세>라는 멋진 이름으로 알려지면서 젊은 분들이 많이 찾는 머리고기 명소가 되었다. 2. 그 중에서도 <산골>이 가장 인기가 있는데, 망플에서도 그 인기를 실감한 것이, 본인이 처음 가고싶다를 했을 때만 해도 리뷰가 하나도 없었는데, 현재 이미 8개의 리뷰와 4.0이라는 평점이 자랑스럽게 부여가 되어 있다. 오랫동안 가고싶었던 <산골>을 드디어 방문할 기회를 만들었다. 3. 가게에 들어서면 입구쪽에 주방과 주방을 둘러싼 다찌석이 있다. 6시 전에 갔는데도 다찌는 거의 만석, 안쪽 테이블은 반 정도 손님으로 차있을 정도로 다른 집들에 비해 인기가 있다. 고기를 손수 다듬으시는 사장님과 주방 이모님들이 모두 다정하시고 친절하신 것도 이집의 특징이다. 모두들 마스크를 쓰고 계셔도 눈에는 눈웃음이 자르르 하다 ㅎㅎ 4. 일행을 기다리는 동안 심심할까봐 자투리 고기를 내어주시는 배려가 참 좋았는데, 주문은 김치전, 모듬, 닭고기, 내장탕으로 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3명이서 소주 5병에 맥주 1병을 순삭했다. 그 만큼 위력적인 안주들이다. 5. 하루에 일정량의 돼지머리를 준비하시는데, (3-5개 정도 준비하시는 듯) 주문과 동시에 머리고기를 손질해서 부위별로 쓱쓱 썰어내신다.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내장을 또 잔뜩 주시는데, 간, 허파, 귀고기, 애기보 (암뽕), 곱창 그리고 당면순대 등도 푸짐하게 썰어서 두 접시를 쓰리즈로 주시는데 이게 겨우 15,000원이다. 이 정도 양이면 성인 3명이서 소주 너댓병은 너끈하게 순삭할 수 있는 양이다. 6. 맛도 상당히 좋다. 어느 부위든 냄새는 일절 없이 돼지 특유의 고소함이 잘 살아있다. 부드러운 부위는 충분히 부드럽고 쫄깃해야할 부위는 중분히 쫄깃하다. 이 맛있는 고기를 시골된장으로 만든 쌈장과 청양고추를 넣은 새우젓이 더욱 맛좋게 만들어준다. 거기에 집에서 키운 듯해 보이는 텃밭 청양고추도 한 몫 단단히 하고... 7. 닭고기가 예상외로 선전한다. 푹 삶아 국물 뺀 노계 (노계 직전의 큰닭)를 찢여 부드럽게 국물에 데쳐 내어주시는데, 닭의 고소함과 부드러움이 그득하다. 7,000원의 호사가 느껴진다. 8. 사실 여기까지는 다른 곳에서도 잘 찾으면 맛볼 수 있는 맛인데 김치들이 환상적이다. 배추김치, 열무김치, 깍뚜기를 모두 주신다. 배추김치는 살짝 덜 익은 듯하지만 젓국 없이 서울식으로 시원한 맛과 아삭함이 좋다. 묵은지 열무김치가 환상적이다. 이런 김치 어디서도 먹어본 적이 없는데, 묵은지의 눅진함을 가지면서도 열무, 얼가리의 시원함도 있는 환상의 김치다. 깍뚜기도 서울식 국물깍뚜기인데, 희한하게 단맛을 뺀 시골식. 김치 원-투-쓰리 펀치에 고기들이 더 없이 힘을 얻는 형국이다. 9. 참 좋은 곳이다. 맛도 세속적인 맛이 아니라 시골 장터에서 먹을 법한 시골의 맛이 녹아있다. 게다가 이모님들의 응대도 서울의 그것이 아니다. 활기가 있고 웃음이 있고 정이 넘친다. <겨우 6만원도 안되는 돈으로 아재 셋이서 "호사"를 누렸다> PS: 머리고기의 식감은 솔직히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 너무 부드러워 뭉그러지는 식감이 있는데, 호불호 요소 PS2: 여기 처음 소개해주신 홀릭 권오찬님 땡큐! #러셔스의베스트고기 #러셔스의베스트술집 #동네식당응원프로젝트
산골
서울 관악구 관악로 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