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파불라 "사천음식도 청담스타일로..." 1. 사천요리에 중독까지는 아니여도 훠궈나 마파두부는 꼭 사천식이여야만 직성이 풀리는 입맛이라 왠만하면 한국 중식당에서 <사천-, 마라-> 이런 식의 메뉴는 절대로 주문해 먹지 않는 취향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일반적인 볶음에 화자오랑 라유 좀 넣고 사천식입네 하는 것이 보통 돈코츠에 라유 좀 넣고 매운 돈코츠라고 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고 맛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엣푸드의 시추안하우스도 인상적이지 않았고 심지어 청담동 한복판에 들어선 <파불라> 는 더더욱 가고 싶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 레스토랑 중에 하나였다. 2. 일요일 저녁에 가볍게 중식으로, 그것도 사천식으로 간단히 한 잔할 곳을 찾다보니 강남권에서 남은 곳이라곤 파불라 뿐이라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자리가 뜻밖에 본인의 편견을 깨주는 좋은 경험이 되었다. 청담동의 고급 레스토랑 컨셉의 중식당이라 내부는 모던하고 깔끔하다. 분위기도 차분하고 테이블 간격도 넓은데 가장 맘에 들었던 것은 움직임 없이 든든한 테이블. 게다가 말끔하고 친절한 서비스도 아주 맘에 든다. 주문은 산니백육, 소고기 마라상궈, 게살춘권으로 부탁을 드렸다. 3. 첫 주자로 나온 산니백육은 비주얼 부터 고급스럽고 멋지다. 길게 편으로 슬라이스한 오이를 리본 처럼 깔고, 그 위에 얇은 삽겹살을 올리고 마늘과 고추기름으로 맛을 낸 달달하고 매운 마늘소스를 올렸다. 오이의 상큼함과 돼지고기의 질깃함, 부담스럽지 않은 달달함과 고추기름의 풍미가 참 맛있다. 대신 사천식이라고 하기엔 좀 달달하고 화자오 맛이 순하다. 그래서 화자오 추가와 고수를 추가해 먹었더니 풍미가 대폭발이다. 아주 맛있는 사천식 마라 냉채가 됐다. 4. 소고기 마라상궈도 맛이 있는데, 조금 맵게, 안달게 해달라고 요청을 했더니 좀 많이 맵다. 대신 마라탕 집에서 먹던 맛과는 차별적으로 고급스럽고 재료의 질도 좋다. 너무 매워서 고량주 없이는 좀 힘들었는데, 향기 좋은 주선방이 혀를 독하게 달래준다. 5. 마사상궈로 땀샘이 터져서 맵지 않은 아이템으로 주문한 게살춘권. 8피스가 나오는데 32k 이니 꽤 비싸다. 그런데 아주 만족스럽다. 미국 중식당 가면 많이 볼 수 있는 게살크림완탕 같이 크림치즈에 게살향 조금 넣은 것이 아니라 주문과 동시에 춘권피에 크림치즈를 바르고 통게살을 넣고 돌돌 말아 튀겨냈다. 크림치즈는 풍미만 주고 통게살이 메인인 고급스러운 춘권이다. 바삭한 춘권피가 고소함과 혀를 수딩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매운 마라상궈와 궁합이 너무 잘 맞는다. 6. 파볼라에 대한 편견이 바뀌었다. 완전한 사천식은 아니지만 한국식으로, 그것도 청담스타일이라고 볼 수 있겠다. 고급스러운 분위기에서 맛있게 매운 사천요리집 아주 만족스러운 방문이였다. PS: 룸이 있어 프라이빗 모임에도 적절하다. #러셔스의베스트중식
파불라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81길 51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