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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scious.K
추천해요
2년

#석촌동 #오로라경양식 "40년 전의 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귀한 곳" 1. 일본식 프리미엄 돈카츠가 대세인 요즘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경양식 돈까스의 관심도 점점 증가하고 있는 것이 눈에 보인다. 유명 블로거 중에 한 분인 '피아노조율사'님도 짜장면에 이어 경양식 전국투어를 하셨고 우리 홀릭님들도 훌륭한 경양식집을 발굴해 종종 소개할 때마나 많은 분들의 관심이 집중이 된다. 2. 본인도 어렸을 때부터 경양식을 먹고 자란 세대라 경양식 레스토랑을 보면 옛 감성이 새록해 지는데, 특히 80년대 을지로에 있던 <동그라미>라는 경양식집은 아버지와 종종 다니던 곳으로 지금도 그 추억이 마음 한 구석에 아련히 남아있다 (당시 동그라미 아는 분 계신가요? ㅎㅎ) 3. 석촌동에 위치한 <오로라경양식>은 강남권에서는 유일하게 발견되는 오래된 경양식집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단촐하고 소박하게 꾸며진 내부는 시골 식당의 느낌도 주는데, 벽에 걸려 있는 이런 저런 영화 포스터가 클래식한 느낌을 주고, 손님을 맞이하는 연세 지긋하지만 서빙폼 나는 안주인의 손님맞이에서 경양식 노포로서의 기대감이 상승이 된다. 이집 벽면을 보면 70년대는 소공동 멕시코 80년대는 압구정동 모멘트와 채플린 90년대는 삼성동 추억만들기라는 이름으로 경양식집을 운영하시던 이집의 역사를 한 눈에 알 수 있다. 거의 40년 전에 영업을 시작하셨고 삼성동 추억만들기를 끝으로 사업을 접으셨다가 10년 쯤 쉬고 몇 년 전에 다시 오로라경양식을 시작하셨다고 한다. 약 40년의 역사, 그리고 영업을 하신 것은 약 30년 정도가 되신다. 4. 그러다보니 이집의 음식들은 굉장히 클래식하면서 깔끔하고 정갈하게 서빙이 된다. 옛날 분들이 풍부하지는 않아도 격식은 잘 차렸던 것처럼, 당시의 경양식은 서버들도 베스트에 보우타이를 고집했던 것 처럼, 이집도 옛스러움을 많이 간직하고 있다. 경양식의 상징인 접시들이 모두 도자기 제품을 사용하시는 것부터 격식이 느껴지는데다 내어주시는 코스의 순서와 플레이팅도 그 옛날 격식대로다. 밥이 접시에 나오는 것만 봐도 알 수가 있다. 5. 음식의 맛도 푸근하다. 조금은 아쉬운 부분들이 없지는 않지만 옛 경양식의 기준으로 보면 불만 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처음 나오는 수프는 짭쪼름한 크림수프인데 아무래도 시판제품이지 않나 싶다. 그렇지만 뭉쳐진 전분 전혀 없이 정말 곱게 잘 끓여낸 수프다. 본인도 수십년 오뚜기수프를 끓여 봤지만 꼭 덩어리가 생기더라 ㅎㅎㅎ 6. 그 뒤로 주신 샐러드는 평이하지만 코스에 꼭 있어야 하는 부분이다. 미리 주셔서 미라 다 먹어버린 아쉬움이 좀 있긴 했다. 정식과 돈까스를 주문했는데, 정식은 돈까스, 생선까스, 새우후라이 그리고 함박스테이크가 모두 나온다. 돈까스는 굉장히 얇게 잘 핀 고기다. 튀김옷의 밀착도도 좋고 겉이 바삭한게 튀김의 고수의 솜씨다. 너무 헤비하지 않고 달지 않은 소스와 궁합도 좋다. 7. 생선까스도 특출나지 않게 맛있다. 정갈한 타르타르 소스와 함께 맛있게 먹었다. 새우후라이가 특이한데, 큰 새우를 버터플라이해서 머리와 꼬리째 튀겨냈다. 처음엔 모양을 보고 갸우뚱 했지만 재미난 모양 잡기에 즐거운 느낌이 든다. 함박스테이크는 요즘 잘나가는 집과는 좀 다른 식감이다. 무리 없이 맛있게 먹었다. 8. 컨디먼츠로 주시는 양파옥수수, 올리브, 당근양파?가 보기에는 어색하지만 튀긴음식과 잘 어울린다. 양이 좀 적어서 세가지를 섞어 먹어도 참 괜찮다. 다만 옛날 그 느낌대로 마카로니샐러드를 주셨으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9. 밥과 깍뚜기가 참 맛있다. 고슬하니 지어진 흰 쌀밥이 돈까스와 안어울릴 수 없지만, 또 밥이 맛없으면 전체적인 맛을 떨어뜨리니 이집 밥이 한 몫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살짝 느끼할 때 맛보는 깍뚜기도 참 맛있어서 한 번 더 청해먹었다. 10. 대단한 맛 보다는 옛맛의 계승이라는 느낌이 드는 곳이다. 이보다 더 맛있고 푸짐한 집도 있겠지만 이집은 이집 나름내로의 내공에서 나오는 맛과 감성이 잘 느껴진다. 다행히 요즘 경양식의 붐에 힘입어 70대의 안사장님과 80대의 바깥사장님의 대를 이어 아드님이 영업을 하실 거라고 하니 앞으로 집 근처에서 경양식 먹고 싶을 때는 이집을 찾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우리 아이들 손잡고 경양식 사주러 오로라에 와야겠다> #동네식당응원프로젝트

오로라 경양식

서울 송파구 백제고분로39길 33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