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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영덕집 #회식하자 5 "더할나위 없다는 말은 이집에 딱이네" "강남 최고의 가성비에 신선한 재료, 훌륭한 구성, 넘치는 양, 게다가 맛있기까지" 진짠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전국에 맛있는건 서울로 다 모인다는데 그 서울 중에서 좋은 건 다 강남으로 모인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강남은 문화, 교육, 의료, 쇼핑 등 생활 조건에서는 전국 최고의 수준과 편리성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강남에 살기 시작하면 외부로 나가기 힘든 면이 있기도 하다. 이런 편리성의 댓가로 비싼 물가는 어쩔 수 없긴 하지만.... 그런 강남에서 33,000원으로 바로 찐 활대게찜까지 포함된 해물코스를 맛볼 수 있다고 하면 믿을 수 있을까? 서초동 법원 근처의 영덕집은 가격, 맛, 분위기, 음식구성까지 본인이 지금까지 봐왔던 모든 식당들 중에 최적의 식당이라고 주저 없이 말할 수 있겠다. 왠지 걸음걸이도 조심해야할 것 같은 법원타운 서초동의 중앙지법 앞에 자리한 영덕집은 꽤 오래되 보이는 건물의 지하 2층에 자리한다. 지하 2층까지 엘레베이터가 내려가는걸 보면 처음 건물이 들어설 때는 지하 종합상가 같은 아케이드 형식의 건물을 의도하신 것 같다. 세월이 지나 퇴색되기는 했어도 여전히 여러 식당들이 번듯하게 영업을 하고 있다. 식당 내부는 딱 선술집의 모습이다. 강남의 부티나는 인테리어는 기대도 말고 어르신들 많이 가시는 편안한 회파는 실비집 정도의 분위기를 생각하면 딱이다. 실제로 거의 모든 테이블은 최소 30대 중반의 회사원부터 60대 이상 어르신들의 자리들이 대부분이고 모두 친구모임, 회사회식 같은 모임자리가 진행이 되고 있었다. 저녁 메뉴는 영덕정식 단일메뉴이고 코스에서 추가는 단품으로 가능하다. 단품메뉴가 그리 싸진 않아 보이는데 33,000원의 영덕정식은 너무나도 훌륭한 가격으로 메뉴판에서 반짝인다. 시작은 포항 과메기다. 일반적으로 죽으로 시작하지만 이날은 죽은 스킵 (재료비 인상으로 그런 것인지, 이날만 스킵인지는 모르겠다). 과메기가 반짝반짝 신선해 보이지만 더 신선해 보이는 것은 채소들이다. 다시마, 마늘, 쪽파, 고추까지 아주 탱글하고 신선하다. 깻잎에 싸서 이집 특제 초고추장과 함께 과메기 한 입하면 비린맛은 많이 잦아들고 고소함이 물결친다. 올 첫 과메기인데 아주 만족스럽다. (옆방은 과메기 추가하네 ㅎ) 다음 코스는 가자미 세꼬시 무채 깔고 뼈째 얇게 썰어낸 시장 스타일의 진짜 세꼬시인데 고급 세꼬시에 비해 뼈가 단단해서 호불호가 있을 수 있지만 충분히 자기 몫을 하는 칼질과 맛이다. 회를 먹다가 조금 물린다면 무침으로 변신이 가능하다. 채소 더 넣고 맛있는 초고추장으로 맛깔나게 무침으로 만들어 주신다. 무침은 먹다가 또 물린다면 회비빔밥으로 2차 변신이 가능하다. 주방에서 참기름 조금 얻어다 마무리로 주시는 양푼밥에 넣고 쓱쓱 비비면 달콤한 회비빔밥이 완성이 된다. (꼭 기억하세요... 2차 변신) 그 다음 고소한 전 하나 주시는데, 이날은 메생이전을 주셨다. 차가운 음식 이후에 나오는 따듯한 기름기는 나이소 초이스! 그 뒤로 꽤 마신 속을 달래주는 홍합탕이 서빙이 되는데, 조미료 없이 딱 홍합과 대파, 그리고 고추로 맛을 냈다. 밍밍한 듯 하지만 시원하고 연하게 감칠하다. 뜨끈해서 좋다. 이 타이밍에 세꼬시 무침으로 입을 달래면 계란찜을 내어주신다. 대단할 게 없는 계란찜이 술꾼들에겐 이 순간엔 참으로 귀하게 느껴진다. 조미료 사용 없이 담백하고 부드럽게 들어오는 계란찜은 최고의 술안주가 된다. 다음 코스로 장어구이를 주시는데 빵이 두껍지는 않지만 비린내가 별로 없이 바로 구워내서 술안주로 적합하다. 생각 한 쪽 올려 먹으면 선방하는 메뉴가 된다. 다음이 하이라이트인 대게찜. 러시아산이긴 해도 냉동대게가 아니라 활대게를 바로 쪄서 주시니 달달한 게살이 훌륭하다. 게다가 먹기 편하게 해체해 주시니 호강이라 할 수 있다. 게장은 그냥 마셔도 좋고 추가금 조금 내고 밥볶아도 좋다. 두 마리 이상이라면 뚜껑 하나는 내장을 남겨 놓는 것도 좋은 팁이다. 뒤에 식사가 나오기 때문에 굳이 게장볶음밥으로 배를 채우지 않고 맛보기 정도로만 먹어도 되고 남은 내장은 소스로 이용해보자. 술자리가 막바지로 올라오면 단백질 안주가 더 필요한 시점이 오는데 여기에서 자반고등어 구이를 내어주신다. 꾸덕하고 짭쪼름하니 배부른 술꾼들에겐 더할나위 없이 좋은 안주다. 마무리 식사로 강된장과 양푼밥, 그리고 반찬을 주신다. 너무 짜지 않고 감칠맛 좋은 강된장 비빔밥도 좋고 게내장 볶음밥도 좋은 식사가 되고 위에서 말한 세꼬지무침으로 비빈 회비빔밥까지 식사만 세 종류로 골라 먹을 수 있다. 탄수화물 호사가 바로 이 시점이다. 배 터지는 시점에 뜨끈하게 마무리 하라고 누릉지 한 사발로 마무리를 해주신다. 아무 것도 안들어갈 듯한 위장을 구석구석 마사지 하듯 숭늉과 누릉지가 위장을 어루만져준다. 이렇게 먹고 1인 33,000원이니 만족하지 않을 리가... 그렇다고 맛이 형편없다면 한 번의 경험으로 족할 텐데 조미료 사용은 최소화해서 입안이 담백하다. 게다가 항상 손님이 많아 재료까지 신선하니 나올 때는 박수치며 사장님께 감사의 인사까지 드리고 나왔다. 과연 서초동에서 이 가격으로 이런 구성의 음식을 주신다면 남는게 있을까 싶을 정도의 코스다. 이곳을 알려주신 홀릭 블랙 권오찬님께 감사를 드린다 ㅎㅎ #러셔스의베스트술집 #러셔스의베스트시푸드

영덕집

서울 서초구 법원로2길 7-4 동용빌딩 지하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