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평택 #홍행원 "왕본휘 사부의 100년 중식 내공을 맛볼 수 있는 곳" 1. 평택, 오산 지역에 꽤 이름난 노포 중식집들이 많다. 하지만 왕본휘 사부의 <홍행원, 鴻杏園>이 평택 最古의 중식당이라는 사실을 아는 분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왕본휘 사부님의 가족은 약 100년 전에 한국으로 이주해 평택에 자리한 토박이 화상가족인데, 1928년에 선대께서 <홍행원>이라는 이름으로 식당을 개업한 것이 시작이다. 그 후 1대 사장님의 아들인 현 홍행원의 사장 왕본휘 사부가 가게의 자리를 옮기며 <동해장>이라는 이름으로 개명해 운영을 하다, 건강상 이유로 동해장을 아들에게 물려주고 잠시 휴식기를 갖었다. 최근에 다시 왕본휘 사부가 평택 합정동에 가게의 뿌리인 <홍행원> 이름으로 부활을 시킨 업장이 현재의 <홍행원>이다. 연속성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가족의 명맥이 이어졌고 현재 90년의 업력을 가진 평택에서 제일 오래된 중식 노포라고 할 수도 있겠다. 가게의 역사가 어찌 됐던, 독특한 요리세계를 가지고 계신 중식 명인급의 왕본휘 사부가 직접 요리하는 중식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이 <홍행원> 최고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2. 홍행원은 요리를 먹으러 가야하는 집이지만 (워낙 가지튀김이 유명함), 간짜장과 매운 유니짜장 또한 매우 유명해서 90년 화상의 간짜장을 맛보기 위해 방문을 했다. 홍행원은 요리도 재미있지만, 식당의 구조도 재밌고, 사부님의 입담도 재미있는 곳이라고 보면 된다. 가게를 들어서면, 복도 양쪽으로 룸들이 나열이 되어 있는 일식 또는 한식집 구조인데, 예전 일식집을 인수해 그대로 사용하셔서 이런 독특한 중식당 구조가 만들어 졌다. 게다가 음식이 나오는 기물도 예전 일식집 기물들이라 일식 접시 위에 중국 음식을 올린 재미난 비주얼을 볼 수 있다. 이 또한 이집의 독특한 매력일 수 밖에 없다. 3. 간짜장을 하나 부탁 드리고 기다리니 잘 볶아진 환상적인 비주얼의 간짜장이 나왔는데, 파란색 도자기 접시에 볶음짜장면 처럼 면과 장이 섞여진 간짜장이 서빙이 되어 나왔다. 거기에 단무지 그릇도 짜장면 그릇과 깔맞춤을 하고 있어 전혀 위와감이 없는 비주얼이다. 딱 하나 아쉬웠던 부분은 블로그에서 보면 잘 튀긴 계란 반숙을 오려주셨는데, 본인에게는 방금 썰은 오이채를 주셨다. 4. 본인이 첫 손님이라 조리도, 서빙도 사부께서 직접 해주셨는데, 짜장그릇을 놓으면서 하시는 말씀이 "우리 짜장은 달지 않아요~~~~, 다른 곳과는 달라~~~" 였다. 젊은 사람들은 달지 않으면 짜장이라고 생각을 안한다면서, 젊은 사람에게는 그런 이유로 짜장면에 대한 설명을 해주시지 않는다고 하신다. 본인 요리에 대한 자긍심이 느껴지는 부분이고, 그걸 몰라주는 젊은 세대들에 대한 섭섭함도 느껴지는 불평이다. 본인에게 자세히 설명을 해주시지 않은 것은 날 젊은이로 보신걸까? ㅎㅎㅎㅎㅎ 5. 면은 볶아진 듯 하지만 볶지는 않았고, 장을 볶은 뒤에 면을 넣고 버무린 듯한 비주얼이다. 면빨은 굉장히 얇은데, 생면으로 치면 <중면> 정도의 두께고 굉장히 부드럽고 매끈하다. 지금까지 먹은 그 어느 짜장면 보다 얇은 면인데, 너무나 본인 취향이다. 얇은 면 사이로 짭쪼름한 장의 맛이 선명하게 녹아있고 고스란히 느껴진다. 6. 장은 굉장히 고소한 맛을 뿜어낸다. 단맛이라고는 1도 찾을 수 없이 춘장이 고스란히 입안에 퍼지는데, 콩이 발효되면서 공통적으로 나는 쿰쿰한 향과 춘장의 감칠맛이 짭쪼름함과 더불어 제대로 발현이 된다. 발란스는 당연히 양배추와 양파가 맞춰준다. 자잘하게 씹히는 양배추와 서석서걱 씹히는 양파는 자연의 단맛을 장에 불어넣는다. 여기에 탕수육에나 쓰일법한 퀄리티의 등심스러운 고기가 육향을 내면서 풍성하게 씹히니 고급스러움까지 더한다. <본인에게는 완벽한 간짜장 한 그릇이였다> 7. 왕본휘 사장님은 사람과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신다. 계산을 하면서 코로나 시국과 관련된 식당 예의를 얘기하시면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주시는데 이야기가 끝이 나질 않는다 ㅎㅎ 시간상 음식 이야기는 깊이 있게 나누지 못했지만 다음 방문 때는 요리와 함께 음식 이야기 보따리를 함께 풀고 싶은 분이시다. 음식에 대한 프라이드와 가문에 대한 사랑도 느껴지는 대화시간이였다. 8. 서울에서 일부러 먹으로 오기에는 조금 먼 감은 없지 않다. 하지만 서울에서는 절대 먹을 수 없는 음식이기에 일부러 발걸음 해도 후회는 없겠다. 다음엔 본인이 그런 발걸음을 하고 싶다. PS: 홍행원, 鴻杏園 의 한자 뜻은 기러기와 살구나무 정원이라는 뜻인데, 예상으로는 중국의 고향 마을의 풍경이 아닐까 상상을 해본다.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실향민들이 마을 이름을 가게이름으로 사용하는 경우 처럼, 홍행원은 1대 사장님께서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지으신 듯 하다. 다음 방문 때는 꼭 가게 이름의 유래를 여쭤봐야겠다. PS2: 가게의 역사를 찾다보면 재미있는 사실도 발견하게 되는데, 남부 경기도 지역의 유명한 중식당들의 관계가 신기할 정도로 재밌다. 글에서 언급했듯이 홍행원은 평택 동해장과 부자관계, 평택의 개화식당과는 친척관계, 강렬한 유니짜장으로 유명한 평택 쌍흥원과는 사돈관계시란다 ㅎㅎ #동네식당응원프로젝트 #러셔스의베스트간짜장
홍행원
경기 평택시 조개터로34번길 10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