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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문동 #원성반점 "75년 화상 중식 잠룡(潛龍)의 엄청난 간짜장을 경험하라" 1. 동네마다 있는 중국집들도 지역의 특색에 맞게 그 맛과 업력도 달라진다. 특히 서울 지역은 개발의 후유증으로 노포들은 쫓겨나고 세련된 자본이 그 자리를 매우게 된다. 겉보기는 훌륭해 지지만 어찌보면 전통은 박해받고 내몰리는 모양새가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2. 짜장면 리뷰를 하면서 가고싶은 중국집들의 위치를 연결짓다 보면 재미난 특징이 있는데, 서울 동북부의 예를 들어보면 종로 (홍릉각, 일번지, 방산분식, 상해반점)에서 시작된 짜장면 벨트가 보문동 (신진원, 영순관, 금문장, 안동반점), 제기동 (홍릉각, 정궁중화요리, 홍콩중화요리, 중국관), 청량리, 전농동 (동해루, 신락원, 동성루), 회기동 (경발원, 동해루) 지역으로 연결이 되고 북쪽으로는 (원성반점, 수정각, 홍방원) 등으로 이어지는데, 모두 개발의 광풍이 빗겨간 서울에 얼마 남지 않은 비개발 지역이다. 3. 이런 지역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료로 인한 가게 이전의 압박이 없기 때문에 한 자리에 오래 머물 수 있어 생업이 지속이 될 수 있고, 그로 인한 오랜 업력 때문에 <우리동네 중국집>이라는 인식도 지역사회에 뿌리내리고 있는 듯 하다. 안스러우면서도 다행이다. 덕분에 내가 2020년에도 맛있는 옛날 방식의 진짜 짜장면들을 먹을 수 있느니 말이다. 4. 서울에서 본인이 접근하기 가장 어려운 동네가 도봉구, 노원구 지역인데, 큰맘 먹고 이 지역을 방문해봤다. 목표는 75년 역사의 쌍문동 <원성반점>이다. 가게는 세월이 느껴지는 외관과 내관인데, 여사장님께 여쭤보니 현재 2대에 걸쳐 75년 됐단다. 화상 중국집으로는 거의 1세대 급의 업력을 가지고 있다. 인테리어는 화상 답게 붉은 색과 복을 기원하는 한자들로 장식이 되어 있다. 주저 없이 간짜장 한 그릇을 부탁 드렸다. 그제서야 메뉴판을 봤는데, 간짜장 가격이 4,500원이다. <황송한 가격이다> 5. 주문 후 주방에서 들리는 제트엔진 소리와 웍질 소리는 마음의 안정을 준다. 나의 간짜장이 바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증거일테니... 지난 번 서촌 영화루에서 미리 만들어 놓은 간짜장으로 테러를 당한 이후로는 이런 웍질 소리가 얼마나 소중한가를 새삼 느끼게 된다. 얼마 후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수와 장이 서빙이 됐다. 6. 갓볶은 장의 비주얼은 가히 환상적이라 할 수 있다. 숨이 덜 죽어 쌩쌩해 보이는 양파, 양배추의 속살이 살짝살짝 보인다. 춘장을 넉넉히 사용해 진한 색감도 좋다. 약간의 기름을 사용하셨는데 (먹어보니 라드로 추정됨) 그로 인해 적당히 면과 잘 비벼진다. 면은 좀 실망스럽게 노란색이 강하다. 여기가 동네 배달을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이는데, 다행히 고무줄 같은 팽팽함이 아니라 적당히 쫄깃한 식감이라 나쁘지 않았다. 7. 첫입부터 춘장과 라드의 고소함이 잘 느껴진다. 설탕과 조미료는 배제가 되서 전혀 단맛과 감칠맛이 춘장의 맛을 지배하지 않을 정도다. 화상의 짜장면 특징이 기가막히게 잘 표현된 잘 볶은 짜장이다. 채소의 식감도 완벽하다. 서걱 씹히지만 맵지 않은 양파, 쫄깃 탱글한 식감을 주는 양배추의 식감은 볶은 정도와 온도가 완벽하다는 증거겠다. 적절한 탄력의 면과 풍미 진하고 아삭한 간짜장의 조화가 최고다. 먹는 내내 혼자 실실거리며 먹었다. 이런 완벽에 가까운 간짜장의 가격이 4,500원 이라는 사실 또한 놀라웠다. 8. 간짜장을 먹고 있는 중간에 여사장님이 주방에서 나오셨다. 깜짝 놀라 <사장님께서 웍질 하셨나요?> 여쭈니 막 웃으시면서 <우리 아저씨가 만들었지요...> 하고 답하신다. 그러면서 이곳 업력에 대해 짧은 대화를 나눴다. 75년, 2대에 걸친 솜씨가 맛으로 표현된 간짜장 한그릇. 전국 어디에 내놔도 탑랭커로서 손색이 없는 훌륭한 한 그릇이였다. 9. 이 기술 다음 대에도 잘 연결되 100년의 역사를 유지하셨으면 하는 바램이 크다. PS: 매장 옆에 공영주차장이 있는데 “모두의주차장” 앱을 이용해 주차요금 지불 후 사용 가능하다. 이 지역은 주차요금도 매우 저렴하다 (저녁 6시까지) ** 추천: 간짜장 #동네식당응원프로젝트 #러셔스의베스트간짜장

원성반점

서울 도봉구 노해로 233-1 1층

권오찬

80년대만 하더라도 농자천하지대본이었던지라 상업(특히나 식당 운영)은 그다지 내놓을만한 직업이 아니었지요. 그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개발로 인한 부동산 폭등이 이루어지니 가게 주인들은 가게를 팔고 자산가로 전향하다보니 이제사 보면 개발 광풍 비켜간 곳에 특히 할수 없이 장사하다보니 노포가 되어버린 케이스가 많지요.

Luscious.K

@moya95 서글픈 이야기가 오히려 대박으로 결말나면 좋을 것 같아요. 너무 아까운 맛과 기술이 끊겨버리는 경우가 너무 많아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