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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6가 #일번지 "들어는 봤나 ? <짜장면밥>" 1. 동대문 지역은 언제나 시끌벅적하다. 옛날부터 많은 시장들이 밀집되어 있어서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지역으로 여겨질 만큼 없는게 없는 곳이였다. 지금이야 옛날 명성이 많이 쇠퇴했지만 여전히 많은 유동인구가 오가는 번잡한 지역이다. 대부분의 음식점들은 시장 상인들과 손님을 위한 서민적 음식점이 많다. 비싸고 멋진 모습 보다는 실속있고 맛있는 음식들이 사랑을 받는 지역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어르신들이 많은 방산시장 근처나 파고다공원 근처 보다는 음식들의 가격이 조금 비싼 경향이 있긴 하다. 그리 멀지 않은 지역 안에서도 참 재미난 음식문화의 차이가 느껴진다. 2. 동대문역에서 대학로로 연결되는 길에 선술집 같은 외모와 이름의 가게가 하나 있다. 빨간 간판에 <一番地> 라는 이름이 가게가 보이는데 놀랍게도 <짜장면집>이다. 중국집이라고 불리기엔 메뉴가 짜장면, 우동, 오뎅, 튀김, 물만두, 정종, 고량주로 한정적이라 <중식포차> 정도로 명명하면 좋을 것 같은데, 사장님께 여쭤보니 한 자리에서 벌써 30년을 시장 상인들과 학생들에게 짜장면을 만들어 팔아 오셨다고 한다. 3. 가게의 내부는 좁다. 그래서 다찌로 구성이 되어 있고 많이 들어가봐야 10명이 최고일 듯 하다. 딱 술마시기 좋은 분위기다. 주방에 제면기가 있는데, 우동이나 짜장면 주문이 들어오면 반죽을 피고 제면기로 면을 바로 뽑아 삶아주신다. 예전 <기계우동> 스타일이다. 추억의 소환이 기대가 되는 즉석면이 아닐 수 없다. 4. 아주 재미있는 것은 창에 한문으로 수교자, 산동작장, 일본어로 우동, 한국어로 튀김일절, 정종대포라고 써있다. 사장님께 여쭤보니 예전엔 일본, 중국인이 많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한문도 일본어도 써놓으 셨다고.. 실제로 중국인 손님들도 꽤 있었는데, 이제는 사드에 의한 중국의 한국 관광제한, 반일문제, 최근에 코로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이젠 외국인 손님은 찾을 수가 없다고 안타까워 하신다. 나도 참 맘이 찡한 부분이다. 5. 너무나 궁금했던 <짜장면밥>을 부탁드렸다. 비주얼은 흔한 동네 중국집 비주얼인데, 면을 들어올리는 순간 깜짝 놀란다. 솔직히 면의 퀄리티에 크게 기대하진 않고 재미로 온 집인데, 면의 굵기가 내가 좋아하는 얇은 면인데다가 식소다의 사용은 최소화한 하얀 면이다. (순백은 아니지만..) 시장에서 파는 기계우동면이라고 너무 과소평가를 했나보다. 실제로 예전 기계우동 포차에서의 면은 반죽부터 노랗고 국수로 만들면 아주 쫄깃하다. 그래서 여기도 그럴 줄 알았는데, 면은 딱 적당한 찰기를 가진 면이다. 너무 튀지도 무르지도 않다. 잘 삶고 잘 빨아서 다시 살짝 데운 좋은 면이다. 6. 그리고 숟가락으로 밑을 파보면 마치 보물이 올라오듯이 하얀 밥이 나온다. 너무 재밌다. 세상 어느 식당에서 짜장면밥을 판단 말인가... 면도 밥도 잘 비벼주고 면부터 한입 먹으면 입에 착 붙는 맛있는 짜장의 맛이 느껴진다. 돼지기름을 사용한 것 같은 고소한 맛과 알맞게 달고 조미료의 감칠맛도 난다. 춘장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춘장이 더 들어가면 좋겠지만 이 정도도 동네 중국집 보다는 훨 낫다. 면도 맛있지만 밥과의 궁합이 더 좋다. 짜장의 고소함이 더 극대화 된다. 알알히 부서지는 밥알의 식감도 좋다. 어느 정도 먹고 나면 젓가락은 놓고 숟가락으로 밥, 면을 같이 퍼먹으면서 이 메뉴의 진가를 느낄 수 있다. <정말 즐거운 식사다> 7. 어느정도 먹고 있는데, 사장님이 면 더 드시겠냐고 물으신다. 대신 면이 차가운 <냉짜장면>이란다. 이름만으로도 충격적인 메뉴인데, 시장에서는 쫄깃한 면을 선호하시는 분들이 있어 냉짜장으로 요청하시는 분들도 계시단다. 차가운 면에 따듯한 장을 올려 먹는 메뉸데 흡사 쯔케멘 같다. 차갑고 쫄깃한 면과 짜장이 어우러져 그냥 짜장과는 다른 식감을 준다. 덕분에 재미난 메뉴도 먹어보고 과식도 했다. 8. 사장님이 냉짜장 권하실 때 "장도 더 드릴게요~~" 라고 하셨다. 오래 짜장을 하신 분이 맞다. 예전엔 짜장소스를 꼭 <장>이라고 불렀다. 지금이야 '짜장소스'가 더 자연스럽지만 나도 <장>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정겹고 짜장면 스럽다. 물론 짜장감성도 더 느껴지고.. 9. 엄청난 맛집은 아닌데 매력은 충분하다. 저녁에 이집은 포차로 변신하는데, 고기튀김, 새우튀김이 참 괜찮다고 한다. 튀김에 소주 한잔 하다, 우동으로 국물을 먹고 마무리 곡기는 짜장밥면으로 하면 완벽한 한잔의 술자리가 될 것 같다. 조만간 가서 술한잔 하면서 사장님과 수다 좀 떨어야 겠다 ㅎㅎ PS: 짜장면밥은 아무나 좋아할 메뉴는 아니다. 짜장면을 아주 좋아하시는 분들 중에서도 라면에 밥말아 드시는거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강추한다. 특히 국물 별로 없이 밥 많이 넣고 말아먹는 걸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최고의 메뉴다 ㅋ PS2: 짜장밥면의 탄생비화는 참 감동스럽다. 예전에 젊은 학생들이 오면 짜장밥으로는 배가 안차 남는 면을 공짜로 더 넣어주셨다고 한다. 그러다 IMF 만나시고 원가 부담이 너무 되셔서 할 수 없이 정식 메뉴로 만들어 파신다고 하신다. 넉넉한 인심에서 나온 사장님만의 메뉴다. PS3: 솔직히 이집은 짜장면밥 이외에 다른 매력도 터지는 집인데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너무 아쉽다! ** 추천: 짜장면밥, 튀김 #동네식당응원프로젝트 #러셔스의베스트짜장

일번지

서울 종로구 종로41길 10 1층

솔직하게 써보지

짜장밥도 아닌 짜장면밥이라니…! 넘 궁금하네요 ㅎㅎ

Luscious.K

@ininin 아주 정감 가는 곳이에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