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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sciou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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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신사동 #로데오거리 #호화반점 "세월이 흘렀구나... 세상이 변했구나... 그런데 여기는 그대로구나" 겔러리아백화점 건너편 길은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말까지 전성기였다. 한국의 모든 유행을 선도했는데, 패션과 외식문화 모두 그 범주에 속한다. 심지어 <X세대>와 <야타족>의 중심지라고 불렸으니까... ㅎㅎ 이곳 호화반점도 그 유행의 중심지에 우뚝 서서 운영하던 아주 유명한 중국집이다. 지금이야 워낙 맛있는 중국집들이 많아져서 그 위상이 평범한 동네 중국집으로 repositioning 했지만 그 당시만 해도 아주 힙했던 곳이였다. 세월은 흘러 3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다. 하지만 이곳은 외관과 내관이 모두 예전 그대로다 (약간의 내부 인테리어가 있긴 하지만). 발레파킹을 해주는 시스템이 생기긴 했다. 그런 식당을 이제 나의 아이들 손을 잡고 같이 가는 2대 식당이 되었다. 유니짜장과 난자완스는 이집의 전통 명물이다. 다른 곳에서는 특별한 날에(?) 유니짜장을 시켜먹었다면 이곳은 기본 짜장이 유니짜장이라 모든 날을 특별한 날로 만들어준다. 나도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들과 이집 짜장면을 먹고 자랐으니 나의 유니짜장의 기준이 된 곳이기도 하다. 물론 지금은 더 맛있는 유니짜장이 지천에 깔렸지만 ㅎㅎ 그 맛있던 유니짜장과 난자완스가 이제는 많이 평범해졌다. 짬뽕과 잡채밥은 심지어 맛없다. 크림새우도 평범하다. 어쩌면 이집 음식은 그대로인대 내 입맛이 고급화가 됐거나 세상의 음식들이 더 맛있어졌을 수도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 방문에서 느낀 점은 음식은 맛으로만 먹는 것이 아니라 추억으로 먹는 것이라는 것. 이집의 음식에는 고등학생인 내가 친구들과 깔깔거리며... 돈이 없어 탕수육이나 난자완스는 엄두도 못내고 침만 흘리면서 먹던 그런 추억이 덕지덕지 묻어있는 것 같았다. 이집은 예나 지금이나 맛집이라기 보다는 편안한 동네 중국집이다. 할머니부터 손주까지 3대가 방문하는 경우도 많고 부티 줄줄 40대 동네 아저씨들이 (근데 굉장히 젊어 보이는...) 옛 추억을 안주삼아 고량주 마시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배경은 변하지 않고 내 세월만 변하는 것 같은 마치 타임머신 같은 느낌도 든다. 어쩌면 이집은 내가 할아버지가 될 때까지도 그대로 있을지도 모르겠다. 30년 전에 홀 서빙을 보던 그 아저씨가 지금도 그 모습으로 여전히 써빙을 보고 있는 것처럼.... #러셔스의베스트유니짜장

호화반점

서울 강남구 선릉로161길 5 1층

권오찬

시네마천국의 후반부, 토토가 그리웠던 고향에 돌아와 느꼈을 그 감정으로 쓰시지 않았을까 싶네요.

Luscious.K

@moya95 맞아요. 딱 그런 느낌. 그런데 이 집이 이제 새 장소로 이사하면서 그런 감정도 이제는 못느끼게 되버렸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