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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scious.K
3.5
4개월

#일본 #오사카 #오사카우메다 #스시센쥬 #鮨仙酢 本店 大阪駅前 "일본의 역앞 감성을 느낄 수 있는 퀵엔이지 오마카세 스시" 1. 이번 일본 여행에서 딱 한 번 스시를 먹은 집이 바로 오사카우메다 한큐선 옆의 스시센슈다. 일본의 1월 첫주에 일본 스시집을 예약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손님이 많아서가 조업을 안하니 생선리 없다. 어시장도 뭉닫기 때문에 대부분의 유명 스시집들은 휴무. 그런 이유로 이번 오사카 여행에서는 과감하게 스시를 버리려 했으나 또 그게 맘대로 안된다. 그래서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고 타베로그 평점이 3.5 이상이며 예약받는 곳을 찾은 곳이 이곳 <스시센쥬>가 되겠다. 2. 솔직히 100% 맘에 드는 예약은 아니였다. 본인은 일본에서 스시를 먹을 때 완전히 저렴한 회전스시나 시장스시를 먹거나 아니면 아얘 하이엔드를 찾는데 그 중간 수준의 스시는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화로 직접 예약을 했는데, 영어는 못하시고 본인의 짧은 일본어를 친절하게 잘 응대해 주셔서 다행히도 예약은 가능했다. 가격은 오마카세 단계별로 4,400엔, 5,500엔, 6,600엔이고 우리가 주문한 6,600엔의 오마카세는 스시 15점과 차왕무시, 미소시루, 디저트 포함 총 18점의 요리를 먹을 수가 있다. 우리나라 가격으로 63,000원 정도니 나쁜 구성은 아니지만 미심쩍은 심정은 어쩔 수 없이 식당으로 발길을 했다. 3. 식당은 저렴한 인테리어의 선술집 같은 느낌인데 오히려 복잡한 오사카우메다역 옆골목과 묘하게 잘 어울린다. 타베로그 정보에 의하면 개점한 지 몇 년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쉐프 2명과 메니져 1명이 운영을 하신다. 또 하나 매력적이면서도 신기한 점이 사케인데, 꽤 여러 종류의 사케가 있는데 모두 똑같은 병에 레이블만 다르게 붙여서 서빙이 된다. 우리가 아는 음료 처럼 각자 고유의 병에 담겨나오는 것이 아니라 획일적인 같은 병에 레이블만 다르다니... ㅎ 아마도 특정 회사에서 이런 선술집을 위해 여러 사케들을 작은 포장에 담아 유통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나라도 이런 유통전략은 배울만하다. 큰 병 하나 어떻게 다 시킬 수 있나? 고급 사케들은 아니지만 부담 없이 주문이 가능하게 한다. 딱 일본 직장인 스타일 ㅎㅎ 4. 네타는 여기가 일본이 맞구나 싶을 정도로 확실하게 맛있다. 숙성도도 좋고 재료의 조합으로 만들어낸 창작스시들도 멋지다. 게다가 간이 확실해서 각 피스마다 생선의 맛을 확실하게 살려준다. 그런데 샤리가 의외로 신기하다. 당일 밥이 잘못되었는지, 아니면 이집 스타일인지는 모르겠는데 밥알이 매우 딱딱하다. 심지어 쌀 속심이 느껴지는 알덴테 밥알도 있다. 부드럽게 숙성된 네타와는 조화롭지 못하다. 다행히 밥간은 적초의 쿰쿰함이 잘 느껴지고 요즘 스시들의 강렬한 짠맛도 동반해서 전체적인 맛은 좋다. 5. 첫 피스부터 강력하게 공격을 해온다. 환상적인 쥬도로로 오마카세의 포문을 연다. 사진을 잘 보면 붉은 살 사이에 눈 처럼 촘촘히 줄무늬로 박혀있는 지방들이 보인다. 맛이 보인다. 너무 과하지 않은 지방과 붉은살이 조화되면서 완벽한 시작이다. 샤리만 빼고 ㅎㅎ 6. 두 세 번째 스시는 도미와 연어뱃살(사케오도로 라고 말해주심) 주셨다. 두 생선 모두 숙성도가 좋아 질김은 없고 부드러웠고 특히 연어 뱃살은 기름이 참치 뱃살 뒤지지 않는 고소함을 보여줬다. 도미는 향도 좋고 살짝 소금간을 해주셔서 도미의 본연의 맛을 잘 전달해 준다. 7. 네 다섯 번째는 방어(부리)와 타마고마키다. 겨울철 별미인 방어는 한국이나 일본이나 다 맛있다. 적절한 숙성을 가미한 방어는 부드러움과 아삭함, 고소함과 찰짐을 다 갖춘 훌륭한 네타다. 위에 얹어 주신 고명이 우메 소스인 것 같은데 거기서 상큼한 맛이 더해진다. 아주 맛있다. 계란말이는 아무래도 전문점에서 사온 것이 아닐까 생각이 되는데 ㅎㅎ 나쁘지 않다. 8. 여섯 번째는 본인도 난생 처음 먹어보는 굴구이 초밥이다. 한국에서는 그 어디서도 본 적이 없는데 우리 보다 더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는 일본에서는 기분 좋은 첫 경험을 했다. 강하게 아부리 했고 생굴을 싫어하는 분들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정도의 탄력적인 식감이 있어 흐물거림 싫어하시는 분들께 다행이고 굴향도 적당하다. 산미를 주는 뭔가를 뿌리신 것 같은데, 스타치나 레몬 즙 정도? 참 맛있다. 9. 정통적인 짜왕무시를 주셨다. 너무나 부드러운데 온도감이 대단하다. 100도 상태로 나온 듯 너무나 뜨거운데 그 뜨거움으로 음식이 더 맛있다. 우리나라 스시집도 짜왕무시 이렇게 뜨겁게 주시면 좋을 듯. 10. 일곱 여덟 번째로는 잿방어(칸파치)와 단새우(아마에비)를 내어주셨다. 잿방어는 부리와 비슷한 맛인데 훨씬 더 살캉한 식감이 더 상쾌한 맛. 아마에비는 우리가 아는 그 맛. 11. 아홉 번째도 우리나라에서는 드문 스시를 주셨다. <이리> 정확히 어떤 생선의 이리인지는 모르겠지만 모양세로 봐서는 아마도 대구의 이리가 아닐까? 예전에 어디선가에서 먹어본 기억이 있어 참 맛있게 먹었는데, 6만원 오마카세에서 이리 스시를 먹을 수 있다는 것으로 만족스럽다. 아부리로 불향을 내서 혹시나 있을 냄새는 배제하고 크림 처럼 샤리를 감싸는 부드러운 이리의 고소함이 좋다. 김으로 감쌌으니 부담감도 적다. 12. 열, 열한 번째는 아카미츠케와 가리비관자(호타테)를 주셨다. 두 재료 모두 두툼하고 풍성하면서 부드럽다. 먼저 부드러운 소금간의 호타테를 먹고 감칠맛을 즐기고 그 뒤로 진하게 절인 츠케를 먹는다. 우리나라 스시야의 츠케는 참치를 썰어 조각을 간장에 살짝 절이는 반면 일본의 그것은 덩어리로 또는 조각으로 오래 절이는 듯 하다. 이곳의 츠케는 간장이 살에 굉장히 잘 침투해 근육을 씹을 때 간장맛이 세어나온다. 그 위에 올린 겨자 고명이 큰 엑센트! 13. 가장 맛있었던 피스인데 부드럽게 숙성한 광어로 싹눈파로 말았다. 상큼한 파소스도 함께... 아삭한 싹눈파와 부드러운 광어가 조화롭다. 우리나라에서 못먹어본 새로운 조합이다. 지금까지 싹눈파를 해준 집은 <스시인>이 처음인데, 그것도 코스로 나온 것이 아니라 혹시나 싹눈파 있으신지 여쭤보니 마침 있으셔서 만들어 주셨다. 아마도 싹눈파는 일본에서는 꽤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재료인 듯 하다. 14. 열세 번째 피스도 꽤 독창적인데, 일본의 부드러운 오징어에 연어알(이쿠라)를 올렸다. 담백한 오징어와 짠 감칠맛의 이쿠라 조합도 아주 괜찮다. 즐거운 조합이다. 15. 열네 번째 피스는 최근 일본에서 유행하는 천사의새우(텐시노에비, 天使のエビ)다. 우리가 아는 구루마에비(보리새우)와 닮았으나 육질이 더 부드럽고 맛있다고한다. 일본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호평이라고... 호주 동쪽 남태평양의 섬나라인 뉴칼레도니아가 원산이라 하고 최근 일본에서 구루마에비에 비해 맛과 식감에서 손색이 없고 가격은 저렴한 텐시노에비를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본인도 첫 경험인데, 삶기도 적절해서 촉촉함이 좋고 단맛도 구루마에비에 절대 지지 않는다. 겉모습으로만으로는 보리새우와 구분이 안된다. 맛있는 새우초밥! 16. 코스의 마지막인 열다섯 번째는 우나기! 잘 구운 우나기와 달콤한 소스는 실패가 없다. 비리지 않고 바삭해 좋았으나 살이 좀 얇은 것은 재료를 재가열 했기 때문일테다. 그리고 입가심 적미소시루!! 17. 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 뭔가 섭섭한 느낌이 나기 때문에 추가로 몇 가지를 더 주문을 했는데... 히카리모노가 없어서 코하다와 마끼로 카파마키와 데카마키를 부탁드렸다. 전어인 코하다는 아주 적절한 수준의 비린맛과 조금은 살짝 과한 시메가 강한 맛을 주지만 시큼한 밥맛과 잘 어울린다. 마키들은 살짝 아쉬운 것이 밥알이 단단하니 부드럽지 못하고 식감에서 버겁다. 그래도 속은 맛이 있어서 마무리는 잘 했다. 특히 데카마키에 올려주신 대파소스는 대파와 와사비의 혼합인데 굉장히 맵다. 일본인도 이렇게 강렬한 소스를 먹나 싶을 정도인데, 의회로 시큼한 밥맛과 어울렸다. 18. 마무리로 주신 시판 딸기케이크가 어찌나 맛있는지 ㅎㅎㅎ 일본은 확실히 디저트 잘 만든다. 19.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부분과 아쉬운 부분이 확실한 곳이다. 아쉬운 부분은 - 샤리의 딱딱함 - 구성의 단조로움: 가격 생각하면 우니 같은 비싼 재료가 없고 히카리모노가 없는 점 - 츠마미의 부재와 아주 귀엽게 작은 스시의 크기 - 굉장히 빠른 전개로 식사시간 40분에 완료. 20. 그러나 만족스러운 부분은 - 좋은 가격 - 훌륭한 네타의 품질과 기술 - 회전스시에서 볼 수 없는 창작스시들의 품질 - 저렴한 사케 - 쉬운 예약 및 접근성 21. 맛도 괜찮고 생선의 질과 창작스시의 노력도 좋았으나 역시 샤리의 중요성을 뺄 수 없어서 괜찮다로 평가를 할 수 밖에 없지만 취향에 따라서는 충분히 가격대비 맛있다로 평가 받을 수도 있었던 곳이다. 이번 오사카에서 딱 한 번 먹은 스시! 나름의 좋은 경험이였다. 마치 일본의 한 부분이 된 것 같은 ㅎㅎㅎ 우리 말고는 외국인은 단 한 명이 없었으니까! PS: 관광객 없어서 더 좋았다! #러셔스의일본 #러셔스의오사카

鮨仙酢

〒530-0012 大阪府大阪市北区芝田1丁目3−7

권오찬

굉장히 신나서 쓰신 것이 눈에 선합니다. 음식을 지역의 문화로 경험하는 차원에서라도 일본 여행시 스시는 무조건이지요.

Luscious.K

@moya95 이집이 샤리 하나 빼고는 가격 대비 좋았어요. 일본 스시는 아무래도 우리 보다 네타의 다양성과 신선함도 우세하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샤리 때문에 아쉬움이 많네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