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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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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우와 엄청 오랜만에 와본 남포동먹자골목. 좁디좁은 골목에 맛있는 소음과 빛깔이 빼곡해요. 저녁 메뉴를 미리 정하고 왔지만 무용지물이 되어버리는 매혹적인 풍경. 어쩔 수 없이 조금만 맛보자며 메뉴를 탐색해 봅니다. 작은 노점상들이 줄줄이 이어져있고 집마다 번호가 붙어있어요. 사장님들 호객행위는 여전히 전투적이고 노골적이네요. 그리고 어장 안에 들어온 손님들은 딱히 살뜰히 챙겨주지 않는 타입들이시니 참고하시길. 집마다 메뉴는 다 똑같아요. 찌짐, 오징어무침, 만두, 순대, 떡볶이, 김밥… 여기는 첫 번째 집인 60번 맛집이에요. 이름이 맛집입니다. 저희는 정구지 찌짐이랑 오징어무침을 주문했어요. 간식으로 먹기에 양은 꽤 많은 편. 찌짐은 갓 구워서 기름진 윤기가 챠르르 돌고, 오징어무침은 주문 즉시 채소랑 오징어랑 양념을 바로 팍팍 무쳐서 내주십니다. 뜨뜻한 정구지 찌짐에 매콤새콤한 오징어무침을 싸서 먹어주면 됩니다. 쌀쌀한 날씨에 손과 볼은 차가운데 입안은 뜨뜻한 겨울 군것질들로 가-득 차 있으니 행복해져요. 여담인데, 저는 서울에 와서야 정구지랑 부추가 같은 말이란 걸 알게 됐어요. 둘이 당연히 다른 채소인 줄 알고 있었는데 정구지가 부추의 사투리라는 걸 깨닫는 순간… 20년 인생 부정당하는 것 같은 기분…

맛집 60번

부산 중구 신창동1가 42

새키

땅에 오래 버티고 서있다는 뜻으로 한자어이죠 😅

윤끼룩

@sluid_no 뜻은 처음 알았네요!!!

세나

@sluid_no @tjdgur88 정구지가 그런 뜻이었군요~~! 저도 처음 알았어요

새키

@meonastring @tjdgur88 앗...제가 낭설을 퍼뜨렸네요. 精久持로서 정을 오래 유지시킨다는 게 더 정확합니다. 어디선가 땅에 오랫동안 붙어있을 정도로 질기다, 그만큼 힘이 좋은 식물이다 라는 뜻풀이도 본 듯 한데 이건 기원이 확실하지 않네요.

윤끼룩

@sluid_no @meonastring 근데 그냥 사투리로만 알고 있었는데 한자어였다는 것도 놀랍습니다🤗

홀가분

추억속의 맛집이네요! 예전 정구지 찌짐은 얇고 바삭바삭한 맛이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좀 토톰하네요. 새콤달콤 바로 버무려 주시는 오징어무침도 맛있죠. 오..부산에서만 맛 볼 수 있는 떡오뎅도 좋아하는데 다른 지방 사람들은 그걸 무슨 맛으로 먹냐고 하더군요-.-

세나

@4marks 이럴 수가 떡오뎅이 찐맛도리인데…!! 홀가분님 댓글 읽으니 찌짐이랑 오징어무침이랑 먹으러 또 가고 싶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