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동 #직화장인 #삼겹살 * 한줄평 : 맛있는 고기라도 뻔한 건 싫어! • 프리미엄 돈육식당의 상향 <평준화>의 한계 • 그걸 뛰어넘는 창의력으로 만들어낸 다양한 컨디먼츠 • 신당 인근 특색있는 돈육 식당 소개 1. 언젠가부터 돼지고기는 뭐랄까? 이제는 만만한 가격도 아니거니와 최근 몇년 사이 급격히 고급화되며 상향 <평준화>되다보니 오히려 너무 뻔해져버려 외식대상에서 제외된 메뉴가 되어버렸다. 저 멀리 제주와 지리산의 흑돼지부터 도축된지 3일 이내의 초신선육, 프리미엄 숙성 과정까지 거쳤다는 돈육을 합리적인 가격에 집에서 편리하게 택배 주문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도, 미식가라면 집에 각종 시즈닝 가루와 컨디먼츠로 활용할 트러플 소금과 와사비,바질 페스토쯤은 구비하다보니 ‘적당한 수고로움’만 감수할 수 있다면 굳이 사먹지 않아도 되는 음식이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2. 이런 상황에 발빠른 외식 창업자들은 <특색>있는 차별성을 겸비하여 여전히 손님을 줄세우고 있으니 내가 거주하고 있는 동네 주변만 하더라도 고수에 싸먹는 돼지 생갈비로 유명한 <무학>, 벌집 삼겹살과 유니 짜장면 맛집인 <태태삼겹>, 20여일을 숙성시켜 식스센스라는 방송에도 출연한 털곰팡이 숙성 식당 <스무날>, 발골과 정형이라는 유일무이한 컨셉의 오마카세 <혼고기> 등 재미있는 식당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3. 오늘 방문한 신당의 <직화장인> 역시 재미있는 요소가 가득한 식당이다. 4. 우선 이 집의 다채로운 컨디먼츠가 주는 맛의 변주가 너무 기발하다. 잘 한다는 돈육식당에서도 명이나물과 장아찌, 와사비와 핑크 솔트를 넘어서는 컨디먼츠를 만나지 못 해 상향 <평준화>의 벽을 깨기란 요원한 것인가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 집의 첫번째 스트레이트 펀치는 굉장히 재미있게도 고기를 옅게 희석시킨 돈까스 소스에 담근 뒤 건조한 빵가루를 입혀낸 <돈까스 식감>을 주는 더블 컨디먼츠이다. 5. 뒤따라 들어오는 어퍼컷은 새우젓을 기본 베이스로 하고 각종 씨앗을 함께 무쳐냤다는 <씨앗젓갈>이다. 짠맛은 배제되고 고소함은 가미된 씨앗젓갈 역시 어디에서도 만나보지 못한 컨디먼트이다. 뻔한 파채무침도 세로로 채를 내지 않고 국밥에 들어가는 파송송 형태로 썰어내어 시각적인 재미를 주었다. 6. 여기에 맛있게 무쳐낸 무생채와 고기의 조합도 근사한데다 샐러리 장아찌도 훌륭한 컨디먼트가 되니 와사비 정도는 의무 방어전으로 내어준 것이 어닐까 싶을 정도로 심드렁하다. 7. 프리미엄 돈육 식당인데 식사 메뉴로 직접 끓여낸 돼지고기에 100% 메밀면으로 만든 평양냉면이 있는 것도 재미있는 요소이다. 냉면 자체만 보자면 육수의 시큼함이 지나치긴 했지만 기름진 고기를 먹고 난 후식이라면 이 신맛은 오히려 개운함을 선사한다. 8. 대단히 좋은 <미식 경험>을 배불리 하고 식당을 나서는데 그제사야 카운터 옆 유리문에 걸어둔 액자가 눈에 들어온다. 이 집의 고기에 훈연향을 더해주는 왕겨를 액자에 넣고 직화장인이란 한자를 넣었는데 공교롭게도 <88>이라는 숫자가 보인다. 8은 한자로 필(발)로 <번성과 발전>을 의미한다. 2008년 중국 베이징 올림픽의 개막식이 이러한 의미를 담아 8월 8일 8시 8분에 시작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직화장인
서울 중구 난계로11길 5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