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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찬
추천해요
1년

#성북동 #카레 #북인도식미트볼크림카레 * 한줄평 : 문득 데자뷰된 수필, 방망이 깍던 노인 1. 카레를 이야기하기 위해선 커리의 역사가 선제되어야 한다. 커리의 종주국인 인도는 인더스강을 중심으로 인근 지역과 교역을 하며 커리의 핵심재료가 되는 향신료 문화가 발달할 수 밖에 없었는데, 코리앤더와 클로브, 육두구와 정향 등 여러 향신료를 취합에 따라 배합한 것을 <마샬라>라고 부른다. 2. 영국이 인도를 식민지화하며 영국 군인과 관리들은 마샬라를 활용한 요리를 뭉뚱그려 <커리>라 총칭했고, 커리는 영국을 거쳐 19세기말 메이지유신 시대 일본으로 유입되어 일본의 <덮밥 문화>와 결합해 <카레라이스>라는 형태로 변화를 거듭하였고, 이 형태로 한국으로 전파된다. 3. 한국으로 유입된 카레라는 음식은 스튜나 스프 형태가 아닌 밥과 비벼먹는 소스 형태인지라 고기와 당근, 감자등의 건더기를 첨가하여 별도의 반찬이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거기에 한국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와 결합하여 1980년대 오뚜기가 <3분 카레>라는 공전의 히트작을 내놓으니 아무래도 대중에게 이미 친숙했던 짜장에게는 두어 수 밀릴 수 밖에 없었던 카레는 가정식으로까지 영역을 넓히게 된다. 4. 한국으로의 유입 경로때문인지, 대중의 사랑을 듬뿍 받은 오뚜기 카레의 영향 때문인지 카레를 먹어보지 못 한 사람은 없을지언정, 제대로 만든 인도식 커리, 혹은 일본식 카레를 먹어본 이는 의외로 드물다. 5. 인도식 커리를 대중에게 선보인 커리 레스토랑 <강가>, 일본식 카레라이스 그리고 토핑 문화를 선보였던 <코코이찌방야>로 대표되는 인도와 일본의 카레 역시 돌이켜보면 과연 <정통>이었나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대중의 입맛과 부합되는 점이 적지 않았다. 6. 오늘에서야 카레 장인이 마샬라 기법을 통해 만들어낸 음식을 만났으니 바로 성북동의 간판없는 식당인 <카레>이다. 7. 상호가 직관적인만큼 메뉴 역시 오로지 <카레 2종류>에 불과하다. 식당을 오픈했던 당시부터 함께 했던 기본 메뉴인 <시금치 카레>와 주인장이 연구를 거듭하여 일정 주기마다 업데이트 되는 <시즌 한정 카레>인데, 내가 방문한 시점인 23년 1월 3주차는 <북인도식 미트볼 크림 카레>가 그 주인공이다. 8. 이 식당의 음식이 여러 향신료의 조합으로 만들어낸 것이기에 단편적으로 어떻다라고 정의하기도 쉽지 않고, 그렇다고 단순히 맛있다거나 훌륭하다라고 적기에는 이 한 그릇에 들어간 주인장의 노고가 대단하기에 음식에 대한 품평은 차제한다. 다만 카레에 오크라, 딜, 고수 등 일반 카레 식당에서는 보기 힘든 토핑을 통해 주인장이 소개하고픈 커리의 가치, <향신료의 무한한 사용>을 통해 다양한 카레의 매력을 손님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은 기록으로 남겨두고자 한다. 9. 정신없이 먹고 나서는 길, 조급한 세태에 밀려 사라져가는 전통과 장인정신에 대한 수필 <방망이 깍던 노인>이 문득 카레 접시를 건네는 젊은 쉐프의 모습에서 데자뷰되는 것은 아마도 노인과 쉐프가 추구하는 바가 같아서가 아니었을까.. instagram : moya95

카레

서울 성북구 성북로 62-1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