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청진옥 #양선지해장국 * 한줄평 : 도심 속 80여년 업력의 해장국 노포, 청진옥 1. 2019년 소비 트렌드 중 주요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뉴트로>이다. 매스미디어는 영리하게 트렌드를 주도하기도 혹은 반영하기도 한다. <음식>이란 키워드는 늘 방송의 주요 단골 소재이기도 했지만, <찾아갈만한 가치가 있는 식당>이 본격적으로 방송에 등장한 시기는 2003년경 SBS <결정! 맛대맛>이라는 프로그램이였으며, 수요미식회와 삼대천왕이 그 바통을 물려받아 한창 사랑을 받았었드랬다. 2. 최근 방송을 보면 “허영만의 백반 기행”, “노포래퍼”, “다큐멘터리 3일” 등 <노포>를 소재로 한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청춘식객인 2030세대의 <뉴트로 소비>가 이젠 당연한 시대가 되어버렸다. 3. 종로 청진동에서 1937년 개업하여 82년간 도심 직장인의 해장을 책임졌던 <청진옥>에 머물렀던 시간 동안 식당을 가득 메우고 있던 손님들은 나이 지긋한 신사들이 아니라 젊은 연인과 친구들이 월등히 많았다. 4. 난 이 식당의 변화를 직접 체험한 사람 중 한명이다. 아직 사원 시절이였던 2000년대 중반 피맛골의 청진옥 단층 건물에서 진짜 서민식당 느낌이 물씬했던 당시에도 해장국을 먹었었고, 종로 개발시대의 첫 발자욱이였던 르메이에르 빌딩에 청진옥이 입주했었던 내가 대리 과장시절에도 이 집의 음식을 먹었고, 르메이에르 빌딩 임대 계약의 만료로 건물 한채를 식당으로 사용하는 현재도 경험했고.. 5. 통상 오래된 식당의 솥 위치가 바뀌면 음식맛도 변한다는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십수년간 띄엄띄엄 이 식당을 방문하며 느낀건 오히려 음식맛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6. 레트로 인테리어를 하긴 했어도! 과거 허름한 외관, 왁자지껄한 분위기, 나이 지긋한 손님들이 국밥 한 그릇에 소주 한잔으로 애환을 달래는 이런 아우라는 이제 없을지라도! 이젠 서민이 부담없이 먹기엔 애매한 1만원대로 가격이 올랐을지라도! 오히려 선지와 양이 대식가인 나조차도 많다 느껴질만큼 푸짐해지고, 국물은 조미료맛대신 중후한 중년 여인의 미소처럼 부드럽고 깊어졌다. 7. 통상 해장이라 하면 숙취로 쩔어버린 육신에 얼큰하고 자극적인 국물로 위장을 마비시키는 개념인데, 이 집의 해장국은 된장 베이스의 맑은 국물이다. 냄새를 잡기 어려운 부속물로 이 정도 맑은 국물을 낸다는 것은 <재료의 신선함>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면 몹시 어려운 일이다. 8. 여기 해장국은 3번에 걸쳐 맛을 달리할 수 있다. 우선 나온 그대로 국물을 충분히 떠먹은 뒤 좀더 깔끔한 맛을 내기 위해 파를 다량 집어넣고 반정도를 먹는다. 그리고 다시 반이 남았을 때 잘 숙성된 빨간 다대기를 반수저 가량 넣으면 순하게 생긴 시골 처자가 스모키 화장에 빨간 립스틱을 바른 듯 또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 본 글의 전문은 http://brunch.co.kr/@ochan/2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청진옥
서울 종로구 종로3길 32 부경빌딩 1층
대산 @daesan
링크를 이렇게 입력하시면 자동으로 링크가 걸립니다. https://brunch.co.kr/@ochan/2 참고가 되실까 싶어서 이야기 드립니다.
권오찬 @moya95
@daesan 앗! 감사합니다. 브런치에서도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텍스트 중간 중간 사진이 있으면 가독성이 좋아지더라구요.
맛집개척자 @hjhrock
이 집 2번 정도 가봤는데 정말 맛있죠...피맛골시절을 경험하지 못한게 못내 아쉽울 따름입니다.
권오찬 @moya95
@hjhrock 종로대로 뒷골목 피맛골 밤의 정취는 대단했었더랬죠. 넥타이 부대들의 애환이 고스란히 서려있었는데..
맛집개척자 @hjhrock
@moya95 피맛골 없어지기 전에 전에 막걸리 먹던 기억밖에 없네요..피맛골을 없애고 빌딩이 들어서니 넘 별로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