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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찬
추천해요
1년

#석계역 #마시써머거바 #쉑존토스트 * 한줄평 : 코리안 스타일 토스트의 재발견 • 한국인의 밥상에 담긴 공동체 정신과 쌈 문화 • 코리안 스타일 햄버거의 단군왕검, 송탄 미스리햄버거 • 간수 뺀 소금으로 간하는 오뎅 국물까지 1. 떡볶이와 순대, 튀김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제 제법 길거리 음식으로 입지를 다진 토스트는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의 간편식이라 할 수 있다. 2. 쌀밥이 주식인 우리네에게 서양인의 주식인 빵은 여전히 간식으로 포지셔닝되어 있긴 하지만, 빵 중에서도 각종 야채와 햄, 패티, 치즈를 넣은 <뜨거운> 음식인 토스트와 햄버거만큼은 쌀밥의 대체식이다. 3. 우리네와 서양인의 정서를 가방으로 비유해보자면 전통적인 우리의 가방은 공간의 구분 없이 물건을 “아우른“ 상태에서 매듭을 짓는 <보자기> 형태이고, 서양의 가방은 구분된 공간에 각각 물건을 ”담는“ 형태이다. 4. 가장 한국적인 음식은 불고기와 된장찌개, 갈비찜, 삼겹살 등 의견이 분분할테지만 가장 한국적인 음식 문화는 한반도 원시 농경 사회로부터 내려온 ”둘러앉아 식탁 위의 음식을 공유하는 공동체 문화“와 “보자기처럼 채소에 밥과 반찬을 함께 싸서 먹는 쌈문화”라고 생각한다. 5. 나는 이 대목에서 각종 야채와 패티를 싸먹는 서양식인 토스트와 햄버거가 우리네 쌈문화와 맞닿아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6. 토스트와 햄버거가 서양에서 넘어왔다지만, 이젠 한국식으로 현지화 과정을 거치며 나름 <족보>도 있다. 한국인이 판매하는 햄버거 업장 중 가장 오랜 업력은 아마도 동두천 미군부대 앞에서 1969년부터 장사 중인 <오륙하우스>일 것으로 추정하지만, 한국인의 푸짐한 정으로 한국식으로 이것 저것 다 때려붓고 만든 한국식 햄버거의 원조는 1982년 개업한 송탄의 <미스리 햄버거>이다. 7. 석계역에서 만난 <머거바 마시써>라는 도발적인 상호의 업장 역시 미스리 햄버거의 정신과 맞닿아 있다. 주문한 <쉑존토스트>는 불과 5천원의 혜자스런 가격에도 불구하고, 한국형 패티인 삼겹살과 떡갈비 그리고 서양의 쏘세지와 모짜렐라 치즈에다 식감 좋게 얇게 썰어낸 양배추채가 수북히 올라가는데 마치 빵으로 쌈을 싸먹는 느낌이다. 8. 여기에 이 집의 토스트를 더욱 한국인의 밥상스럽게 만들어주는 사이드 메뉴가 있는데, 바로 뜨끈한 오뎅 국물이다. 게(Crab)의 향이 물씬 나는 오뎅 국물 한모금으로 입안에 잔뜩 우겨넣은 토스트를 식도 안 쪽으로 흘려보내면 쉑쉑버거와 콜라 조합이 부럽지 않다. 9. 거기에 한켠에 자리한 <간수>를 빼고 있는 소금 항아리까지.. 길거리에서 파는 소규모 1인 업장이지만, 음식에 담긴 정성과 맛은 근사한 레스토랑 못지 않다. • 추가잡설 송탄의 <미스리 햄버거> 업장의 반전은 주인장의 성이 이씨가 아니라 <곽씨>라는 것이다. 송탄 미군부대 앞에서 손수레 노점을 하던 곽미란씨 부부가 미군을 상대로 저렴한 가격에 한국인의 넉넉한 정을 담은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햄버거를 팔기 시작했는데.. 미군들이 발음하기 어려운 ‘미세스 곽‘이라 하지 않고 부르기 쉽게 ‘미스 리’라고 이름을 알려준게 굳어지면서 상호 역시 미스리 햄버거가 되었다고 한다. www.instagram.com/moya95

마시써 머거바

서울 노원구 화랑로 341 석계역 1층

Luscious.K

배 터지는 하루!!!! ㅎㅎㅎ

빌빌이

프리미어로 올려주신 글 열심히 읽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권오찬

@marious 아직도 배가 안 꺼집니다. 원래 나온 배인 것 같기도 하고. ㅋㅋㅋㅋ

권오찬

@kildh91 드디어 탈고했습니다.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ㅋ 임시저장 버튼을 눌러야 하는데, 완료 버튼을 눌러가지고~

Luscious.K

석계역은 정말 보물창고!!

권오찬

@aboutdaldal 상호가 도발적이라 패기있는 청년의 업장인가 했는데 중년의 여사님이 운영하는 매장이었어요. 먹고 나서 보니 패기가 아니라 실력이었더라는.. ㅎㅎㅎ

권오찬

@marious 어제 진짜 사람으로, 음식으로 힐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