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시 #동성반점 #탕수육 * 한줄평 : 아는만큼, 경험한만큼 보이는 상대적인 평가 • 문경시 신기동의 시멘트 공장 이야기 • 60여년은 족히 넘은 시골 화상 중식당, 동성반점 • 탕수육에 아로새겨진 시간의 흔적 1. 문경시의 중심인 문경읍에서 문경새재로 올라가다보면 신기동이라는 마을이 있다. 한국전쟁 후 전후 복구와 한국 경제 재건을 위해 국제연합 한국재건단이 이 곳에 1957년 시멘트 공장을 설립하였으며 충주 비료 공장과 더불어 대한양회 시멘트 공장은 우리나라 근대 산업화 기지의 상징이었더랬다. 2. 새마을사업 등 건설 경기가 한창이었을 때는 신기 시멘트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가 1천명에 달했다고 하니 이 지역의 영화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3. 내가 사랑해마지 않는 화상 노포, 동성반점은 지역 주민의 이야기에 따르면 대한양회 시멘트 공장이 설립된 시기 즈음해서 개업했다고 한다. (대한양회는 1975년 쌍용그룹의 주력계열사인 쌍용양회가 흡수 합병) 4. 깔끔하게 관리된 건물 외관을 보면 중간에 새로 건물을 올렸겠지만, 이제는 농어촌 마을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재래식 좌변기가 화장실에 설치되어 있고, 독립된 방에는 여전히 좌식 테이블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건물 건축 시기를 1980년대로 추정할 뿐 가게의 역사는 그 이전으로 셈해야 할 것이다. 5. 가게의 오랜 업력은 음식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추억의 탕수육은 결국 추억하는 이가 어느 시대를 그리워하는지 ‘상대적인’ 개념이다. 내가 기억하는 유년 시절의 탕수육은 1980년대 초반 청요리집의 고급 요리였더랬다. 탕수육과 짜장면이 속도전으로 진행되었던 ‘산업화 시대의 전투식량’으로 전락하며 특히나 탕수육은 달고 시고 극단적인 맛의 소스와 바삭함을 강조하다 못 해 딱딱한 고기 튀김 등 1차원적인 맛을 내는 요리로 하향 평준화되었다. 6. 내가 추억하는 그 시절 탕수육은 바삭한 튀김옷 안에 부드러운 식감의 고기, 자극적이지 않고 다소 밋밋한 하얀 색 소스로 이루어졌더랬다. 우리가 삼겹살이든, 탕수육이든, 만두든 간장이나 소금 등 컨디먼츠에 찍어 먹는 것은 결국 ‘간’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인데 당시 탕수육이 지금처럼 자극적이지 않고 은은한 고급스러운 맛을 내다보니 ‘간장+식초+고춧가루’ 양념장에 찍어 먹었던 기억이 난다. 7. 이 집 탕수육에 아로새겨진 시간의 또다른 흔적은 소스의 배추이다. 지금 우리가 김장 배추로 사용하는 것은 한반도 토종 배추가 아니라 화교가 가져온 <호배추>이다. 한반도 토종 배추에 비해 호배추는 3배 가량 알이 실하고 단맛이 좋아 청요리에 널리 사용된 식재료이다. 그래서 노포 화상 식당에 가면 탕수육이나 난자완스에 사선으로 손질한 배추를 왕왕 볼 수 있는데, 이 집 탕수육에도 배추가 사용되었다. 8. 간짜장은 시중의 여타 중국집에서는 경험하지 못 한 맛이다. 단맛이 배제되었고 고소한 춘장의 풍미가 가득한 ‘딱 떨어지는 맛’이다. 9. 문경 역시 경상북도에 속란 지역인지라 메뉴판에 ‘야끼우동’이 당당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주문해봤다. 한국식 야끼우동은 대구 동성로 중국집에서 태어나 전국으로 퍼지며 지금은 ‘볶은짬뽕’이란 이름으로 사랑받는 음식이다. 잘게 다져낸 야채와 칵테일 새우를 볶아낸 이 집의 야끼우동은 맵칼한 대구식과는 또다른 맛을 내는데, 근사한 경양식당의 짬뽕 파스타를 연상케 한다.
동성반점
경북 문경시 신기3길 11-2
맛집개척자 @hjhrock
이 집 맛있고 좋은데 하나의 단점이 양이 너무 적어요...ㅎㅎ
권오찬 @moya95
@hjhrock 2그릇 시키면 됩니다. ㅋㅋㅋㅋ 이제 할아버지 사장님 주방에서 은퇴하실 날이 얼마 안 남은 것 같아요. 문경 방문할 때마다 부지런히 가보려구요.
맛집개척자 @hjhrock
@moya95 저도 얼마전에 동료들하고 다녀왔는데 시간될때마다 가려고요..ㅎㅎ
권오찬 @moya95
@hjhrock 문경 영흥반점 탕수육도 훌륭하대요. 이번에 영흥반점 가서 ‘문경 노포 중식 탕수육 맛대맛’이란 주제로 글써볼까 했는데.. 동성반점 심층글로 이렇게;; ㅎㅎㅎ
맛집개척자 @hjhrock
@moya95 영흥반점 예전에 가보긴 했는데 맛이 잘기억은 안나는데 확실히 옛날맛이긴 했어요..다시 한번 가봐야겠네요..그때는 리뷰를 안쓰던 시절이라서...ㅎㅎ
Luscious.K @marious
보기만해도 맛있는 집이네요. 사진에 맛이 보여요
권오찬 @moya95
@marious 이번 문경을 경유해서 들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집입니다. 2014년 첫방문 이후 근처갈 일 있으면 일부러 우회해서라도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