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에서 열기
권오찬
4.5
1개월

#을지로 #대엽 #평양냉면 * 한줄평 : 평양냉면의 성지에 <감히> 개업한 신상 냉면집 1. 맛있는 것은 반드시 담백하다라는 <대미필담>이라는 명제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음식이 바로 평양냉면이다. 혹자는 한여름 무더위를 이겨낼 음식으로 냉면을 손꼽지만, 본디 냉면은 가을에 수확한 햇메밀로 면을 뽑고, 단 맛이 올라오는 겨울무우로 만든 동치미에, 지방이 올라온 꿩고기로 육수를 냈을 때 가장 맛있는 겨울 음식이다. 2. 한국 전쟁 후 남쪽으로 내려온 실향민들이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아 만든 음식이 바로 평양냉면인데, 냉면 1세대 식당 대부분은 청계천변을 따라 주로 을지로에 포진하고 있다. 3. 백두혈통 1세대 냉면집들이 자리를 잡았던 1950-60년대는 아직 강남 개발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전이었고, 서울 생활 문화의 중심 상권은 재래시장이 집약된 중구 을지로 일대였던 시절이니 자연스레 빈 손으로 내려온 실향민들 역시 이 일대 모여살았을테고, 이들을 상대로 냉면 장사를 했을테니 을지로가 평양냉면의 메카가 된 것은 자연스런 수순일테다. 4. 그래서 그런지 우래옥과 을지면옥, 남포면옥, 평양면옥, 평래옥 등 백두혈통 노포 냉면집이 밀집한 이 동네에는 신생 평양냉면집이 <감히> 개업을 하지 않는 것이 <암묵적인 규칙>이었는데, 얼마 전 재미있게도 ‘대엽’이라고 하는 냉면집이 문을 열었다. 5. <대엽>은 성수동에 본점을 둔 냉면집으로 ‘남영동양문’, ‘고씨네고추장찌개‘ 등의 브랜드를 런칭한 고석현 셰프의 업장이다. 6. 고석현 셰프의 업장을 보면 요리사의 재능보다 대중이 원하는 맛을 잘 캐치해내는 사업가의 재능이 더 뛰어나다라는 생각이 드는데, 투명하게 맑은 장통 평양냉면을 내면서도 새콤달달한 갓피클을 찬으로 내놓는다거나 보통 쩌서 먹거나 국으로 먹는 평양 손만두를 군만두로 내놓는 <기발한 발상>이 참 재미있다.

대엽

서울 중구 을지로 114 1층

석슐랭

가게명부터 기발한 반찬까지, 개업 위치까지 진짜 사업가의 재능이 남다르신것같군요.

권오찬

@kims8292 고석현 셰프 찾아보니 아직 젊은 분인데, 기발한 재치가 엿보이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