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에서 열기
권오찬
4.5
20일

#남대문 #남대문야채호떡 #야채호떡 * 한줄평 : <호떡>이란 단어에 숨겨진 문화 코드 1. 바야흐로 길거리 간식의 계절, 겨울이다. 겨울에는 떨어진 체온을 올리기 위해 우리 몸은 더 많은 음식을 요구한다. 겨울이 되면 군고구마를 굽는 장작 냄새, 고소하게 풍기는 붕어빵과 호떡 냄새, 뜨끈한 어묵 등이 길목을 가득 채웠건만 이제는 가정 간편식으로, 접근성이 좋은 편의점에서 이러한 풍경을 삼켜버렸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제품이나 편의점에서 삼키지 못할 아우라로 가득한 호떡집이 몇 있으니 그 중 하나가 바로 <남대문 야채호떡>이다. 3. 우리가 호떡이란 단어에서 연상하는 모습은 ‘밀가루 반죽에 흑설탕 소를 넣어 절절 끓는 기름 위에 노릇하게 익혀낸 음식’인데, 남대문 야채호떡은 설탕 대신 야채와 당면을 가득 넣은 고로케와 만두, 호떡이라는 3가지 음식의 교집합 어디메쯤 존재한다. 4. 기름에 튀겨내 느끼할 것 같지만, 의외로 튀김옷이 기름을 머금지 않고 바삭하고 <특제 과일 간장 소스>의 짭쪼름함이 더해지니 한 끼니 식사로도 부족함이 없다. 5. 이미 직장인들은 사무실로 돌아간 평일 오후경이었음에도 <호떡집에 불났다>라는 속담이 생각날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루었는데, 이 속담에는 2가지 재미있는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6. 추운 겨울 “호호~” 불며 먹어 호떡이라 알고 있는 이도 있을텐데 호떡의 <호>는 한자로 오랑캐(호)를 사용한다. 게다가 여기만의 호떡에 들어가는 <당면> 역시 청나라에서 전래되어 한때 <호면>이라 불렸었더랬다. 청나라 시절 들어온 녹말 국수지만, 중국 당나라의 ‘당’이라는 글자가 중국을 의미하는 뜻으로 확장되며 현재 호면은 ‘사어’가 되고 당면이란 단어가 남았다. #추가잡설 남대문 시장 초입에 자리한 이 호떡집 근처에는 비둘기가 참 많다. 아내와 손잡고 호떡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던 중 바로 앞 건물 처마에 앉은 비둘기 군대가 유독 떡대가 우람하고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다고 우스개소리를 했더랬는데.. 음식을 들고 다니며 먹을 수 없어 호떡가게 근처에 서서 호호 불어가며 먹다 떨어진 호떡 부스러기를 먹고 이 비둘기들이 그렇게 큰거였더라.

남대문 야채 호떡

서울 중구 남대문로 12 영화빌딩

석슐랭

지나갈때마다 가보고싶었는데 항상 줄이 길어 못가봤네요. 많이 기다리시진 않으셨나요~?

권오찬

@kims8292 여긴 줄이 없는 시간이 없을걸요?! ㅎㅎㅎ 특히나 겨울에. 기다리긴 했지만 좋은 글이 나왔으니 가치있었습니다. ㅋ